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경제신문을 읽다보면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는 기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때는 WTI 가격이 올랐다고 하고,어떤 때는 두바이유 가격이 치솟았다고 한다.

여간 헷갈리는 게 아니다.

주가나 금리는 통상 한 가지를 기준으로 얘기하지만 국제유가만은 여러 가지를 갖고 얘기한다.

이번 기회에 원유를 알기 쉽게 정리해 보자.

전 세계에서 가격 기준이 되는 원유는 WTI(서부텍사스중질유) 브렌트유 두바이유 등 세 가지다.

러시아 중국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도 원유가 생산되고는 있으나 가격 지표로는 활용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대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원유는 생산지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이 붙는다.

두바이유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생산되는 원유로 아랍에미리트의 대표 도시 두바이에서 따왔다.

브렌트유는 영국과 유럽 대륙 사이에 있는 북해에서,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 텍사스 서부지역에서 생산된다.

이 가운데 두바이유는 현물로 거래되지만 브렌트유와 WTI는 현물과 함께 선물도 거래된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현물은 시장에서 곧바로 거래되는 것이고,선물은 정해진 기간이 지난 뒤에 정해진 가격으로 거래하겠다는 계약을 말한다. 브렌트유와 WTI는 선물가격이 현물가격을 주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통상 선물가격을 가격지표로 삼는다.

이 같은 세 가지 지표 유종 가운데 WTI가 가장 비싸고 두바이유는 가장 싸다.

왜 그럴까.

원유별로 품질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WTI는 황 함량이 낮고 원유의 비중이 높다.황이 덜 포함될수록 공해물질을 덜 배출해 좋은 원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별도로 탈황(脫黃)처리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비용면에서도 유리하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두바이유는 그런 면에서 가장 품질이 낮은 원유라 할 수 있다.참고로 황 함유량은 WTI가 0.24%,브렌트유가 0.37%인데 반해 두바이유는 2.04%에 이른다. 황 함유량이 2%가 넘은 원유는 고유황유,1%아래인 원유는 저유황유라고 부른다.

한국은 3가지 유종 가운데 두바이유를 가장 많이 수입한다.지난해 도입 원유중 두바이유의 비중이 80% 수준이다.두바이유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산이 절반을 차지한다.중동산 원유의 비중이 높은 것은 지리적으로 중동이 가깝기 때문이며 박정희 대통령 시절 중동 건설시장에 적극 진출,중동국가들과 끈끈한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가격이 싼 중동산 원유를 많이 들여온다고 해서 한국이 유리한 것은 아니다.휘발유 등을 뽑아내기 위한 정제의 과정에 다른 유종보다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각 유종간 가격차이가 줄어 한국으로선 부담이다.작년 두바이유 평균가격은 배럴당 33.64달러로 WTI(배럴당 41.43달러)의 82.2% 수준이었다.하지만 지난 5월엔 두바이유 가격이 45.41달러를 기록,WTI(49.91달러)의 90.9%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