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문 제시문을 한글 번역문으로 바꾸었음 >



I.<제시문 1>과 <제시문 2>의 내용을 각각 요약하시오.


II.아래 4개의 <제시문>에 나타난 상반된 두 가지 주장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단 각 <제시문>을 논거로 충분히 활용하고, 3개의 <표>를 모두 인용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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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 1>


경제성장에 대한 현대사회의 강박관념에 가까운 관심에도 불구하고,계속적인 경제성장이 실제로 행복을 증진시키는지에 관한 공개토론이나 정치적 논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마 이와 같은 논의를 피하는 것이 편리할지 모른다.


즉 만약 경제성장이 행복을 증진시키지 않는다면,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많은 경제,사회 및 정치구조는 정당화할 수 없을 것이다.


일반인들조차 경제성장이 행복에 미치는 구체적 증거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이 소득이 많을수록 더 행복해진다고 믿는다면,소득이 증가한 후에도 더 행복해지지 않아 실망하는 경우,그것은 그들의 소득이 충분히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더욱 더 많은 소득 증가를 바라게 된다.


이와 같이 소득 증가가 행복을 증진시켜 줄 것이라는 희망이 현실에서는 실망으로 바뀌고,또 다시 더 많은 소득을 바라는 희망으로 바뀌는 순환고리는 끝이 없으며,외부적 충격이 있거나 이러한 악순환을 자각할 경우에만 이 악순환은 멈출 것이다.


실제로 최근 경제성장률이 높을수록 사회적 행복이 증진하고,소득이 많을수록 개인적 행복도 증진할 것이라는 이중의 가설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하는 많은 증거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증거들은 정책 결정자들과 많은 경제학자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무시되고 있다.


그러나 '돈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은 오랜 세월을 통해 축적된 민중의 지혜(folk knowledge·삶의 지혜)와도 일치한다.


이러한 증거들은 경제성장이 행복을 증진시켜 줄 것이라는 가설에 의문을 제기할 뿐만 아니라 개인과 사회의 행복을 좌우하는 요인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소득이 높아질 때 더 행복해지며,따라서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일반적인 가정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문제는 훨씬 더 복잡하다.


만약 소득 증가가 행복을 증진시킨다면 다음의 세 가지 관계가 성립돼야 할 것이다:


-부유한 국가의 국민들이 가난한 국가 국민들보다 더 행복할 것이다.


-개별 국가 내에서도,부유층 사람들이 빈곤층 사람들보다 더 행복할 것이다.


-사람들은 더 부유해질수록 더 행복해질 것이다.


수입과 행복 간에 부정적인 관계가 있음을 암시하는 몇 가지 증거가 있다.


예컨대 아시아 내에서 일본이나 대만과 같은 부유한 나라의 주민들이 불행한 국민의 최상위 부분에 속하는 반면,필리핀과 같이 최저소득층에 속하는 국가의 국민들이 오히려 행복한 국민의 최상위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심층 고전읽기] 성균관대 2005년 수시 1학기 기출문제


<제시문 2>


"만약 현재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2000년의 세계는 오늘날에 비해 인구 과밀에,과도한 공해와 생태학적으로 더욱 불안정한 가운데,외부적 충격에 더욱 취약해질 것이다.


앞으로 인구문제와 자원문제 및 환경문제가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향후 물질적 생산량이 더욱 많아지더라도 세계인들은 많은 측면에서 오늘날보다 더 빈곤해질 것이다."<미국 대통령에게 제출된 Progress The Global 2000 Report>



위의 인용문에 나타난 미래에 대한 신멜더스주의적인 시각은 줄리안 시몬의 편집서인 'The State of Humanity'(1995)의 결론 부분에서 확인된 사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50여명의 학자들이 저술한 58개의 장으로 이뤄진 기념비적인 연구 저작인 상기 책자는 천연자원의 활용 및 환경 상태의 전개뿐만 아니라 수세기에 걸쳐 인간의 삶의 질을 개선시킨 엄청난 발전과정을 생생히 증언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들에 근거해 시몬은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인류는 모든 측정 가능한 물질적인 측면에서 삶의 질이 개선되었다."


위와 같은 시몬의 주장이 틀렸고,'Progress The Global 2000 Report'에 나타난 것과 같은 미래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롬버그(Lomberg)는 그의 학생 중에 가장 총명한 10명을 동원해 인간의 삶의 질과 환경 상태의 장기적 추이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그의 예상과 달리 인구가 계속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비록 하강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인간 삶의 조건은 최상의 상태이며,평균적으로 지구인들의 기아 상태도 가장 낮고,교육 여건도 가장 좋으며,소득 건강 수명 등 모든 측면에서 최상의 상태에 도달해 있음을 발견했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인간의 삶의 질이 개선되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특히 부유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환경의 질도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롬버그는 국가 및 지역별로 일인당 소득 및 부(wealth)와 여러 지표들의 관계를 보기보다는 이들 지표의 단편적인 추이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 또한 다양한 소득 유형별로 유아 사망률과 평균 수명의 단기적 추이를 관찰한 결과 부유층의 경우 유아 사망률이 더 낮고 평균 수명도 높음을 확인했다.


