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에너지 상용화에 난제로 꼽혀 왔던 저장 문제를 얼음으로 해결한 획기적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주인공은 이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이 교수는 섭씨 0도에서 수소 분자를 얼음 입자 속의 수많은 미세공간에 저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세계적 과학잡지인 '네이처'에 가장 주목해야 할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실렸다.
이 교수는 순수한 물에 미량의 유기물을 첨가한 후 얼리면 얼음 입자 속에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한 공간들이 만들어지고,이 공간에 수소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특히 얼음 속으로 수소를 불어넣기만 하면 수소 분자들이 나노공간에 자연적으로 흡수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 교수는 해저에서 메탄이 얼음 속에 녹아 메탄 하이드레이트(methane hydrate:메탄과 물이 높은 압력에 의해 얼어붙어 고체상 격자구조로 형성된 에너지)로 존재한다는 점에 착안,연구를 시작했다.
이 교수는 연구 끝에 순수한 물에 미량의 유기물을 첨가,수많은 나노 크기의 공간을 가진 얼음을 만든 후 이 얼음에 수소를 주입한 결과 얼음 100g당 4g의 수소를 저장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은 수소를 영하 250도의 저온에서 액화하거나 350기압 정도의 아주 높은 압력을 가하는 방법으로 저장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들었다.
그러나 이 기술을 활용하면 3∼4도의 상온에서도 수소를 저렴하고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게 된다.
수소에너지 활용의 성공 여부는 효과적인 저장법을 확보하는 것에 달렸는데,이 교수의 연구가 이를 가능케 하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떠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