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병(病)'이란 단어가 우리에게 친숙한 용어로 등장한 지도 오래됐다.

도대체 독일병이란 무엇인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완벽에 가까운 사회보장 제도로 기업과 국가의 부담이 커지고,이것이 경제의 발목을 잡는 현상'이다.

과도한 정부규제와 복지정책이 독일병의 원인으로 꼽힌다.

병을 타고나는 사람이 드물듯이 독일도 애초부터 병에 걸린 것은 아니었다.

한때는 20세기에 가장 성공한 경제정책을 실시한 나라로 독일이 꼽히기도 했다.

'경제우등생'이란 칭찬도 자자했다.

일등 경제정책의 중심에는 루드비히 에르하르트 총리가 있었다.

1949년 출범한 서독 정부의 초대 경제장관을 역임했고 1963년에는 총리로 선임된 에르하르트는 전쟁 후의 폐허와 혼돈 속에서도 가격통제를 과감히 해제하고,기업 활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등 시장경제 원리에 충실한 일련의 정책을 강력히 추진했다.

그 결과 여타 선진국들이 1~2%씩 성장한 데 반해 독일은 연간 6~7%씩 성장하는 '라인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에르하르트 총리가 물러나고 좌파정권인 사민당이 등장하면서 독일 경제정책은 크게 바뀐다.

사민당은 노동자의 경영참여,노사정 위원회의 설치,평준화의 교육정책,재분배 성격의 복지정책 등 이른바 독일식 수정자본주의 체제인 '사회적 시장경제'를 앞세웠다.

물론 이후 우파정권으로 교체되기는 했지만 사회적 시장경제체제 뿌리는 계속 커가면서 90년대 후반 이후 경제침체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 18일 실시된 총선에서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각당은 '독일병'치유에 나서겠다고 공약했다.

독일병을 타파하지 않고서는 독일의 미래가 없다는 인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