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는 탄력성의 개념에 대해 살펴봤다.

이번에는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결정하는 '요인'에 대해 살펴보자.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결정하는 첫 번째 요인은 대체재의 존재 여부다.

대체재가 존재한다면 가격변화에 따른 수요량의 변화가 커질 수밖에 없다.

대체성의 정도가 높을수록 가격 변화에 따른 수요량 변화가 커진다.

즉 탄력성이 커지는 것이다.

버터와 마가린은 대체성이 높은 상품의 전형적인 사례다.

버터의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사람들은 버터 대신 마가린을 쓰게 될 것이고,따라서 버터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요인은 상품가격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가이다.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상품,예를 들어 컴퓨터 같은 경우에는 값이 10%만 올라도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구입을 꺼리게 된다.

그러나 200원짜리 볼펜은 가격이 25% 상승하더라도 오름폭이 50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별 고민 없이 구매할 것이다.

즉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탄력성은 커진다.

기간의 길고 짧음 역시 탄력성에 영향을 준다.

기간이 짧다는 것은 소비의 습관이 변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고,기간이 길다는 것은 소비행태를 바꿀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을 의미한다.

어떤 제품 가격이 올랐을 때 단기적으로는 습관 등을 바꾸기 힘들기 때문에 수요량을 그대로 유지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습관을 고쳐 수요량을 줄이게 된다면,단기보다 장기에서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더 클 것이다.

지금까지는 수요 측면에서만 가격 탄력성을 얘기했다.

그렇다면 공급은 어떨까.

공급에도 가격탄력성이 있을까? 물론이다.

공급 역시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과 공급량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 주는 것이기 때문에 탄력성의 개념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공급의 가격탄력성 개념 역시 공식으로 외지 말고 '공급량의 변화율을 가격의 변화율로 나눈 것'이라는 점을 머리 속에 넣어두고 그때그때 공식을 만들어 쓰면 된다.

그런데 공급의 가격탄력성은 공급곡선을 '직선'으로 가정했을 때 좀 특이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공급곡선이 원점에서 출발해 그려지는 직선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하자.

이때 공급의 가격탄력성은 곡선의 기울기와 관계없이 항상 1이 된다.

위에서 말한 방식대로 공급의 가격탄력성 공식을 만들면,P/Q X ΔQ/ΔP가 된다.

그런데 원점을 지나는 직선의 공급곡선을 그리게 되면 P/Q와 dQ/dP 는 항상 역수의 관계가 되므로 공급의 가격탄력성은 항상 1이 된다.

같은 원리로 공급곡선의 절편이 양수인 경우에는 공급의 가격탄력성은 항상 1보다 크고,공급곡선이 횡축에 걸치게 되는 경우에는 탄력성이 항상 1보다 작다.

수직선인 공급곡선은 가격탄력성이 0이고,수평인 공급곡선은 무한대가 된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공급곡선은 직선이라기보다 곡선의 형태를 가지게 되는데,이 경우에도 앞의 설명을 이용하면 탄력성을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즉 곡선의 형태인 공급곡선 상의 한 점에서의 가격탄력성은 그 점에서의 접선을 그리고,그 접선이 종축,혹은 횡축과 만나는지를 보면 된다.

종축과 만나면 탄력성은 1보다 큰 것이고,횡축과 만나면 1보다 작은 것이다.

공급의 가격탄력성이 낮은 상품일수록 수요변동에 따라 가격의 변화가 큰 폭으로 나타난다.

경매에 등장하는 유명화가의 작품들은 가격이 아무리 변해도 공급이 변하지 않으므로 완전비탄력에 가깝고,따라서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지는 것이다.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 tsroh@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