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은 원자로부터 나오는 일종의 '에너지 흐름'을 말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방사선을 쬐고 있다. 공기나 물처럼 우리 주위에 항상 있는 것이 방사능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숨쉬고 마시고 먹는 것들에 항상 존재하는 방사선을 우리는 '자연 방사선'이라고 부른다.

자연 방사선은 우주나 태양으로부터 날아오기도 하고 땅으로부터도 생겨나기도 한다. 심지어는 먹는 음식물로부터도 나온다. 평균적으로 한 사람이 1년 동안 쬐는 자연 방사선은 2.4밀리시버트(mSv·방사선피폭량 단위) 정도다.

이와 달리 인위적으로 생겨나는 방사선도 있다. '인공 방사선'이라 불리는 이 방사선은 TV나 전자레인지 같은 가전제품에서 나오고 병원에서 쓰이는 X선 장치나 암치료기에서도 발생한다. 원자력발전소에서도 인공 방사선이 나온다.

자연 방사선과 인공 방사선은 그 성질이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똑같다. 다만 세기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원자력발전소 주변의 방사선량은 0.05mSv 이하로 엄격히 규제돼 있다. 실제로는 대개 0.01mSv 미만이다. 비행기를 타고 유럽 여행을 한번 갔다 왔을 때 받는 방사선량은 0.07mSv 정도다.

◆암치료에서 신약개발까지

방사선은 암치료에서부터 신약개발까지 여러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똑같은 원자라 하더라도 질량이 서로 다른 원소(동위원소)가 있는데,이 중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아주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병원에서 방사성 요오드(I131)는 갑상선 환자를 치료하는데 쓰인다. 몸 속에 투여된 요오드는 자동으로 갑상선에 모여 방사선을 환부에 집중적으로 쪼여 치료해준다.

요오드가 모여드는 상태를 조사하면 갑상선의 기능을 진단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폐 간장 신장 등 여러 기관의 상태도 검사할 수 있다.

방사성 코발트(Co60)는 암을 치료하거나 멸균 식품을 제조하는 데 사용된다. 탄소(C14) 인(P32) 황(S35) 등은 신약 개발에 쓰인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를 이용해 수십 가지 동위원소를 생산,산업체와 병원 등에 공급하고 있다. 식물이나 육류에 쬐어 저장 기간을 늘리거나 해로운 균을 없애는 데도 방사성 동위원소가 사용된다.

신품종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고 물질 구조를 촬영하거나 두께를 측정하는 데 유용하다. 비파괴 검사에는 이리듐(Ir192)이나 코발트(Co60)가,두께 측정에는 크립톤(Kr85)이나 탄소(C14)가 활용된다.

◆바닷물을 담수로 만든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사람이 쓸 수 있는 깨끗한 물이 갈수록 부족해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는 것이 바닷물을 민물로 바꿔주는 '해수담수화 원자로'다. 우리나라는 오는 2010년까지 4388억원을 투입해 해수담수화 원자로(일명 스마트)를 실용화할 계획이다. 이미 기반기술은 2년여 전에 개발을 완료했다.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물이 부족한 지역에 이 원자로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공태양에 도전한다

핵융합은 원자핵이 합쳐질 때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에서 나타나는 핵분열과는 반대 원리다. 태양이 에너지를 만드는 방법이기도 하다.

중수소를 원료로 하기 때문에 방사능 누출과 같은 위험이 없는 게 장점이지만 1억도 이상의 높은 온도를 필요로 한다. 우리나라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K-Star)를 개발하고 있으며,최근 미국 유럽 일본 등과 함께 국제 핵융합실험로(ITER)를 프랑스에 짓기로 합의했다.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