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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교양 기타

    대한민국은 부유한 국가라 정의할 수 있는가

    1. 서론 부(富)는 사전적으로 ‘넉넉한 재산’이라는 뜻이며, 주로 개인이 소유한 유·무형의 자산을 언급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부를 특정 국가로 확대한 넓은 의미의 경제적 관점에서 본다면, 국민 개인의 의식주 해결을 위한 소득수준을 넘어 여유로운 문화와 여가 활동이 가능한 경제적 수준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한민국은 경제적 지표상 부유한 국가로 정의할 수 있지만, 국민 대부분은 자신을 부유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 본론 경제적 수치를 종합해 보면,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2021년도 국내총생산(GDP)은 1조8100억 달러로, 세계 10위에 드는 수치다. GDP만 고려하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부유한 국가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021년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현재 미국 달러 가치로 3만5110달러로, 191개국 중 28위다. 해당 수치들은 대한민국이 부유한 국가임을 나타낸다. 그런데도 국민의 인식 속에는 대한민국은 부유한 국가가 아니다. 이는 생활 만족도에서 드러난다. 통계청은 2019년도부터 2021년까지 대한민국의 생활 만족도 수치가 10점 총점에 5.94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OECD에서 작성하는 ‘더 나은 삶 지수(BLI)’에 따르면 2022년도 OECD 회원국의 생활 만족도 평균은 6.7점이다. 대한민국은 OECD 38개 회원국 중 35위에 그치며 삶의 만족도가 매우 낮은 수준임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은 간극이 발생하는 이유는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 높은 집값을 감당하기에 부족한 낮은 임금 등을 꼽을 수 있다. 목표 지향적 국민성이 삶의 여유를 찾기보다 과도한 경쟁에 매달리는 것도 또 다른 이유일 것이다. 경제적으로 부유하면서

  • 시사·교양 기타

    예상치 못한 고(高)인플레이션 원인과 해결 방향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글로벌 경제의 시선을 사로잡은 단 하나의 단어를 뽑으라면 무엇일까? 아마도 ‘인플레이션’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국의 경우 금융위기 여파 이후인 2012년 1월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19년 12월까지의 전년 대비 연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이하 CPI 상승률)이 약 1.3% 수준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의 기간에는 평균 약 2.9%로 치솟았다. 인플레이션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高)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화폐의 실질 구매력이 약화하고, 이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를 급격히 끌어내린다. 반면 경제성장률에 걸맞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기업의 실질이자 부담 하락과 판매 수익성 확보를 통해 기업의 설비 투자 환경을 개선한다. 또 다른 핵심은 ‘예상치 못함’이다. 예상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은 경제주체들이 물가상승을 금리나 임금 결정 등 의사 결정에 반영할 수 있어 인플레이션의 민간 경제 왜곡이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은 민간 경제를 크게 왜곡한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은 명목임금의 실질 가치를 떨어뜨려 가계의 실질 소비수준을 감소시키고, 실물 자산 수요를 증가시켜 실물 자산 가격의 상승을 야기한다. 부유층은 부동산 등 실물 자산을 통해 어느 정도 헤지가 가능하지만, 대다수는 자산 소득보다 임금 소득 의존도가 높아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은 사회 불평등을 심화한다. 실제로 2019년 기준 보유 자산 가치 상위 20%와 하위 20%의 자산 격차는 약 142배였지만, 2021년에 그 차이는 약 251배로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인플레이션은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과 같은 총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