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대학에서 열렸던 노벨상을 수상한 어느 석학의 강연회에 간 적이 있었다.

그는 한 시간가량 강의를 한 후 학생들의 질문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 누구도 손을 들지 않았다.

너무 조용해 공허함까지 느껴졌다.

동남아시아에서 유학 온 몇몇 외국 학생들의 질문이 있었을 뿐이다.

우리의 미래인 대학생들은 외국인 앞에서 한마디도 영어로 자신의 궁금한 점을 표현하지 못했다.

영어를 위해 희생한 그 많은 경제적 투자와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입시에만 편중된 공부를 해 왔다.

영어공부 또한 예외가 아니다.

7차 교육과정부터 예전의 독해위주 영어학습에다 듣기를 많이 추가해 영어듣기능력이 어느 정도 향상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의사소통을 위한 말하기·쓰기와 같은 표현능력은 너무나 미미한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영어교육에 과감한 매스를 가해 '제대로 된 영어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실용적 영어교육이란 '영어를 배웠으면 그 언어로 자기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이다.

모든 각국의 정보와 문화,그리고 생산물이 국가 간에 실시간으로 교류되고 있는 지구촌 시대에 공용어가 되어버린 영어로 자신을 표현할 줄 모른다는 것은 큰 문제다.

국제화 시대에 아무리 자기 분야에 관해 아는 것이 많다고 하더라도 나의 생각을 '그토록 배워왔던 영어'로 전달할 수 없다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이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영어교육을 시킨다면 어느 자리에서나 양반인 체 조용히 도만 닦고 앉아있는 썰렁한 분위기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사라질 것이다.

송현범 기자(민족사관고등학교 1년) rsongsnu111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