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논술특강] 3. 날카로운 비판적 사고..관심 없이는 논리력도 없다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이 월드컵 6회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온 국민이 밤잠을 설쳐가며 기뻐했고 새로운 축구 천재의 탄생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밤을 새워 응원한 국민들의 눈에는 졸음이 가득했지만 '축구 천재 박주영'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즐거운 마음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주영 선수는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경제가 어려워 답답한 우리 국민 가슴에 장대비 같은 시원함을 안겨줬다.


박주영 선수가 한국 축구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줬다면 논술에는 무엇을 주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관심'일 것이다.


축구에 대한 관심,월드컵에 대한 관심,한국 스포츠에 대한 관심 등 한 개인의 인물로서가 아닌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인물로서,개인의 신상 정보에 대한 관심은 물론 축구 전반에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박주영이 아니었다면 '월드컵 6회 진출'이 월드컵에서 얼마나 위대한 업적인지,국가대표 국제축구 A매치 데뷔 두 경기 연속골의 인물들이 얼마나 있었는지에 우리는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이 국민들에게 매우 큰 비중으로 축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관심은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지식 또는 정보 습득과 사고의 확장을 이뤄낼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심이 높아지면 그 배경적 지식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습득하려는 행동을 보인다.


월드컵 이후 오프사이드 반칙이 무엇인지 모르는 둘째 딸은 아버지에게,프리킥을 모르는 어머니는 큰아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묻게 된다.


그리고 둘째 딸과 어머니는 머지않아 한국 축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 평론가로 거듭날 것이다.


우리나라 축구단의 전술은 3-5-2가 좋다느니,오프사이드 트랩을 잘 뚫어야 한다느니,A선수는 너무 기교가 없다느니 말이 참 많아진다.


모르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옳은 말인지 그른 말인지를 따져 묻거나 생각해 보아야 하지만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면 비판적 사고는 할 수가 없다.


비판적 사고의 출발은 관심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관심은 나를 중심으로 해서 가족,친구,이웃,대한민국,지구 등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다.


에티오피아의 반정부 시위로 죽은 24명의 사상자나,수험생의 자살은 당대 그 국가나 지역 또는 분야에서는 매우 중요한 논의의 대상이다.


그러나 나의 관심권에서 멀리 존재한다면 하나의 기사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즉 논의의 대상에 대한 나의 비판적 사고는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비판이라는 단어는 부정적 의미로 쓰이는 것이 보통이지만 기본적인 뜻은 좋고 나쁨,옳고 그름을 따져 말함이다.


비판적 사고는 어떤 현상에 대하여,어떤 논제에 대하여 올바르게 판단해 보는 것이다.


올바른 판단이란 편협하고 독선적인 판단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타당성을 지닌 판단을 말할 것이다.


이러한 올바른 판단력을 기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배경 지식의 습득이다.


배경지식은 올바른 판단에서 든든한 뒷받침으로 타당한 근거들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어원은 '알아야 담장(牆)에서 얼굴(面)을 면(免)한다'는 면면장(免面牆),곧 면장(免牆)의 뜻이다.


이 말은 논어(論語)에서 나온 말로서 공자가 아들 리(鯉)에게 "너는 주남(南),소남(南)의 시를 공부했느냐? 사람이 이것을 읽지 않으면 '마치 담장을 마주 대하고 서 있는 것'과 같아 더 나아가지 못한다"고 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여기서 주남,소남이란 시경(詩經)의 편명으로 내용이 수신(修身)과 제가(齊家)인 바 이를 공부하라고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따라서 여기서 나온 말이 면장(面墻)하면 견식(見識)이 없음을 일컫는 것이고, 면장(免墻)하면 그런 데서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학생들에게 어떤 논제를 주고 이에 대한 토론이나 발표를 시키면 갑자기 꿀먹은 벙어리가 된다.


아직 면장(免墻)을 하지 못하고 면장(面墻)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들의 관심 대상이 아닐 뿐더러 자신의 관심 대상이라고 해도 깊이 있는 배경지식의 학습 상태는 결여되어 있을 것이고 그에 대한 논리적 사고도 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비판적 사고의 핵심 중 하나인 토론식 대화의 기회인데,우리 교육의 현실은 쌍방향 의사소통 학습이 아닌 일방적 주입식 교육인 경우가 너무 많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여 표현하는 습관이 비판적 사고의 지름길임에도 앞선 강좌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에겐 대화의 통로가 너무 막혀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비판적 사고란 무엇인가? 여러 가지 현상이나 상황에 대해 종합적으로 깊이 생각하여 사건의 본질적 의미를 발견해 내는 것이다.


깊이와 넓이 없는 무비판적 사고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무비판적인 사고를 하게 되면 혼동과 독단에 빠지게 된다.


깊은 사고의 결여로 빚어진 것이 혼동이다.


혼동의 상태로 비판적 사고가 무시된다면 독단에 빠지게 된다.


독단은 분명한 근거도 없이 결론을 내리거나 자기가 알고 있는 일부분을 전체인 것처럼 표현하게 된다.


이것은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데 대단히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따라서 비판적 사고가 없다면 우리의 의견이나 생각이 그것을 평가하는 기관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축구 천재 박주영! 우리는 그의 우즈베키스탄전 동점골에 환호하고 쿠웨이트전 선제골에 열광하면서 축구 천재라는 수식어에 아무런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과거 한국 축구에는 말로써 만들어진 수많은 축구 천재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골잡이로 칭송받던 모 축구 선수가 지금은 이따금 비난의 대상이 되는 현실을 봤을 때,무조건적인 찬사만이 어린 축구 천재에 대한 애정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제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국가대표에 발탁된 박주영. 어리고 발전 가능성이 많은 그에게 올바른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사랑을 표현한다면 아마도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자랑스러운 대한 건아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석록 원장 stonelee@megastudy.net



[ 약력 ]


△(전)서울 화곡고 국어교사


△(전)서울시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언어영역 출제팀장


△(전)EBS 언어영역&논술 강사


△(현)대치 메가스터디 원장


<저서> '2008 대학입시 이렇게 준비하라' '언어영역 학습법' 7차교육과정 교과서 '국어생활' '작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