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성이란 한 경제주체의 행위가 제3자에게 의도하지 않은 이득이나 손해를 주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외부경제와 외부불경제 등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외부경제의 잘 알려진 예로는 과수원과 양봉업자 사이의 관계가 있고,외불경제의 예로는 기업이 배출하는 공해문제 등을 들 수 있다.

외부성은 관련 당사자들의 사적인 이득과 사회 전체의 이득 사이에 차이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시장실패를 야기한다.

외부경제의 경우 사적인 이득보다 사회적 이득이 더 커지기 때문에 시장에 맡겨두면 사회 전체적으로 너무 적게 생산하게 되고,외부불경제의 경우 사적 이득이 사회적 이득을 초과함으로써 시장에 맡겨두면 너무 많이 생산하게 된다.

양봉업자와 과수원의 경우 붙어 있지 않고 각각 생산하게 되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외부성이 존재하지 않는 시장에서 양봉업자는 꽃나무를 필요로 할 것이고,과수원은 벌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이웃하게 되면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별도의 꽃나무와 별도의 벌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해배출의 경우 시장에 맡겨두면 공해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행위가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사회적으로는 비용이 되는 것이 개별생산자 비용으로 계산되지 않으므로 너무 많은 생산이 이뤄지게 된다.

후자의 경우와 관련,환경문제를 다루면서 외부성을 논의할 때 등장하는 것이 '코즈의 정리'다.

공해문제와 같은 외부성은 대체로 시장이라는 기구를 통해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는 이른바 '시장의 실패' 현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공해가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공해에 재산권을 부여함으로써 이를 시장기구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경우 공해에 대한 재산권은 누구에게 부여돼야 할 것인가.

얼핏 생각하기에는 공해로 피해를 보는 지역주민들이 공해가 없는 상태에 대한 권리를 부여받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즈는 기업에 공해를 배출할 권리를 주든,주민들에게 공해가 없는 상태에 대한 권리를 주든 이에 관계 없이 거래비용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자원은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생산과정에서 공기를 오염시키는 공장이 있는데 이 기업에 공해를 배출할 권리가 주어졌다고 하자.그렇게 되면 인근 지역 주민들은 그 기업으로 하여금 공해를 배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반대로 지역주민들에게 깨끗한 공기에 대한 권리가 주어졌다고 하면 이 경우에는 기업이 주민들에게 배출된 공해에 대해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두 경우 모두 어느 정도의 공해가 배출될 것인가는 기업의 공해배출에 대한 가치평가와 주민들의 깨끗한 공기에 대한 가치평가의 상대적 크기에 달려 있다.

따라서 주민들의 기업에 대한 보상이나 기업의 주민들에 대한 대가 지급은 그 크기가 같아지게 되고,결국 재산권 귀속에 관계 없이 자원은 효율적으로 배분된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효율적 자원 배분이란 결과적으로 배출되는 공해의 양이 경제 전체로 이득과 손해를 따져 보았을 때 가장 바람직한 크기로 결정된다는 의미다.

공해라는 것이 적을수록 좋은 것이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다만 공해에 대한 재산권이 누구에게 부여돼야 하는가에 따라 개별 당사자의 이해관계는 달라지게 될 것이고,따라서 재산권 형태를 결정하는 데는 경제외적인 요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환경문제를 논의할 때는 경제적 효율성만을 기준으로 할 수는 없고 생태학적이고 도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과정도 개재된다.

이렇게 본다면 코즈의 정리는 공해문제를 해결하는데 시장원리를 도입하는 것의 당위성을 보여주는 경제논리를 설명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노택선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 tsroh@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