<제시문 3>


항산(恒産)이 없으면서도 항심(恒心)을 지니는 일은 오직 선비만이 가능합니다.


백성의 경우에는 항산이 없으면 항심도 없습니다.


만일 항심이 없다면 방탕하고 편벽되며,사악하고 사치스러운 짓을 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들이 죄를 저지른 다음에 형벌을 가한다면,그것은 백성을 그물질하는 것(罔民)입니다.


어찌 어진 사람이 군주의 지위에 있으면서 백성을 그물질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명철한 군주는 백성들의 생업을 마련해주어 위로는 부모님을 섬길 수 있게 하고,아래로는 처자들을 먹여 살리도록 해줍니다.


풍년이 들면 배불리 먹고 살며,흉년이 들어도 굶어 죽지 않도록 해줍니다.


그런 뒤에야 그들을 이끌어 선한 길로 나아가게 합니다.


주)항산(恒産):일정한 생업,안정된 생업.항심(恒心):일정한 마음,변함없는 선한 마음.


<제시문 4>


스웨덴의 언어학도 헬레나는 젊은 날 배낭 하나 둘러 메고 북인도 라다크를 찾는다.


산업사회에서 교육받고 그 문화권에서 형성된 사고 방식을 지닌 헬레나는 라다키(라다크 사람들)의 삶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비록 외양은 남루하나 하루 종일 얼굴에서 미소가 지워지지 않고,타인에 대한 친절을 의무라고 생각하는 라다키들의 행복한 얼굴에서 자신이 속한 사회의 쫓기는 삶에 대해 골똘하게 생각하게 된다.


라다크에서는 어떤 물건도 낭비되는 일이 없었다.


해발 5000m의 히말라야 자락에는 물자가 귀하기에 사람들은 모든 물건을 아껴 쓰고,그렇기 때문에 오염 또한 없었다.


사람들은 많이 웃고,자주 잔치를 벌이며,서로 다정하게 대한다.


라다크에서는 화를 내는 사람들이 제일 이상한 사람들로 간주되고 있었다.


그들의 생태적 지혜와 부드러운 삶뿐 아니라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화폐가 없었다는 사실도 헬레나에게는 충격이었다.


같이 일하고,땅에서 난 소출을 똑같이 나누었기 때문에 굳이 돈을 만들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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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2005년 수시 1학기 기출문제로 출제된 논제(윗글)는 물질적인 풍요와 '삶의 질'의 관계를 중심 주제로 다루고 있다.


경제성장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져 왔고,행복 추구에 있어 물질적 여건의 중요성은 현대사회의 흔들림 없는 믿음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근대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경제 성장과 물질적 풍요가 과연 개인과 사회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왔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는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압축적 근대화로 상징되는 한국 사회의 지난 몇십 년간은 오직 경제 성장과 물질적 풍요만을 목적으로 달려온 사회다.


그런 만큼 이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결여됐던 사회이기도 하다.


물질적 풍요와 삶의 질 혹은 행복과의 관계는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근본적인 고민이라는 점에서 학생들이 충분히 숙고해야 할 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논술고사가 단순한 교과지식의 측정을 넘어서 통합교과적인 문제 해결능력을 측정하고자 하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는 논술고사의 의의를 충실히 보여주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에는 경제성장과 삶의 질의 관계에 관한 상반된 주장과 대립된 이해관계가 담겨 있는 텍스트와 함께 세 개의 표가 제시돼 있다.


학생들은 텍스트의 내용을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해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논리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제시문의 이해 및 요약능력,통계자료의 분석능력,다양한 견해를 분석 비판하고 종합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네 개 제시문의 공통된 주제는 물질적 풍요과 삶의 질의 관계다.


이에 대해서 제시문 각각은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제시문1과 ▲제시문4는 물질적 풍요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제시문2와 ▲제시문3은 물질적 풍요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반이자 기초적 조건임을 주장하고 있다.


좀 더 상세히 살펴보자.▲제시문1에서는 사회적으로 경제성장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개인적으로도 물질적 풍요가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주장에 대한 비판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경제성장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주장이 타당하기 위해서는 부유한 국가일수록,소득 상위계층일수록 더 행복하다고 느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의 현상,즉 부유한 국가의 소득 상위계층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며 오히려 빈곤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의 국민이 더 행복하다고 느끼는 현상이 존재함을 서술하고 있다.


▲제시문1이 비교적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면 ▲제시문4는 동일한 논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뒷받침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빈곤한 상태에 놓여 있는 라다크 주민들이 자신의 삶에 가장 만족감을 느끼며 행복감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경제성장과 물질적 풍요가 행복한 삶의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님을 서술하고 있다.


