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 내년 세수(稅收) 부족에 대한 해결책을 놓고 정부·여당과 야당 간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세수 부족에 대한 정부·여당의 입장은 '적자예산을 편성하거나 세금을 인상하자'는 것.

내년에 발행해야 하는 적자국채 규모는 9조원이지만 올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경우 2008년부터는 건전한 재정 운용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특히 "(한나라당의) 감세법안은 세수 부족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사회 양극화만 부추길 뿐"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문석호 의원은 "전체 근로자 중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 49%(600만명)에게는 아무 혜택이 없다"고 전제한 뒤 "세금을 내는 근로자 630만명 가운데 1000만원 이하 소득자 380만명(60%)에게는 연간 약 8만원의 감세효과가 있는 반면 8000만원 초과 근로자 4만1000명(0.65%)에게는 연간 322만원의 세금을 깎아주게 돼 감세효과 차이가 무려 40배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세수 부족의 해결책은 세출(稅出) 구조조정에서 찾아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경기 활성화를 위한 감세정책을 추진할 것'을 정부측에 촉구했다.

최경환 의원은 감세법안이 일부 고소득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게 할 것이라는 여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택시기사와 장애인,근로소득자,과세표준 2억원 이하 중소기업을 고소득층이라고 할 수 있나.

소주를 마시고 도시가스를 이용하고 기름을 쓰는 사람들이 바로 서민들이지 않은가"라고 반박했다.

-감세냐,적자국채 발행이냐 하는 것은 국정 운영의 근본 철학과 관련된 문제인데,어느 쪽이 옳을까.

감세는 '세금 지출을 줄이는 것을 전제'로 할 수밖에 없으므로 작은 정부를 지향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적자국채 발행은 세금 등의 정부 수입 이상으로 지출예산을 편성하겠다는 뜻으로 '정부 규모를 현행 수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작은 정부와 큰 정부 가운데 어느 쪽이 바람직할까?

김인식 한국경제신문 정치부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