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을 넘는 역사를 가진 '올드(old) 브랜드'들이 시련기를 맞고 있다.
세기를 넘어 부동의 1위를 고수해왔던 전설적인 기업들이 후발 강자들에게 밀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찍이 20세기 초에 '대량 생산'의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일본 도요타와 혼다에 길을 비켜주고 있다.
전 세계에 콜라를 유행시킨 미국 코카콜라는 펩시에 선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하늘길을 개척한 보잉은 유럽 연합사인 에어버스에 덜미를 잡혀 수년간 고전하다 최근 들어서야 1위 탈환을 위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영원한 1위는 없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내년에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로 등극할 전망이다.
세계 1위 업체인 GM을 비롯해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가 복지비용 부담 증가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사이 도요타는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북미지역은 물론 세계 시장 점유율을 계속 높여가고 있다.
자동차 시장조사 기관인 JD파워에 따르면 11월 첫 2주간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는 시장점유율 17.9%로 포드(15.3%)를 젖히고 GM(18.8%)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도요타는 미국 내 부동의 2위였던 포드를 추월한 데 이어 1위인 GM을 불과 0.9%포인트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도요타는 12월 말에 발표하는 내년 사업계획에서 생산 목표를 올해보다 11% 늘어난 920만대로 설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GM은 올해 생산목표를 910만대로 세워두고 있지만 내년 생산목표는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GM의 상황을 감안할 때 도요타가 내년에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에 올라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분석한다.
코카콜라도 선두 자리를 내놓아야 할 처지다.
1997년 로베르토 보이주에타 회장 사망 이후 지금까지 7년 동안 최고경영자(CEO)를 세 번이나 교체하는 진통을 겪으면서 새로운 사업에 전혀 손을 대지 못하고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면 펩시는 2000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12%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4년 전 인수 경쟁에서 코카콜라를 누르고 사들인 스포츠음료 게토레이가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펩시는 코카콜라와는 대조적으로 96년 이후 게토레이를 포함해 3개사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일본 소니도 '과거의 영광'이 퇴색한 기업으로 꼽힌다.
70년대 '워크맨'으로 쌓아올린 명성을 30세의 젊은 미국 애플에 무기력하게 넘겨주는 양상이다.
소니의 2004 회계연도 영업이익률은 1.3%대로 추락했다.
이는 전년(2.5%)의 절반 수준으로 실적 목표치인 10% 선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성적이다.
소니는 인터넷 열풍 속에서 워크맨의 후속작 개발을 게을리한 채 '유비쿼터스' '종합 엔터테인먼트' 같은 허울 좋은 구호만 내세우다 '아이팟'이라는 참신한 디지털 음악 재생기를 내놓은 애플에 추월당했다.
1916년 창사 이래 세계 민항기 시장 누적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보잉도 2003년 연간 판매대수에서 에어버스에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고전을 면치못했다.
최근 들어서야 신형기 출시에 힘입어 민항기 시장에서 다시 에어버스를 추월하기 시작했지만 정상 탈환 계획에는 아직까지 많은 변수가 남아 있다.
에어버스가 최근 시험 운항에 성공한 세계 최대 규모의 여객기 A380 '슈퍼점보'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globalization)가 브랜드 인지도 무력화
올드 브랜드들의 잇따른 수난은 세계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 골리앗은 무한경쟁을 요구하는 세계화의 흐름을 타지 못하고 높은 브랜드 인지도에만 의존하다 후발 업체들에 시장을 내주는 상황을 자초했다.
구조조정을 게을리해 고비용 구조가 고착화한 GM과 포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소비자의 인식이 바뀐 것도 골리앗들이 무너지는 이유다.
20세기까지만 해도 부모가 소비하던 브랜드를 그대로 물려받는 게 예사였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어려서부터 커진 구매력을 바탕으로 자기들의 '코드'에 맞는 브랜드와 상품을 직접 고른다.
코카콜라가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줄곧 1위를 지키면서도 실적은 곤두박칠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입증한다.
