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문 [가]의 두 가지 원리는 공동선(共同善)을 추구하면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도덕 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제시문 [나]는 '시민 사회의 빛과 그림자'라는 제목의 글이고,제시문 [다]는 맹자(孟子)의 왕도정치(王道政治)사상이 나타나 있는 글이다.

제시문 [가][나][다]를 근거로 하여 현재의 시민 사회가 지향해야 할 사회는 어떤 사회인지 밝히고,그런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지 논술하시오.

<2005학년도 수시1 동국대학교 기출문제>


[가]

롤스는 '정의로운 사회는 두 가지 원리에 기반을 둔다'고 추론한다.

첫째,개개인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가장 광범위한 체계의 권리와 자유를 가진다.

이 같은 권리와 자유에는 민주적 권리뿐만 아니라 표현 양심 평화적인 집회 등의 자유가 포함된다.

이 첫번째 원리는 절대적인 것이며,다음의 두 번째 원리를 위해서라도 결코 위배될 수 없다.

그러나 다양한 기본권들은 최대한의 권리를 획득하기 위해 상호 교환될 수 있다.

둘째,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은 그것들이 사회 전체,특히 사회에서 가장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구성원들에게 이득이 될 때만 정당화된다.

또한 경제적 사회적으로 특권을 누리는 모든 지위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의사가 식품점 점원보다 돈을 더 버는 것은,만약 이것이 정반대일 경우라면 아무도 의사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지 않게 되고,결국 식료품 점원은 의사의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는 가정 하에서만 정당화된다.

따라서 의사가 봉급을 더 많이 받는 것은 의사에게 이득이 될 뿐만 아니라 의사의 치료를 받게 되는 식품점 점원을 포함하여 사회 모든 이들에게도 이득이 된다.

이와 같이 특정한 경제적 불평등은 모든 사회에 이득을 주고 모든 사회구성원들을 보다 더 나은 상태에 이르게 한다.

공리주의자들과 달리,롤스의 정의의 이론은 일부 사람들의 더 많은 이익·행복을 위하여 다른 몇몇 사람들이 고통을 받도록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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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시민 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최대한 보장하고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사회이다.

따라서 시민 사회에서 개인은 그 자신이 최종 목표이며 최고의 가치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한 점에서 시민 사회는 개인주의를 미덕으로 삼는다.

<중략>

그런데 개인주의는 개인의 정치적·경제적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고 물질적 풍요와 편리를 가져다주는 데 기여한 반면에,지나친 자유 경쟁과 개인의 이윤 추구 현상으로 인해 이기주의의 확산,빈부 격차의 증대,인간 소외의 심화 등과 같은 부정적 측면을 야기하기도 하였다.

시민 사회의 전개 과정에서 자신만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하는 개인 이기주의나,자신이 속한 집단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 이기주의를 초래하였다.

<중략>

시민 사회가 기본적으로 취하고 있는 경제 체제는 경제적 활동이 자유로운 시장 경제이다.

<중략>자유 시장 경제를 통하여 형성된 개인의 이기심은 창의성과 생산성 증가를 가져 왔으며,시장은 누가,무엇을,얼마나 생산할 것인가에 대해서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자율 체계를 형성하였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발전은 자본을 소수에게 집중시킴으로써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하였다.

자본의 집중은 투자 효율성을 높였지만,결과적으로는 부의 편재를 초래하여 사회 전체의 불평등 구조를 심화시켰다.

<중략>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천민 자본주의적 풍토가 만연하였고,인간의 가치는 각자가 소유하고 있는 물질에 의해 평가되는 물질 만능주의를 초래하였다.

<중략>

현대 시민 사회는 대중 사회의 성격을 띠기 쉽다.

