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국어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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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대중들이 영웅에게서 원하는 것은? 사랑과 업적, 그리고 능력
승상 나업은 딸 하나가 있었다. 재예(才藝)가 당대에 빼어났다. 아이는 이 말을 듣고 헌 옷으로 갈아입고 거울 고치는 장사라 속여 승상 집 앞에 가서 “거울 고치시오!”라 외쳤다. 나 소저는 이 말을 듣고 거울을 꺼내 유모에게 주어 보냈다. 나 소저는 유모 뒤를 따라 바깥문 안쪽까지 나가 문틈으로 엿보았다. 장사가 소저의 얼굴을 언뜻 보고 반해, 손에 쥐었던 거울을 일부러 떨어뜨려 깨뜨렸다. (중략)“거울이 이미 깨졌거늘 때려 무엇 하세요? 저를 노비로 삼아 거울값을 갚게 해 주세요.”유모가 들어가 이를 승상께 아뢰니 허락하였다. 승상은 그의 이름을 거울을 깨뜨린 노비라는 뜻으로 파경노(破鏡奴)라 짓고 말 먹이는 일을 시켰다. 말들은 저절로 살쪄 여윈 것이 하나도 없었다. 하루는 천상의 선관들이 구름처럼 몰려와 말 먹일 꼴을 다투어 그에게 주었다. 이에 파경노는 말들을 풀어놓고 누워만 있었다. 날이 저물어 말들이 파경노가 누워 있는 곳에 와 그를 향해 머리를 숙이며 늘어서자 보는 자마다 모두 기이하게 여겼다. (중략)이전에 승상은 동산에 꽃과 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파경노에게 이를 기르게 했다. 이때부터 동산의 화초가 무성하며 조금도 시들지 않아, 봉황이 쌍쌍이 날아들어 꽃가지에 깃들었다.[중략 부분 줄거리] 중국 황제는 신라 공격의 빌미를 얻고자, 신라 왕에게 석함을 보내 그 안에 있는 물건을 알아내 시를 지어 올리라 명한다. 왕이 승상에게 과업을 넘기자 승상은 근심하고, 이를 안 나 소저는 아버지에게 파경노가 신인(神人)의 기운이 있다며 그를 추천한다.승상이 말했다. “너는 어찌 쉽게 말하느냐? 만약 파경노가 할 수 있다면 나라의 이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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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옛글과 관련한 글에서 나타나는 한문의 직역을 이해해 보자
동양에서는 인식론을 거론할 때 흔히 주자의 격물(格物)과 치지(致知)를 거론한다. 격물의 기본 의미는 구체적 사물에서 나아가 그 극한에까지 사물의 이치인 리(理)를 탐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치지란 나의 지식을 극한까지 연마하고 확장해 앎의 내용에 미진한 바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 주자는 사람의 마음은 앎이 있지 않음이 없어서 격물을 통해 마음속에 본디 있던 앎을 밝혀내면 치지에 도달한다고 보았다. 이것이 바로 유가 철학의 전통적인 격물론이다. (중략)당초 퇴계는 격물을 추구한 결과의 상태, 즉 물리가 전부 파악된 경지를 뜻하는 물격(物格)을 ‘물에 격한’ 것으로 보았다. 이는 물을 인식 대상으로 보고 인식 주체인 사람의 마음이 대상에 이른다는 의미이다. … 하지만 만년에는 물격에 대한 해석을 ‘물이 격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즉 사람이 사물을 인식하고자 하면 사물에 내재한 리가 마음에 이른다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일방적으로 사물에 내재한 리에 다가가서 리를 획득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물을 인식하고자 하면 사물의 리가 사람의 마음에 다가온다는 의미이다. 이를 퇴계는 리가 마음에 직접 이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탐구하는 것에 따라 이른다고 해석했다. 이렇게 본 까닭은 만약 리가 리의 자발성만으로 마음에 이른다는 식으로 말한다면 사람들은 마치 리가 물리적인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잘못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인식 과정에서 인식 대상인 리의 능동성이 지나치게 강조되면 인식 주체로서의 마음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이른바 ‘리자도(理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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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버림받아도 순종하는 여인이여! 그대 이름은…
