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보안 시장이 외국계 기업들의 손에 넘어가고 있다.

세계적인 업체들이 속속 국내에 진출하고 있고,가상사설망(VPN) 방화벽 등 네트워크 보안 분야에서 입지를 굳힌 뒤 온라인 보안,보안관제,안티바이러스(백신)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세계 2위의 인터넷 보안 업체인 맥아피는 지난 22일 한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맥아피는 '맥아피바이러스스캔'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널리 알려진 미국 업체.한국맥아피는 현재 4%대인 백신 시장 점유율을 3년 내에 2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1위 업체인 시만텍은 올해 초 베리타스를 인수한 것을 계기로 다음 달 2일 한국 내 합병법인을 출범시키고 영업을 강화한다.

시만텍 역시 미국계 업체다.

현재 한국에 현지법인이나 사무소를 두고 사업을 하고 있는 외국계 보안 업체는 30개에 육박한다.

세계적인 보안 업체들이 앞다퉈 한국에 진출하는 것은 한국이 '국제공통평가기준 상호인정협정(CCRA)'에 가입하면 일감이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현재는 한국이 이 협정에 가입하지 않아 공공기관들이 국산 보안 장비를 쓰고 있으나 협정에 가입하고 나면 장벽이 사라진다.

한국은 지난해 CCRA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고 내년 초 가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만텍 맥아피 등 세계적인 보안 업체들은 백신 시대가 가고 네트워크 보안이 중요해졌다며 한국시장 장악을 장담하고 있다.

한편 백신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백신 분야에서 안철수연구소가 1위를 지키고 기가비트 방화벽 분야에서 시큐아이닷컴이 분전하고 있을 뿐이다.

방화벽 VPN 침입방지시스템(IPS) 등 네트워크 보안 분야는 사실상 외국계가 장악했다.

전문가들은 네트워크 보안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산업육성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시큐아이닷컴 관계자는 "네트워크 보안을 통째로 외국 기업들에 맡길 수는 없는 일"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보안시장을 외국계 기업들에 내주면 안철수연구소 같은 국내 보안업계 기업들의 주가는 어떻게 될까.

경쟁이 심화되면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떨어지겠지만,장기적으로는 시장규모가 커져 기업경쟁력이 높아지고 주가가 오를 수도 있겠지….


임원기 한국경제신문 IT부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