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2차대전이 끝난 뒤 유럽 국가들은 '통합'쪽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유럽연합(EU)이 구성됐고,지난해 5월에는 옛 공산권의 동유럽 10개국까지 EU에 가입해 회원국이 25개국으로 늘어났다. 유럽통합으로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거대한 단일시장을 형성하겠다는 것이 EU의 장기 목표다.

프랑스의 소요사태는 그러나 EU통합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우선 보호주의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사태로 프랑스가 외국인을 더욱 경계할 경우 EU 통합취지인 개방보다는 보호주의 색채가 농후해질 수 있다.

프랑스는 인종차별을 법으로 금지해왔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프랑스 국적을 갖고 있더라도 이슬람인은 취직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 시민단체인 SOS는 이 같은 차별적인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기업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감시활동을 하고 있지만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슬람인 청소년들은 동호인클럽에 가입할 수 없을 정도로 차별대우를 받으면서 프랑스 사회에 대한 증오심을 키워왔다.

이번 사태는 이질화된 프랑스 사회를 더욱 양극화하고 외국인에게 문을 굳게 닫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터키의 EU 가입은 프랑스 소요사태 여파로 더욱 험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교를 국교로 삼고 있는 터키에 대한 유럽 내 여론이 소요사태를 계기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원인제공의 선후를 떠나 이번 사태는 통합분위기로 흐르던 유럽에 악재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김호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