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치사는 좌파와 우파의 정권교체로 이어져 왔다.

1949년부터 4년 임기의 연방하원의원을 뽑는 독일 총선에서 특정 정당이 단독으로 집권한 적이 한번도 없는 '연정(聯政)의 역사'이기도 하다.

우파정당인 기독민주당(CDU·기민당)과 좌파정당인 사회민주당(SPD·사민당)은 이념과 정책대결을 통해 정권창출을 주도해 왔고 때로는 대연정을 맺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독일을 재건하는 첫발을 내디딘 것은 우파 정권이었다.

1949년 8월 실시된 첫 총선에서 기민당이 31%의 득표율로 제1당에 올랐다.

기민당은 자민당 등 다른 3개 정당과 손을 잡고 내각을 구성했다.

초대 총리로는 전후 독일 재건의 기틀을 마련한 콘라트 아데나워가 선출됐다.

아데나워는 내리 4선을 하며 14년간 독일을 이끌었다.

1965년 실시된 5대 총선에서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연정파트너였던 자민당이 예산문제에 이견을 보이며 연정에서 탈퇴하자 기민당은 1966년 11월 사민당과 손을 잡았다.

좌·우파 간 첫 대연정이었다.

당시 사민당 소속의 빌리 브란트는 부총리 겸 외무장관으로 취임,사민당은 사상 처음으로 내각에 진출했다.

사민당은 1972년 총선에서 1당에 오른 뒤 자민당과 연정을 이뤄 내각을 구성했다.

이후 1982년 9월 연정이 깨질 때까지 빌리 브란트,헬무트 슈미트 총리가 내각을 이끌었다.

사민-자민당 연정이 무너지면서 1980년 12월 다시 우파가 집권했다.

기민당의 헬무트 콜 총리는 무려 18년간 집권했다.

사민당은 1998년 총선 이후 녹색당과 연정을 이뤄 좌파시대를 열었으나 올해 선거에서 2당으로 내려앉았다.

다시 좌·우파 대연정을 구성할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