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우리 경제는 올해도 잠재성장률(5%안팎)에 크게 못 미치는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당·정회의에서 올해 성장목표치를 5%에서 4%로,일자리창출 목표를 40만개에서 30만개로 각각 하향 조정했으나 이마저도 달성이 쉽지 않다는 경고다.

한국은행과 정부당국은 이 같은 성장률 하락이 '신용카드 거품' 여파로 민간소비가 여전히 저조한데다 국제 유가 급등 등 외부 악재가 겹쳤기 때문에 불가피한 것으로 해명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전망 때 올해 연평균 원유도입단가를 배럴당 34달러로 가정했다. 그러나 이번 전망에서는 연평균 원유도입단가를 배럴당 48달러로 대폭 높였다. 국제유가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연간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보다 0.7%포인트 정도 낮아질 것으로 한국은행은 보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한국은행의 전망대로 굳어질 경우 한국 경제는 지난 2003년 이후 3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밑돌게 된다. 한국 경제는 지난 2002년 신용카드 남발 등 인위적 경기부양으로 7.0%의 반짝 성장을 이뤘으나 그 후유증으로 2003년 3.1%,2004년 4.6%씩 성장하는데 그쳤다.

-저성장이 지속되면 고용사정이 나빠진다.

해마다 40만명 정도가 노동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데 올해 성장률이 4%에도 못미치면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조차 힘들어진다.

이렇게 되면 청년실업 문제 해소는 요원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가계소득 감소→소비여력 축소→내수 부진→설비투자 부진→성장률 하락'의 악순환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데….그러면 여유가 있는 사람들보다 가난한 서민들이 더 고통받는 게 아닐까.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경제부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