과거와 달리 대중이 생산의 주체이자 소비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였고,보통 선거의 실시로 주권자로서 국가와 사회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중은 근로 교육 후생 등 생활권을 보장받아 사회적 지위도 크게 향상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대중은 남들처럼 살아가려고 하는 타인 지향적이 되고 익명성(匿名性) 속에 자기 자신을 숨긴 채 무책임하고 무비판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이처럼 대중은 비인격적 인간 관계 속에서 서로 간의 친밀감과 유대감을 상실한 채 깊은 고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중략>시민 사회의 치열한 경쟁은 시민들 상호간의 연대성보다는 경쟁심과 적대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서로를 소외시킨다.

따라서 우리는 대중 속에 있으면서도 오히려 혼자 있을 때보다 더한 고독을 느끼게 된다.

<※ 출처ː고등학교 '시민 윤리',교육인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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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맹자가 양혜왕(梁惠王)을 만났는데 왕이 "노인께서 천리를 멀다 않고 오셨으니, 장차 내 나라를 이롭게 함이 있겠습니까?"하자, 맹자는 "왕께서는 하필 이익(利益)만 말씀하십니까?또한 인의(仁義)가 있을 뿐입니다 왕께서 어떻게 하면 내 나라를 이롭게 할까 하면,대부(大夫)는 어떻게 하면 내 집안을 이롭게 할까 하고,선비와 백성들은 어떻게 하면 내 자신을 이롭게 할까 할 것입니다.

<중략>인(仁)이 있으면서 자기 부모를 버리는 자 없고,의(義)가 있으면서 그 임금을 배반하는 자 없습니다.

왕께서는 다만 인의를 말씀하실 뿐이지 하필이면 이익만 말씀하십니까?"하고 대답하였다.

<중략>

맹자는 제선왕(齊宣王)에게 "왕께서 정사를 쇄신하고 인정(仁政)을 베풀어 천하의 모든 벼슬아치로 하여금 왕의 조정에서 일하고자 하게 하고,모든 농민들이 왕의 들에서 밭 갈고자 하게 하며,모든 상인들이 왕의 시장에서 장사하고자 하게 하고,모든 여행자들이 왕의 길에 나아가고자 하게 하시면 천하에 자기 왕을 미워하는 자가 모두 다 왕에게 하소연하려 할 것이니,이와 같으면 누가 그들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하고 대답하였다.

제선왕이 <중략>"내가 비록 민첩하지는 못하나 한번 해 보겠습니다"하였다.

맹자는 "항산(恒産)이 없어도 항심(恒心)을 가지는 자는 오직 선비라야 할 수 있지만,만일 백성에게 항산이 없으면 항심이 없게 되니,진실로 항심이 없으면 방탕하고 편벽되고 사특하고 사치스럽게 되어 못할 일이 없습니다.

죄악에 빠진 다음에 쫓아가 벌주는 것은 백성을 그물로 쳐서 잡는 것과 같으니,인정(仁政)을 베풀고자 하는 임금이 어찌 그물을 쳐서 백성을 잡는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그러므로 훌륭한 임금은 백성의 항산을 제정하되 반드시 위로는 부모를 섬길 수 있게 하고,아래로는 처자를 부양할 수 있게 하여 풍년에는 종신토록 배부르게 먹고 흉년에는 굶어 죽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 다음에 백성들을 선(善)으로 몰아가므로 백성들이 거기에 따르기가 또한 쉬운 것입니다.

<중략>오무(五畝)의 택지에 뽕나무를 심으면 쉰 살 노인이 비단옷을 입을 수 있고, 닭이나 돼지,개 등과 같은 가축들이 번식 시기를 놓치지 않게 하면 일흔 살 노인이 고기를 먹을 것입니다.

백무(百畝)의 밭을 그 농사철을 빼앗지 않으면 여덟 식구의 가구가 굶주리지 않을 것이며,학교 교육을 철저히 실시하여 효도와 공경을 되풀이하여 가르친다면 반백이 된 노인이 길에서 짐을 지거나 이고 다니지 않을 것이니,<중략> 이렇게 하고서도 왕노릇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 출처ː맹자(孟子),양혜왕장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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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산(恒産)ː일정한 생업. 항심(恒心)ː늘 지니고 있는 올바른 마음.

오무(五畝)ː다섯 이랑 정도의 좁은 땅. 150평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