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속담이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사회적 갈등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속담이다.
프랑스 소요사태를 야기한 원인 중 하나가 '지나친 복지로 나라 곳간이 비어가는 유럽식 경제모델'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 이민자들이 경제적으로 신분 상승할 가능성(mobility)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과 달리 프랑스에서는 이민자가 일자리조차 얻기 힘들고,이 같은 경제적 차별이 이번 소요사태를 촉발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 사람으로는 미국 '뉴 아메리카 파운데이션'의 수석연구원 어바인 코트킨을 꼽을 수 있다. 과다한 복지와 정부규제가 청년실업률 증가를 부추겼고,경제활동 기회를 박탈당한 청년들이 불만을 참지못하고 폭동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그의 글을 중심으로 유럽식 경제모델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자.
◆유럽국가들은 퇴직자 천국
1970년대 이후 미국에는 57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 반면 유럽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는 400만개에 불과하다. 그것도 민간기업보다는 공공기관에서 창출된 일자리들이다.
유럽 근로자들은 일찍 은퇴해 노후를 즐기려는 경향이 있어 새로운 일자리가 더 생겨야 하는데 현실은 그 반대다. 과다한 복지제도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프랑스는 국내총생산(GDP)의 30% 이상을 복지예산으로 지출한다. 풍부한 복지예산으로 은퇴자의 삶의 질은 보장될지 모르지만 현직 근로자의 세금부담은 더욱 커진다.
프랑스의 20대 청년(15~24세) 실업률은 20%로 전체 실업률(9% 선)의 두 배에 달하는 것도 이런 경제시스템 때문이다. 소요사태의 진원지인 무슬림 밀집지역의 평균 실업률은 40%를 육박하고 청년층 실업률은 이보다 더 높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계층은 사회불만을 갖게 되고 그 불만이 폭동으로 표출된 것이다.
◆규제의 폐해
미국도 인종차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인종 구분없이 누구에게나 경제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미국 내에서 이민자의 창업비율 증가세가 본토 출신자보다 높은 통계수치가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민자들이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미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이민자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90년대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온 이민자수 증가율은 연평균 16%다. 9.11 뉴욕 테러 이후 이민자수 증가율이 주춤하고 있지만 지난해 이민자는 다시 10%나 늘어났다. 미국 뉴욕에만 약 50만명의 유럽출신 이민자가 살고 있다.
반면 프랑스로는 이민가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에 거주하는 이민자들은 경제적으로 신분 상승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가 어렵다. 심지어 아랍식 이름을 가졌다는 이유로 취업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성장과 안정 위해서는 '끊임 없는 자극' 필요
유럽식 사회주의 경제모델은 정부개입이 많다. 정부개입은 규제를 뜻한다. 규제가 많은 국가에서는 이민자들이 다양한 활동을 벌이기가 어렵기 때문에 신분 상승 기회를 얻기 힘들다.
북아프리카 출신의 프랑스 이민자들이 폭동에 대거 참여한 것은 프랑스식 경제모델에 반감을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떤 방식이든 관계없이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극'과 함께 성공한 사람들을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동기부여가 거의 없다면 경제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과도한 규제는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제약하게 된다. 과도한 복지수준을 유지하려다보니 기업에 더 많은 부담을 지워야 하고,기업은 준조세 부담이 큰 채용을 기피하는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이민자 등 소수자에게 피해가 집중된다. 이것이 프랑스 소요사태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다. 잘못된 이념은 결국 사회를 병약하게 만든다.
최근 우리 사회의 진보세력들이 유럽식 사회주의에 대해 강한 집착을 갖고 있는 것은 이런 점에서도 깊이 생각할 만하다.
김호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hykim@hankyung.com
프랑스 소요사태를 야기한 원인 중 하나가 '지나친 복지로 나라 곳간이 비어가는 유럽식 경제모델'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 이민자들이 경제적으로 신분 상승할 가능성(mobility)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과 달리 프랑스에서는 이민자가 일자리조차 얻기 힘들고,이 같은 경제적 차별이 이번 소요사태를 촉발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 사람으로는 미국 '뉴 아메리카 파운데이션'의 수석연구원 어바인 코트킨을 꼽을 수 있다. 과다한 복지와 정부규제가 청년실업률 증가를 부추겼고,경제활동 기회를 박탈당한 청년들이 불만을 참지못하고 폭동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그의 글을 중심으로 유럽식 경제모델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자.
◆유럽국가들은 퇴직자 천국
1970년대 이후 미국에는 57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 반면 유럽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는 400만개에 불과하다. 그것도 민간기업보다는 공공기관에서 창출된 일자리들이다.
유럽 근로자들은 일찍 은퇴해 노후를 즐기려는 경향이 있어 새로운 일자리가 더 생겨야 하는데 현실은 그 반대다. 과다한 복지제도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프랑스는 국내총생산(GDP)의 30% 이상을 복지예산으로 지출한다. 풍부한 복지예산으로 은퇴자의 삶의 질은 보장될지 모르지만 현직 근로자의 세금부담은 더욱 커진다.
프랑스의 20대 청년(15~24세) 실업률은 20%로 전체 실업률(9% 선)의 두 배에 달하는 것도 이런 경제시스템 때문이다. 소요사태의 진원지인 무슬림 밀집지역의 평균 실업률은 40%를 육박하고 청년층 실업률은 이보다 더 높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계층은 사회불만을 갖게 되고 그 불만이 폭동으로 표출된 것이다.
◆규제의 폐해
미국도 인종차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인종 구분없이 누구에게나 경제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미국 내에서 이민자의 창업비율 증가세가 본토 출신자보다 높은 통계수치가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민자들이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미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이민자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90년대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온 이민자수 증가율은 연평균 16%다. 9.11 뉴욕 테러 이후 이민자수 증가율이 주춤하고 있지만 지난해 이민자는 다시 10%나 늘어났다. 미국 뉴욕에만 약 50만명의 유럽출신 이민자가 살고 있다.
반면 프랑스로는 이민가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에 거주하는 이민자들은 경제적으로 신분 상승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가 어렵다. 심지어 아랍식 이름을 가졌다는 이유로 취업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성장과 안정 위해서는 '끊임 없는 자극' 필요
유럽식 사회주의 경제모델은 정부개입이 많다. 정부개입은 규제를 뜻한다. 규제가 많은 국가에서는 이민자들이 다양한 활동을 벌이기가 어렵기 때문에 신분 상승 기회를 얻기 힘들다.
북아프리카 출신의 프랑스 이민자들이 폭동에 대거 참여한 것은 프랑스식 경제모델에 반감을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떤 방식이든 관계없이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극'과 함께 성공한 사람들을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동기부여가 거의 없다면 경제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과도한 규제는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제약하게 된다. 과도한 복지수준을 유지하려다보니 기업에 더 많은 부담을 지워야 하고,기업은 준조세 부담이 큰 채용을 기피하는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이민자 등 소수자에게 피해가 집중된다. 이것이 프랑스 소요사태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다. 잘못된 이념은 결국 사회를 병약하게 만든다.
최근 우리 사회의 진보세력들이 유럽식 사회주의에 대해 강한 집착을 갖고 있는 것은 이런 점에서도 깊이 생각할 만하다.
김호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