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시험을 치르느라 정신이 없는 고등학교 1학년 한경제(가명)군.내일로 다가온 마지막 날 시험과목은 국어 국사 수학 등 세 과목.앞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6시간이다.
한군은 평소에 자신이 있던 국어는 1시간 정도 가볍게 요점을 정리하고 암기가 필요한 국사는 3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하기로 계획을 짰다.
나머지 2시간은 수학 예상문제를 풀어보는 데 쓰기로 했다.
과목당 2시간씩 똑같은 시간 동안 공부하기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감안해 과목마다 공부시간을 달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에서 등장하는 용어인 '포트폴리오(portfolio)'는 한군의 이런 시험공부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포트폴리오란 주식에 투자할 때 위험은 줄이는 대신 수익은 극대화하도록 여러 종목에 나눠서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여러분들이 한 번씩은 들어봤을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유명한 격언이 포트폴리오의 핵심이다.
한 바구니에 계란을 몰아서 담기보다는 여러 바구니에 나눠서 옮기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은 자명한 일.시험공부 사례에 등장한 한군은 주식투자에는 문외한이지만 이미 포트폴리오의 기본 개념을 알고 있는 셈이다.
한 과목에 '올인'하는 위험을 피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과목별로 공부시간을 적절히 나눴기 때문이다.
누구나 주식을 살 때는 그 주식의 가격이 올라 자신에게 얼마의 수익이 돌아올지,즉 기대 수익은 얼마일지를 예측한다.
그러나 주식투자에는 항상 위험(risk)이 따라다닌다.
주식을 사둔 회사가 갑자기 망해 버린다면 주식은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되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는 이처럼 수익과 위험을 동시에 고려해 최적의 조합을 골라내는 것을 말한다.
1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하려고 마음먹은 김몰빵씨(가명)와 나합리씨(가명)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친구 사이인 두 사람은 지난 4월 초 나란히 삼보컴퓨터 주식을 사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사들인 주식 수는 서로 달랐다.
김씨는 주당 2500원씩 4000주를 사들여 삼보컴퓨터에 이른바 '몰빵 투자'를 했다.
반면 나씨는 삼보컴퓨터 주식을 1000주(250만원)만 샀다.
나씨는 대신 나머지 돈으로 신약 개발로 전망이 좋아 보인다는 조언을 증권사에서 듣고 제약 업종에서 종근당을 골라 주당 1만2500원에 300주(375만원),건설업종에서 현대건설을 택해 주당 1만8000원에 200주(360만원)를 사들였다.
3개월 후인 7월 초 현재 두 사람의 수익률을 비교해 보자.한마디로 '하늘과 땅 차이'다.
삼보컴퓨터는 그 사이 법정관리에 들어가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김씨는 투자금액 전부를 날릴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러나 나씨는 걱정이 없다.
종근당과 현대건설의 주가가 가파르게 올라 400만원 안팎의 평가이익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삼보컴퓨터에 투자한 250만원이 모두 허공에 날아간다 해도 150만원 정도를 번 셈이다.
김씨는 1000만원이란 '계란'을 한 바구니(삼보컴퓨터)에 담았다가 한꺼번에 깨뜨려 버린 것이다.
극단적인 경우를 가정하긴 했지만 실제 투자 사례에서도 김씨처럼 한 종목에 승부를 걸었다가 낭패를 겪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위험을 분산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나씨의 경우처럼 종목을 나누는 방법이 있다.
같은 업종의 주식을 몰아서 사기보다는 전기·전자,음식료,건설 등으로 업종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단기간에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과 긴 시간을 두고 꾸준하게 상승하는 형태의 주식을 적절히 조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포트폴리오는 개별 주식뿐 아니라 금융자산이나 자산 전체로 확대해 볼 수도 있다.
한 개인이 가진 금융자산을 100이라 할 때 50은 은행에 넣어 두고 주식에 30,보험에 20으로 나누는 식이다.
자산 전체를 100으로 본다면 예금이나 주식과 같은 금융자산에 60,부동산에 30,나머지 10은 현금으로 보유하는 것도 일종의 포트폴리오다.
어떤 자산을 어느 정도 보유할 것인지를 '선택'한다는 측면에서 포트폴리오는 개인별 투자 성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람마다 위험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라면 위험이 비교적 높더라도 수익이 큰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짤 것이고 안정적 성향을 가진 투자자는 반대의 투자 행태를 보일 것이다.
-포트폴리오는 투자자의 연령대와도 관련이 깊다.
신혼기,가족형성기,가족성숙기,정년퇴직기,노년기 등 생애 주기(life-cycle)상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포트폴리오 구성도 달라진다는 뜻.대개 소득활동이 왕성한 시기에는 위험을 적당히 감수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적극적인 포트폴리오에 나선다.