유영석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yooys@hankyung.com
세기를 넘어 부동의 1위를 고수해왔던 전설적인 기업들이 후발 강자들에게 밀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찍이 20세기 초에 '대량 생산'의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일본 도요타와 혼다에 길을 비켜주고 있다.
전 세계에 콜라를 유행시킨 미국 코카콜라는 펩시에 선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하늘길을 개척한 보잉은 유럽 연합사인 에어버스에 덜미를 잡혀 수년간 고전하다 최근 들어서야 1위 탈환을 위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영원한 1위는 없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내년에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로 등극할 전망이다.
세계 1위 업체인 GM을 비롯해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가 복지비용 부담 증가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사이 도요타는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북미지역은 물론 세계 시장 점유율을 계속 높여가고 있다.
자동차 시장조사 기관인 JD파워에 따르면 11월 첫 2주간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는 시장점유율 17.9%로 포드(15.3%)를 젖히고 GM(18.8%)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도요타는 미국 내 부동의 2위였던 포드를 추월한 데 이어 1위인 GM을 불과 0.9%포인트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도요타는 12월 말에 발표하는 내년 사업계획에서 생산 목표를 올해보다 11% 늘어난 920만대로 설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GM은 올해 생산목표를 910만대로 세워두고 있지만 내년 생산목표는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GM의 상황을 감안할 때 도요타가 내년에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에 올라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분석한다.
코카콜라도 선두 자리를 내놓아야 할 처지다.
1997년 로베르토 보이주에타 회장 사망 이후 지금까지 7년 동안 최고경영자(CEO)를 세 번이나 교체하는 진통을 겪으면서 새로운 사업에 전혀 손을 대지 못하고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면 펩시는 2000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12%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4년 전 인수 경쟁에서 코카콜라를 누르고 사들인 스포츠음료 게토레이가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펩시는 코카콜라와는 대조적으로 96년 이후 게토레이를 포함해 3개사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일본 소니도 '과거의 영광'이 퇴색한 기업으로 꼽힌다.
70년대 '워크맨'으로 쌓아올린 명성을 30세의 젊은 미국 애플에 무기력하게 넘겨주는 양상이다.
소니의 2004 회계연도 영업이익률은 1.3%대로 추락했다.
이는 전년(2.5%)의 절반 수준으로 실적 목표치인 10% 선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성적이다.
소니는 인터넷 열풍 속에서 워크맨의 후속작 개발을 게을리한 채 '유비쿼터스' '종합 엔터테인먼트' 같은 허울 좋은 구호만 내세우다 '아이팟'이라는 참신한 디지털 음악 재생기를 내놓은 애플에 추월당했다.
1916년 창사 이래 세계 민항기 시장 누적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보잉도 2003년 연간 판매대수에서 에어버스에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고전을 면치못했다.
최근 들어서야 신형기 출시에 힘입어 민항기 시장에서 다시 에어버스를 추월하기 시작했지만 정상 탈환 계획에는 아직까지 많은 변수가 남아 있다.
에어버스가 최근 시험 운항에 성공한 세계 최대 규모의 여객기 A380 '슈퍼점보'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globalization)가 브랜드 인지도 무력화
올드 브랜드들의 잇따른 수난은 세계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 골리앗은 무한경쟁을 요구하는 세계화의 흐름을 타지 못하고 높은 브랜드 인지도에만 의존하다 후발 업체들에 시장을 내주는 상황을 자초했다.
구조조정을 게을리해 고비용 구조가 고착화한 GM과 포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소비자의 인식이 바뀐 것도 골리앗들이 무너지는 이유다.
20세기까지만 해도 부모가 소비하던 브랜드를 그대로 물려받는 게 예사였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어려서부터 커진 구매력을 바탕으로 자기들의 '코드'에 맞는 브랜드와 상품을 직접 고른다.
코카콜라가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줄곧 1위를 지키면서도 실적은 곤두박칠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입증한다.
유영석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