이 몸 삼기실 제 님을 조차 삼기시니한생 연분(緣分)이며 하늘 모를 일이런가나 하나 졈어 잇고 님 하나 날 괴시니이 마음 이 사랑 견졸 데 노여 업다평생(平生)애 원(願)하요데 한데 녜쟈 하얏더니늙거야 므스 일로 외오 두고 그리는고엇그제 님을 뫼셔 광한뎐(廣寒殿)의 올낫더니그 더데 엇디하야 하계(下界)예 나려오니올 저긔 비슨 머리 헛틀언 디 삼 년일쇠연지분(脂粉) 잇네마는 눌 위하야 고이 할고마음의 매친 실음 ??(疊疊)이 싸혀 이셔짓느니 한숨이오 디느니 눈믈이라인생(人生)은 유한(有限)한데 시름도 그지업다무심(無心)한 셰월(歲月)은 믈 흐르듯 하는고야염냥(炎凉)이 때를 아라 가는 듯 고텨 오니듯거니 보거니 늣길 일도 하도 할샤동풍이 건듯 부러 ?셜(積雪)을 헤텨 내니창(窓) 밧긔 심근 매화(梅花) 두세 가지 ?여셰라갓득 냉담(冷淡)한데 암향(暗香)은 므스 일고황혼의 달이 조차 벼마테 빗최니늣기는 듯 반기는 듯 님이신가 아니신가뎌 매화 것거 내여 님 겨신 데 보내오져님이 너를 보고 엇더타 너기실고- 정철, 사미인곡 - 님을 조차 삼기시니 … 님을 뫼셔 … 연지분(脂粉) 잇네마는 … 달조선 시대에는 남녀가 유별하였다. 남녀를 분별, 즉 구별하여 나눴던 것이다. 말이 분별이지 그것은 차별에 가까워서, 여자는 남자를 따르고 남자에 종속된 존재였다.이를 고려하면 시적 화자 ‘나’는 여자이고 ‘님’은 남자임을 느낄 수 있다. ‘나’는 ‘님을 조차(좇아) 삼기(‘삼기다’는 생기게 하다는 뜻의 옛말인데, 자주 나오는 어휘이니 외워 두자)’게 된 존재이고, ‘님을 뫼시’고 있었다. ‘나’는 임에 종속되고 임은 &ls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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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세계에 대해 무미함, 권태, 허무를 느꼈니? 그럼 부조리한 거야
나는 집에 도착한 그 첫 순간에 베일에 가린 듯이 모든 사물, 모든 사람들로부터 차단된 나 자신을 느꼈다. 집에서 맞는 첫날 아침을 나는 이상한 비현실감 속에서 맞았다. “이런 전선에서 두부 장수 종소리, TV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 수돗물이 넘치는 소리가 웬일일까?”라고 중얼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던 것이다. ‘이런 전선에서’란 느낌은 어떤 긴박한 위기에 대처한 생생한 의지였다. 그것은 아직도 내 몸에 밴 전쟁 냄새였다. 그런데 두부 장수 종소리, 유행가 소리 따위를 의식했을 때 나는 뭔가 맥이 탁 풀리는 것 같았다. 나의 안에 있는 긴박감에 비해서 밖은 너무도 무의미하고 태평스럽고 어쩌면 패덕스럽기까지 했다. 나미도, 학교 공부도, 또 나로부터 그토록 수많은 밤을 앗아 갔던 아틀리에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나는 그것들과의 관계를 다시 시작할 하등의 흥미도 관심도 없었다. 나날이 권태스럽고 짜증스럽기만 했다. 이따금 나는 내 안의 긴장에 대해서, 적어도 숨김없는 그 진실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말하려 애써 보았다. 그러나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가운데 부분 줄거리] ‘나’는 자신의 경험에 공감하지 못하는 애인 나미와도 거리감을 느끼고 이 세계가 극도로 허무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나’는 무력감 속에서 공터를 내려보던 중, 뽑기 과자를 팔고 무엇을 찾는 일에 열중하는 노인을 보게 된다.개는 하루 사이 아주 눈에 띄게 쇠약한 모습이고, 노인도 피곤하고 지친 모습이긴 하나 끈질긴 어떤 힘이 그의 전신에서 면면히 솟아 나오고 있는 듯하다. 나는 완전히 안정을 잃고 방 안을 오락가락했다. 믿어지지 않는다.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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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세계를 대립되는 둘로 나눠 이해해 봐…그럼 모든 게 명쾌해져
