현실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어떻게 경제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가를 연구하는 것이 미시경제학의 새로운 분야로 각광받는 정보경제학이다.
앞에서 우리는 역선택이라든가 도덕적 해이 등의 문제가 정보의 불균형으로부터 발생하는 경제적 현상임을 배웠다.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경매도 정보의 불완전성 때문에 가능한,정보경제학의 중요한 연구대상 분야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경매는 경매대상이 되는 물건의 가치가 골동품이나 그림과 같이 주관적인 경우와 정부가 경매에 부치는 유전이나 광산과 같이 객관적인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후자의 경우와 같이 경매대상 물건의 가치가 객관적으로 존재할 때 이를 공통가치경매(common value auction)라고 한다.
이처럼 물건에 대해 공통으로 평가하는 가치가 있지만,정보 등의 문제로 인해 실제 가치를 아무도 모르는 경우 이른바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라는 현상이 발생한다.
미국의 유전 개발 과정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1950년대 미국 정부는 내륙에서의 유전을 개발하면서 원유매장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선정,이를 석유회사들을 상대로 경매에 부쳤다.
단 경매 이전에는 누구도 시추를 할 수 없도록 했다.
따라서 경매의 대상이 되는 유전의 실제 가치는 객관적으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이를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경매에서 만일 어떤 회사가 낙찰을 받았을 경우 그 회사는 자신이 낙찰을 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유전의 가치에 대한 자신의 평가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회사가 낙찰을 받았다는 것은 신청가격이 가장 높았다는 것이고 이는 다른 모든 회사들이 자신보다 유전의 가치를 낮게 평가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경매에 참여한 모든 기업들이 써낸 금액은 대체로 실제 가치를 중심으로 정규분포(좌우 대칭의 종 모양 분포)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경매에 참여한 기업들이 제시한 가격의 평균이 실제 가치에 근접한다고 하면,당연히 최고가를 써낸 사람은 유전의 실제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이겠다고 말한 셈이 된다.
경매에서 승리한 회사는 항상 실제가치보다 높게 평가한 것이 되고 따라서 '이기고도 손해를 보는' 역설적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기업의 인수합병 시장에서도 이러한 승자의 저주와 같은 역설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기업에 관한 충분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기업을 합병해 놓고 보니,실제 기업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여 결국 인수기업조차도 부실기업이 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그동안 우리는 경제학에 '숨어있는' 역설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역설,혹은 역설적 현상으로 소개한 것들이 대체로 역설이라는 이름에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상도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경제학에서 설명하는 현상들이 우리의 상식과는 일견 배치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그 원리를 파고들어가 찬찬히 뜯어보면 충분히 이해되기 때문일 것이다.
굳이 역설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들까지도 소개한 것은 경제학을 공부하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패러독스의 경제학을 시작하면서 언급했듯이 경제학은 재미없고 딱딱하고 어렵다는 것이 보통의 평가다.
따라서 경제적 이론,혹은 논리의 이면에 들어있는 '상식을 뒤집는' 일종의 반전을 찾아보는 것은 재미없는 경제공부에 나름대로 빠져들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그렇게 말하자면 경제학에는 여기서 소개되지 않은 많은 역설이 존재한다.
이제 그것을 찾아 여러분 스스로 여행을 떠나보자.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 tsroh@hufs.ac.kr
(노택선 교수의 패러독스 경제학은 이번호로 끝납니다. 다음호부터는 노택선 교수의 '역사에서 배우는 경제학'을 연재합니다.)
앞에서 우리는 역선택이라든가 도덕적 해이 등의 문제가 정보의 불균형으로부터 발생하는 경제적 현상임을 배웠다.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경매도 정보의 불완전성 때문에 가능한,정보경제학의 중요한 연구대상 분야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경매는 경매대상이 되는 물건의 가치가 골동품이나 그림과 같이 주관적인 경우와 정부가 경매에 부치는 유전이나 광산과 같이 객관적인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후자의 경우와 같이 경매대상 물건의 가치가 객관적으로 존재할 때 이를 공통가치경매(common value auction)라고 한다.
이처럼 물건에 대해 공통으로 평가하는 가치가 있지만,정보 등의 문제로 인해 실제 가치를 아무도 모르는 경우 이른바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라는 현상이 발생한다.
미국의 유전 개발 과정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1950년대 미국 정부는 내륙에서의 유전을 개발하면서 원유매장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선정,이를 석유회사들을 상대로 경매에 부쳤다.
단 경매 이전에는 누구도 시추를 할 수 없도록 했다.
따라서 경매의 대상이 되는 유전의 실제 가치는 객관적으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이를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경매에서 만일 어떤 회사가 낙찰을 받았을 경우 그 회사는 자신이 낙찰을 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유전의 가치에 대한 자신의 평가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회사가 낙찰을 받았다는 것은 신청가격이 가장 높았다는 것이고 이는 다른 모든 회사들이 자신보다 유전의 가치를 낮게 평가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경매에 참여한 모든 기업들이 써낸 금액은 대체로 실제 가치를 중심으로 정규분포(좌우 대칭의 종 모양 분포)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경매에 참여한 기업들이 제시한 가격의 평균이 실제 가치에 근접한다고 하면,당연히 최고가를 써낸 사람은 유전의 실제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이겠다고 말한 셈이 된다.
경매에서 승리한 회사는 항상 실제가치보다 높게 평가한 것이 되고 따라서 '이기고도 손해를 보는' 역설적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기업의 인수합병 시장에서도 이러한 승자의 저주와 같은 역설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기업에 관한 충분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기업을 합병해 놓고 보니,실제 기업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여 결국 인수기업조차도 부실기업이 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그동안 우리는 경제학에 '숨어있는' 역설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역설,혹은 역설적 현상으로 소개한 것들이 대체로 역설이라는 이름에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상도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경제학에서 설명하는 현상들이 우리의 상식과는 일견 배치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그 원리를 파고들어가 찬찬히 뜯어보면 충분히 이해되기 때문일 것이다.
굳이 역설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들까지도 소개한 것은 경제학을 공부하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패러독스의 경제학을 시작하면서 언급했듯이 경제학은 재미없고 딱딱하고 어렵다는 것이 보통의 평가다.
따라서 경제적 이론,혹은 논리의 이면에 들어있는 '상식을 뒤집는' 일종의 반전을 찾아보는 것은 재미없는 경제공부에 나름대로 빠져들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그렇게 말하자면 경제학에는 여기서 소개되지 않은 많은 역설이 존재한다.
이제 그것을 찾아 여러분 스스로 여행을 떠나보자.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 tsroh@hufs.ac.kr
(노택선 교수의 패러독스 경제학은 이번호로 끝납니다. 다음호부터는 노택선 교수의 '역사에서 배우는 경제학'을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