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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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사업 중단 통보하던 날, 땅에서 기름 솟구쳤다
젊고 가난하고 외로운 남자가 있다. 대목장에서 일하는 그는 쉬는 시간이면 벽에 비스듬히 기대 폼을 잡는 것으로 우울과 불만을 해소하는 약간 ‘중 2’적인 캐릭터다. 종마를 사기 위해 도시로 나간 농장주가 말 대신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 돌아왔을 때 남자는 그만 첫눈에 여자에게 반하고 만다. 그러나 이미 유부녀에다 무일푼이기까지 한 남자에게 여자는 너무나 먼 존재다. 남자에게 호의를 가진 농장주의 누나가 사망하면서 그에게 약간의 땅을 남겨주었을 때, 남의 땅이 자기 농장 안에 있는 것이 싫었던 농장주의 고가 매입 제의를 거절했을 때 그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그 땅에서 홀로 시추를 시작했고 보상을 기약할 수 없는 지루한 노동 끝에 콸콸 석유가 쏟아져 나온 것이다. 1956년에 개봉한 영화 ‘자이언트’의 스토리다. 삐딱한 청춘의 대명사 제임스 딘, 아프로디테의 강림 같은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출연한 이 영화는 그러나 단지 영화일 뿐이다. 현실 세계에서 고물상 잡동사니 같은 장비로 나 홀로 시추를 해 석유를 퍼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석유가 땅에서 나온다고요?”1855년 예일대 화학 교수 실리만이 석유가 각기 다른 비등점에서 다양한 물질로 분류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이어지는 질문은 두 가지였다. 다 좋은데 과연 충분한 석유가 존재하느냐, 있다면 어떻게 파낼 것이냐. 당시 사람들은 석유를 지하의 석탄층에서 떨어지는 기름방울로 인식했고, 석유를 얻는 방법은 당연히 땅을 파내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리만 교수에게 연구 용역을 맡긴 투자 그룹의 리더 조지 비셀은 이미 동유럽에서 농부들이 수작업으로 땅을 파 등유 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