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부터 시범 실시되는 교원평가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교사들도 당연히 평가받아야 한다'는 주장과 '교육은 시장에서 평가받는 상품이 아니다'는 주장이 강하게 맞부딪치고 있다.

교사의 자질과 성실성 등을 학부모 등이 직접 평가하는 교원평가제에 대해 두 명의 생글생글 학생기자가 글을 썼다.

서로 상반된 주장을 전개한 이 글에 대한 평가는 독자들의 몫이다.

여러분 자신의 논지를 분명하게 세우는 글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

< 시행 안돼 >

우리나라는 옛날에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으로 불렸다.

그만큼 예의를 중요시하는 아름다운 나라로 알려져 있었다.

스승과 임금은 같다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이런 말들을 쓸 수 없게 될 것 같다.

바로 교원평가제 때문이다.

이미 일본과 미국에서 교원평가제를 실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우리나라에서 이 제도가 취지대로 흘러갈지는 의문이다.

문제점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평가방법의 문제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평가할 경우 또 다른 포퓰리즘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인가? 여학생들은 보통 잘 생기고 매너 있는 선생님,남학생은 아름답고 친절한 선생님 또는 맛있는 음식을 잘 사주시는 선생님을 좋아한다.

어느 누가 자신을 때리고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선생님을 좋아하겠는가? 학생들을 진정 생각해서 붙잡아 주시는 선생님은 부적격 교사로 낙인 찍혀 교편을 놓아야 하나?

둘째로 학부모의 평가다.

학부모의 평가도 앞의 문제와 다를 것이 없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선생님께 꾸지람을 듣거나 사랑의 매를 몇 대 맞았다고 학교로 찾아가 선생님과 말다툼을 하거나 심할 경우 폭력도 불사한다.

그리고 학부모들이 선생님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학생들이 집에서 이야기하는 내용뿐이다.

결국 학생의 의견과 달라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학부모와 학생이 어떻게 교사들을 평가할 수 있는가? 일부 학생들은 자신을 위해 교사가 체벌이나 잔소리한다는 것을 안다.

문제는 일부 학생들만 이 사실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학교는 명문대학 명문고교를 보내기 위한 곳이 아니라 학생의 인격을 완성시키는 곳이며 선생님은 말 그대로 선생(先生),즉 먼저 태어나서 후진을 위해 경험과 학식을 전수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은 어린아이가 할아버지의 턱수염을 잡아당기는 꼴이라 하겠다.

한 네티즌은 "진정한 교사,열정적인 교사는 전문직 교원으로서의 사명감으로 생깁니다. 평가가 있으니까 잘해야지,못 하면 잘린다는 식으론 봉사정신을 가져올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학생의 평가가 항상 객관적일 수 없고 국가의 교육관,교육부 방침,심지어 각 과목의 목표조차 모를 수 있는데 학생이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반대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렇듯 교원평가제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각 단체 간 의견차이와 교원평가제 시행시 드러날 문제점,학생의 교직원 평가에 대한 문제,우리나라 여건과 맞지 않는 선진국의 제도를 도입해 시행한다는 비난 등에서 벗어날 수 없다.

6차 교육과정에서 이미 다른 나라 제도들을 도입해 실패한 것을 생각하면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비판들이다.

교육부와 교직원 단체들은 철저한 준비와 보완으로 교육권의지계(敎育權宜之計)라는 불명예스런 타이틀을 벗어나야 할 것이다.

박민호 생글 기자(울산 학성고 3년) pmh007@ms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