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문제를 풀어보자.우리나라의 최고 권력자는 누구일까.

1.대통령 2.국민 3.국회의장 4.대법원장

답은 1번 대통령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돼있다.

국민은 집단으로서 최고 권력을 갖는다.

하지만 투표과정을 통해 누군가에게 권력을 위임하기 때문에 최고 권력자 한 사람을 뽑자면 그 사람은 바로 대통령이다.

국민들이 국가 수반으로 선출해 나라를 대표하고 통치하는 자리를 맡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웃나라 중국의 최고 권력자는 누구일까.

중국 현행 헌법은 "모든 권력은 인민에게서 나온다"고 규정해 놓았다.

하지만 중국은 단일 정당인 공산당이 지배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권력은 공산당에 있고,최고 권력자 한 사람을 뽑자면 현재 공산당 총서기인 후진타오다.

◆중국은 공산당 지도체제

물론 중국에는 국회 역할을 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와 행정부 기능을 하는 국무원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공산당의 최고 엘리트 집단인 중앙위원회가 심의를 끝낸 정책을 형식적으로 의결(전인대)하고 집행(국무원)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보자.1921년 상하이에서 결성된 중국공산당은 내전을 거쳐 국민당을 대만으로 몰아내고 1949년 10월1일 중화인민공화국을 선포한 후 지금까지 중국의 명실상부한 최고권력기관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공산당은 6300만명의 당원을 두고 중국 사회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

조직의 성격은 매우 위계적이고 중앙 집권적이어서 중앙조직,지방조직,기층조직으로 나뉘고 기층조직으로 내려가면 각 마을,공기업,학교까지 퍼져 있다.

공산당은 전국 조직을 각 성(省)과 자치구,직할시,홍콩과 마카오,중국인민해방군 등 35개 단위로 묶고 해당 지역 인민을 대표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라는 정책의결기구를 만들었다.

일종의 국회인 셈이다.

2005년 8월 현재 전인대 위원은 2986명이다.

이들은 1년에 한 번(보통 3월) 모여서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심의해 넘긴 각종 정책을 의결한다.

1954년 베이징에서 1기 전인대가 출범했으며,2003년 3월 출범한 10기 전인대가 내년 3월에 4차 회의를 연다.

◆공산당 실권은 중앙정치국이 장악

전인대가 열리기에 앞서 중국 공산당의 최고 정책결정 기구인 중앙위원회는 지난 10월8∼12일 베이징에 있는 징시호텔에 모여 향후 5년간 경제개발 계획 및 당내 인사 안건을 심의하는 전체회의(16기 5중 전회)를 가졌다.

2002년 11월 출범한 16기 위원회는 198명의 중앙위원과 158명의 후보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임기는 5년이고 매년 적어도 한번씩 전체회의를 연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당의 업무를 관장하고 정책과 노선을 결정한다.

이 조직에는 장차 당 총서기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공산당 최고 엘리트들이 모여 있다.

여기까지가 중국 공산당 헌장에 규정된 권력 조직에 대한 설명이다.

하지만 중앙위원회는 전체 인원이 수백명에 달하고 1년에 한두 차례만 얼굴을 보는데 어떻게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할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에는 중앙정치국이라는 실질적인 최고 권력 기관이 따로 있다.

공산당 헌장에는 중앙정치국의 역할이 자세히 나와 있지 않지만 이 조직은 중앙위원회 폐회 중 중앙위원회의 직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사실상 당과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고 당(공산당)·정(국무원)·군(인민해방군)의 주요 인사를 장악하고 있다.

◆최고 실세는 상무위원들

중앙정치국은 현재 9명의 상무위원과 24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특히 상무위원 9명은 차기 당 총서기를 추천하는 권한을 갖는다는 점에서 중국의 최고 실세들이다.

이들은 각 지역 및 출신 성분에 따라 미세한 파벌로 나뉘어 있어 현재 당 총서기를 옹립 또는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공산당이라는 단일 정당이 지배하기는 하지만 구조상 북한 같은 1인 독재체제가 아니다.

중국 공산당은 전인대,중앙위원회,중앙정치국 외에 당내 행정부서를 지휘 감독하는 중앙서기처,당풍을 정돈하기 위한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앙군사위원회로 구성된다.

이 중 전인대를 제외한 조직을 다 합쳐 부르는 말이 중공중앙(中共中央)이다.

정지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