피타고라스학파는 미가 물질적인 대상의 형식적인 구조 속에 표현되는 객관적인 법칙이라고 생각하였다. 피타고라스는 수를 이 세상의 근원으로 보았기 때문에 아름다움은 그 대상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 간의 수적인 비례에 의한 것이라는 균제 이론을 내세웠다. … 균제 이론은 부분과 부분, 또는 부분과 전체의 관계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것이다. <중략>플라톤은 이 세계를 이데아계와 현상계로 나누고, 현상계는 이데아계를 본떠서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플로티노스도 플라톤과 마찬가지로 세상을 이데아계인 예지계와 감각세계인 현상계로 구분했다. 그러나 두 세계가 근본적으로 단절되어 있다고 본 플라톤과는 달리 플로티노스는 … 이 둘이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중략>플로티노스에 의하면 세상의 근원인 ‘일자(一者)’는 가장 완전하고 충만한 원천으로 … 만물은 일자의 빛이 흘러넘침, 즉 유출에 의해 순차적으로 생성된다. 일자로부터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절대적이며 초개별적인 ‘정신’이고, 정신으로부터 우주 영혼과 개별 영혼들이 산출된다. 일자, 정신, 영혼 이 세 가지 존재자들이 비물질적인 예지계를 구성한다. 이를 뒤이어 감각적 존재자들의 현상계가 출현하는데, 먼저 영혼으로부터 실재하는 감각 대상들의 세계인 자연이 유출되며, 다시 자연으로부터 가장 낮은 단계의 존재자들인 아무런 형상이 없는 질료들이 유출된다. <중략>플라톤은 예술이 이데아계를 모방한 현상계를 다시 모방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 플로티노스에게 있어 미의 형상은 본래 정신에 있는 것이지만 예술가의 영혼에도 정신의 속성인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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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시인, 왜 사물을 의인화하는 걸까?…데카르트주의자는 될 수 없으니까
겨울산에 가면밑둥만 남은 채 눈을 맞는 나무들이 있다쌓인 눈을 손으로 헤쳐내면드러난 나이테가 나를 보고 있다들여다볼수록비범하게 생긴 넓은 이마와도타운 귀, 그 위로 오르는 외길이 보인다그새 쌓인 눈을 다시 쓸어내리면거무스레 습기에 지친 손등이 있고신열에 들뜬 입술 위로물처럼 맑아진 눈물이 흐른다잘릴 때 쏟은 톱밥가루는 지금도마른 껍질 속에 흩어져해산한 여인의 땀으로 맺혀 빛나고,그 옆으로는 아직 나이테도 생기지 않은꺾으면 문드러질 만큼 어린것들이뿌리박힌 곳에서 자라고 있다도끼로 찍히고베이고 눈 속에 묻히더라도고요히 남아서 기다리고 계신 어머니,눈을 맞으며 산에 들면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바라보는나이테가 있다.- 나희덕, 「겨울산에 가면」- 나이테가 나를 보고 있다/… 이마와/도타운 귀…/… 손등…/신열에 들뜬 입술 …/… 눈물…/해산한 여인의 땀…/ 어머니사물에도 영혼, 정신, 의식, 마음이 있을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이고, 없다고 생각하면 데카르트주의자이다. 시인은 아무래도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여야만 할 것 같다. 그래야만 가슴 속에 있는 마음이 움직일 테니까….데카르트주의자에게 ‘나는 나이테를 본다’는 가능해도, ‘나이테가 나를 본다’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인간만이 정신, 의식을 지닌 존재, 즉 주체이고, 그 외의 것들은 정신, 의식이 없어 객체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에서 ‘나이테가 나를 본다’는 것은 주체인 ‘나’를 객체로, 객체인 ‘나이테’를 주체로 놓은 주객전도의 표현이다. 이를 쉽게 말하면 나이테라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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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설명은 없다! 오직 인물의 대사와 행동만 있을 뿐이다!
