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경영진에 대한 성과보상 체계로 활용해 온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제도를 폐지한다.

그 대신 3년 단위로 업무 실적을 평가,현금으로 성과를 보상하는 '장기 성과 인센티브제'를 도입키로 했다.

이 시스템은 특히 상장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부여해 온 스톡옵션과 달리 1400여명에 이르는 계열사 모든 임원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삼성의 기존 성과보상 체계에 전면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스톡옵션제를 대체할 수 있는 '장기 성과 인센티브제'를 시행할 계획"이라며 "이는 60여개 계열사 모든 임원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의 성과와 실적 등을 평가해 현금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 인센티브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생산성격려금(PI) 초과이익배분금(PS)과는 별도이며 올 연말부터 3년 간격으로 지급된다.

그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효과적이고 공정한 평가 기준을 마련했으며 특별 성과급 규모는 직급과 직종,기여 정도에 따라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까지 다양하게 책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톡옵션제는 폐지를 원칙으로 하되 외국인 핵심 인력 영입 등 경영전략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에 한해서만 활용키로 했다.

삼성이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현행 스톡옵션 제도가 상장사와 비상장사 간 위화감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경영 실적에 연동하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주가 동향과 제공받은 시점 등 운에 의해 차익이 결정된다는 지적이 많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스톡옵션제는 임직원과 주주들의 이해관계를 한쪽 방향으로 일치시킴으로써 임직원들의 의욕을 북돋우기 때문에 긍정적인 제도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한 편에서는 경영진이 지나치게 단기 성과 위주로 기업을 운영하고 일부에서는 주가조작 사례까지 나타나는 등 부작용도 속출해 왔다.

제도의 모든 면이 좋을 수는 없는 법.미국에서조차 부작용이 수차례 지적됐던 스톡옵션 제도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도 진지하게 재검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조일훈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