▲제시문4의 주된 내용은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오래된 미래'의 중심내용을 압축적으로 옮겨놓은 것인데,라다크 주민들은 물질적 풍요와 무관하게,오히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않고 척박한 경제적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에 생태적이고 인간적인 삶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제시문1과 ▲제시문4의 주장은 ◆표2의 GDP와 평균행복도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을 통해 뒷받침된다.


◆표2에서 GDP가 높은 국가보다 GDP가 낮은 필리핀 아르헨티나 국민의 행복도가 높다.


▲제시문2와 ▲제시문3은 이와는 상반된 견해를 보여준다.


▲제시문2는 롬버그의 실증적 조사 결과를 통해 경제성장이 이뤄질수록 삶의 질을 담보하는 기본 조건들이 향상됨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평균수명,교육여건,보건환경,환경 개선도에 이르기까지 경제성장과 더불어 삶의 기본 조건이 명백히 향상되었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유사하게 ▲제시문3에서도 항산과 항심의 관계를 통해 물질적 풍요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본 조건임을 말한다.


항심으로 표현되는 도덕적이고 인간적인 삶은 최소한의 물질적 조건인 항산을 통해서만이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제시문들의 논지는 ◆표1과 ◆표3을 통해 뒷받침될 수 있다.


◆표1을 보면 GDP가 증가할수록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있다.


◆표3에서도 마찬가지로 GDP의 증가에 따라 평균교육연수가 증가한다.


학생들은 이와 같이 제시문의 논지를 표와 관련지어 해석한 이후에 제시문이 다루는 공통된 주제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해야 한다.


제시문의 논지를 종합해볼 때 학생들이 전개해야 할 견해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경제성장과 물질적 풍요는 삶의 질의 향상과 무관하다는 논지의 견해가 가능하다.


제시문들에 나타난 주된 논거는 물질적 조건이 삶의 만족도나 질적인 측면을 규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경우 학생들이 강조해야 할 것은 삶의 질의 주관적인 측면이다.


라다크 주민의 삶에서 알 수 있듯이,그리고 ◆표2에서 드러나듯이 인간적인 삶을 결정하는 것은 객관적인 조건이 아니다.


주관적인 삶의 만족도는 물질적 풍요와 무관한 인간적 교류와 삶을 긍정하는 시선에서 만들어진다.


부유한 국가에서 자신의 삶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거나,선진국일수록 자살률이 높아진다거나,각종 정신병리증세가 나타난다거나 하는 현상들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풍요로운 삶을 산다 해도,외롭고 소외되었다고 느끼며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풍요로운 삶이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오히려 물질적 풍요에 대한 강박관념이 행복의 조건을 박탈하는 것은 아닌지,물질적 풍요와 경제성장만을 추구했을 때의 폐해를 지적하는 것도 좋은 논거가 될 수 있다.


반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 물질적 풍요와 경제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논지를 전개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학생들이 강조해야 할 것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객관적인 조건의 중요성이다.


제시문들에 나타난 논거 역시 평균수명과 보건환경,교육여건 등 객관적인 지표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인간의 삶에 있어 물질적이고 객관적인 조건이 삶의 질을 논하는 데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조건이 된다는 사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질병에 대처할 수도 없고 기아에 시달리는 속에서 삶의 질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일 수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물질적 조건은 필수적이며,객관적 지표의 향상은 중요한 참고 지점이 된다.


그런 점에서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은 우선적인 객관적 조건들이며,이를 위한 경제성장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근간이 된다는 사실을 지적할 수 있다.


상반된 주장이 제시된 경우 학생들은 섣불리 손쉬운 절충을 꾀하는 경우가 많다.


이 문제의 경우에도 제시문의 논지를 간략히 언급한 후 지나치게 물질적 풍요만을 추구해서도 안 되며 그렇다고 경제적 조건을 너무 무시해서도 안 된다는 식의 절충을 자신의 견해로 제시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절충은 종합과는 다르다.


이 문제를 단지 물질적 풍요가 더 중요하냐,행복도가 중요하냐의 문제로 단순화해 둘 다 중요하다는 식의 논술문 전개는 제시문의 논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바탕에서 나온 것이다.


문제의 중심 주제는 물질적 풍요와 행복도,'경제성장과 삶의 질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제시문을 꼼꼼히 분석해 보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조건이 주관적인 것에 있는가,객관적인 조건에 있는가의 쟁점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경제성장과 삶의 질의 관계를 논함에 있어 반드시 삶의 질을 결정하는 조건이 주관적인 것인가,객관적인 것인가에 답해주어야 한다.


이 쟁점에 대한 충분한 견해를 개진한 바탕에서 경제성장과 삶의 질의 관계를 연관시켜 논해야 한다.


< 이순영 초암논술아카데미 논술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