최 노인 : (화단 쪽을 가리키며) 저기 심어 놓은 화초며 고추 모가 도무지 자라질 않는단 말이야! 아까도 들여다보니까 고추 모에서 꽃이 핀 지는 벌써 오래전인데 열매가 열리지 않잖아! 이상하다 하고 생각을 해 봤더니 저 멋없는 것이 좌우로 탁 들어 막아서 햇볕을 가렸으니 어디 자라날 재간이 있어야지! 이러다간 땅에서 풀도 안 나는 세상이 될 게다! 말세야 말세!이때 경재, 제복을 차려입고 책을 들고 나와서 신을 신다가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는 깔깔대고 웃는다.경재 : 원 아버지두……최 노인 : 이눔아 뭐가 우스워?경재 : 지금 세상에 남의 집 고추 밭을 넘어다보며 집을 짓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최 노인 : 옛날엔 그렇지 않았어!경재 : 옛날 일이 오늘에 와서 무슨 소용이 있어요? 오늘은 오늘이지. (웅변 연사의 흉을 내며) 역사는 강처럼 쉴 새 없이 흐르고 인생은 뜬구름처럼 변화무쌍하다는 이 엄연한 사실을, 이 역사적인 사실을 똑바로 볼 줄 아는 사람만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최소한도로 아셔야 할 것입니다! 에헴!<중략>최 노인 : 듣기 싫어! (화초밭으로 나오며) 이 집안에서는 되는 거라곤 하나도 없어! 흔한 햇볕도 안 드는 집이 뭣이 된단 말이야! 뭣이 돼! (하며 화초밭을 함부로 작신작신 짓밟고 뽑아 헤친다.)어머니 : (맨발로 뛰어내리며) 여보! 이게 무슨 짓이오! 그렇게 정성을 들여서 가꾼 것들을…… 원…… 당신도……최 노인 : 내가 정성을 안 들인 게 뭐가 있어…… 나는 모든 일에 정성을 들였지만 안 되지 않아! 하나도 씨도 말야!- 차범석, 불모지 - 화초며 고추 모가 도무지 자라질 않는단 말이야! … 열매가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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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일반화로 만들어진 說, 모든 것을 설명하려 하나 설명할 수 없다
의사설의 기본적인 입장은 어떤 사람이 무언가에 대하여 권리를 갖는다는 것은 법률관계 속에서 그 무언가와 관련하여 그 사람의 의사에 의한 선택이 다른 사람의 의사보다 우월한 지위에 있음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의사설을 지지한 하트는 권리란 그것에 대응하는 의무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그는 의무의 이행 여부를 통제할 권능을 가진 권리자의 선택이 권리의 본질적 요소라고 보았기 때문에 법이 타인의 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권능을 부여하지 않은 경우에는 권리를 가졌다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의사설은 타인의 의무 이행 여부와 관련된 권능, 곧 합리적 이성을 가진 자가 아니면 권리자가 되지 못하는 난점이 있다. … 그래서 의사설은 권리 주체를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또한 의사설은 면제권을 갖는 어떤 사람이 면제권을 포기함으로써 타인의 권능 아래에 놓일 권리, 즉 스스로를 노예와 같은 상태로 만들 권리를 인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하지만 현대에서는 이런 상황이 인정되기가 어렵다.이익설의 기본적인 입장은 권리란 이익이며, 법이 부과하는 타인의 의무로부터 이익을 얻는 자는 누구나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타인의 의무 이행에 따른 이익이 없다면 권리가 없다고 본다. 이익설을 주장하는 라즈는 권리와 의무가 동전의 양면처럼 논리적으로 서로 대응하는 관계일 뿐만 아니라 권리가 의무를 정당화하는 관계에 있다고 보았다. … 그래서 누군가의 어떤 이익이 타인에게 의무를 부과할 만큼 중요성을 가지는 것일 때 비로소 그 이익은 권리로서 인정된다고 보았다. <중략>이익설의 난점으로는 제3자를 위한 계약을 들 수 있다. …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