하지만 정년퇴직기나 노년기에 접어들면 수익은 높지 않지만 위험도가 낮은 안전한 포트폴리오를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박해영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bono@hankyung.com
한군은 평소에 자신이 있던 국어는 1시간 정도 가볍게 요점을 정리하고 암기가 필요한 국사는 3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하기로 계획을 짰다.
나머지 2시간은 수학 예상문제를 풀어보는 데 쓰기로 했다.
과목당 2시간씩 똑같은 시간 동안 공부하기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감안해 과목마다 공부시간을 달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에서 등장하는 용어인 '포트폴리오(portfolio)'는 한군의 이런 시험공부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포트폴리오란 주식에 투자할 때 위험은 줄이는 대신 수익은 극대화하도록 여러 종목에 나눠서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여러분들이 한 번씩은 들어봤을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유명한 격언이 포트폴리오의 핵심이다.
한 바구니에 계란을 몰아서 담기보다는 여러 바구니에 나눠서 옮기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은 자명한 일.시험공부 사례에 등장한 한군은 주식투자에는 문외한이지만 이미 포트폴리오의 기본 개념을 알고 있는 셈이다.
한 과목에 '올인'하는 위험을 피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과목별로 공부시간을 적절히 나눴기 때문이다.
누구나 주식을 살 때는 그 주식의 가격이 올라 자신에게 얼마의 수익이 돌아올지,즉 기대 수익은 얼마일지를 예측한다.
그러나 주식투자에는 항상 위험(risk)이 따라다닌다.
주식을 사둔 회사가 갑자기 망해 버린다면 주식은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되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는 이처럼 수익과 위험을 동시에 고려해 최적의 조합을 골라내는 것을 말한다.
1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하려고 마음먹은 김몰빵씨(가명)와 나합리씨(가명)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친구 사이인 두 사람은 지난 4월 초 나란히 삼보컴퓨터 주식을 사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사들인 주식 수는 서로 달랐다.
김씨는 주당 2500원씩 4000주를 사들여 삼보컴퓨터에 이른바 '몰빵 투자'를 했다.
반면 나씨는 삼보컴퓨터 주식을 1000주(250만원)만 샀다.
나씨는 대신 나머지 돈으로 신약 개발로 전망이 좋아 보인다는 조언을 증권사에서 듣고 제약 업종에서 종근당을 골라 주당 1만2500원에 300주(375만원),건설업종에서 현대건설을 택해 주당 1만8000원에 200주(360만원)를 사들였다.
3개월 후인 7월 초 현재 두 사람의 수익률을 비교해 보자.한마디로 '하늘과 땅 차이'다.
삼보컴퓨터는 그 사이 법정관리에 들어가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김씨는 투자금액 전부를 날릴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러나 나씨는 걱정이 없다.
종근당과 현대건설의 주가가 가파르게 올라 400만원 안팎의 평가이익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삼보컴퓨터에 투자한 250만원이 모두 허공에 날아간다 해도 150만원 정도를 번 셈이다.
김씨는 1000만원이란 '계란'을 한 바구니(삼보컴퓨터)에 담았다가 한꺼번에 깨뜨려 버린 것이다.
극단적인 경우를 가정하긴 했지만 실제 투자 사례에서도 김씨처럼 한 종목에 승부를 걸었다가 낭패를 겪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위험을 분산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나씨의 경우처럼 종목을 나누는 방법이 있다.
같은 업종의 주식을 몰아서 사기보다는 전기·전자,음식료,건설 등으로 업종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단기간에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과 긴 시간을 두고 꾸준하게 상승하는 형태의 주식을 적절히 조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포트폴리오는 개별 주식뿐 아니라 금융자산이나 자산 전체로 확대해 볼 수도 있다.
한 개인이 가진 금융자산을 100이라 할 때 50은 은행에 넣어 두고 주식에 30,보험에 20으로 나누는 식이다.
자산 전체를 100으로 본다면 예금이나 주식과 같은 금융자산에 60,부동산에 30,나머지 10은 현금으로 보유하는 것도 일종의 포트폴리오다.
어떤 자산을 어느 정도 보유할 것인지를 '선택'한다는 측면에서 포트폴리오는 개인별 투자 성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람마다 위험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라면 위험이 비교적 높더라도 수익이 큰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짤 것이고 안정적 성향을 가진 투자자는 반대의 투자 행태를 보일 것이다.
-포트폴리오는 투자자의 연령대와도 관련이 깊다.
신혼기,가족형성기,가족성숙기,정년퇴직기,노년기 등 생애 주기(life-cycle)상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포트폴리오 구성도 달라진다는 뜻.대개 소득활동이 왕성한 시기에는 위험을 적당히 감수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적극적인 포트폴리오에 나선다.
하지만 정년퇴직기나 노년기에 접어들면 수익은 높지 않지만 위험도가 낮은 안전한 포트폴리오를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박해영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