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방송은 지난 3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뉴스나이트'를 통해 9·11 뉴욕 테러 사태가 벌어지기 몇 달 전부터 이미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고 이라크 석유를 장악하려는 비밀계획을 마련했다고 보도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석유 메이저 대표들과 백악관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이라크 원유 장악 방법을 놓고 정책 논쟁까지 벌였다는 보도였다.

산유국들의 입김이 세지기는 했지만 석유 메이저와 미 행정부의 커넥션이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석유 메이저는 석유의 탐사,생산에서부터 수송,정제,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 참여하는 거대 석유회사를 말한다.

처음에는 7개 회사였는데 산유국 국영 회사들과의 경쟁을 위해 합병 작업에 나서 현재는 엑슨모빌,로열더치 셸,BP,셰브론텍사코 등 '빅4 체제'로 재편됐다.

이들 석유 메이저는 국영 기업에 비해 보유 원유량(매장량)이나 생산량은 작지만 원유정제 기술,석유제품 판매 등에서 경쟁력을 갖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산유국 국영 회사들의 파워도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석유 전문 조사회사인 PIW에 따르면 현재 세계 50대 석유기업 중 4분의 3은 100% 국가 소유 기업들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베네수엘라의 PDV,쿠웨이트의 KPC,이란의 NIOC 등이 대표적인 국영 석유회사들이다.

아람코의 하루 석유 생산량은 830만배럴(2002년 말 기준)로 '빅4'의 생산량을 모두 합친 800만배럴을 웃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