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블룸버그는 왜 영화 기생충이 틀렸다고 했을까?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작년 5월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더니 올해 1월 골든글러브 수상에 이어 아카데미 작품상도 수상했습니다. K팝에 이어 K무비의 시대가 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단한 일이죠. 하지만 이거 마냥 축하할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영화의 내용이 문제죠. 기생충 같은 영화가 성공을 거둘수록 한국인들의 불만과 불행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한국의 소득불평등도 미국·일본보다 낮아영화 기생충은 같은 집에서 동거하는 두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낸 블랙 코미디입니다. 부잣집에 가난한 가족이 더부살이를 하는 거죠. 두 집안 사람들의 상호작용 갈등 같은 상황을 유머 코드에 실어 실감나고 흡인력 있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날카로운 내용을 유머러스하게 담아냈다고 해서 블랙 코미디입니다. 제가 걱정하는 부분은 영화를 보고 크게 공감한 관객일수록 한국 사회의 빈부격차를 격렬하게 느낄 거라는 겁니다. 우리 사회에 대한 불만도 커지겠죠.그런데 외신이 뜻밖의 기사를 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이 기생충의 내용을 다룬 겁니다. 올해 1월 기사에서 한국 사회의 소득불평등이 기생충에 그려진 것처럼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블룸버그가 제시하는 근거는 지니계수와 소득 5분위 배율, 그리고 최상위 1%의 소득비율 등을 근거로 제시했는데요. 지니계수만 볼까요? 한국의 지니계수는 0.32인데 이는 아시아에서 동티모르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지니계수는 작을수록 소득분포가 평등함을 나타냅니다.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같은 선진국들보다 한국의 지니계수가 더 낮습니다.소득수준 올라도 가난하다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국제유가 급락해도 찔끔 내리는 국내 석유 값…과도한 세금부과로 소비자 혜택 가로막아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국내 휘발유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원유 가격은 마이너스가 될 정도로 떨어졌다는데 휘발유 가격은 왜 찔끔 내리는 거야. 그런데도 그 휘발유 파는 정유사는 왜 위기라는 거야. 이런 의문에 대한 나름의 답입니다.먼저 가격의 움직임부터 알아보죠. 4월 20일 국내 휘발유의 주유소 판매가격 평균값은 L당 1330.8원. 연초인 1월 2일 가격 1558.7원에 비해 14.6% 내렸습니다. 원유 가격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중동 원유를 쓰는데요. 같은 기간 두바이유값은 배럴당 65.69달러에서 20.61달러가 됐습니다. 68.6% 내렸습니다. 원유 가격은 68.6% 내렸는데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14.6%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그야말로 찔끔 내렸습니다.휘발유 가격의 66%가 세금왜 원유가격 하락이 휘발유값에 제대로 반영이 안될까요? 정유사와 주유소들의 폭리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그렇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금이지요. 사실 정유사의 정제마진은 1% 수준입니다. 석유값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세금입니다.실제 가격을 가지고 따져보죠. 4월 3주차, 4월 12일부터 18일까지의 기간에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330.75원인데요. 이 가격이 어떻게 나왔는지 E컨슈머라는 시민단체에서 상세히 분석해 놨더라고요. 휘발유의 L당 세전(稅前) 공장도 가격은 310.3원입니다. 여기에 에너지 교통환경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 세금 852원이 붙습니다. 그것을 합친 금액 1162.33원에 공장에서 주유소로 출하되는 거죠. 주유소는 거기에 134.30원을 붙여 1330.75원에 파는 겁니다. 그 속에 또 부가가치세 15.31원이 들어 있습니다. 휘발유값에 포함된 세금을 다 합치면 888원이고요. 휘발유값 133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외환 부족 위기 넘겼지만…일본 등 5개국과 달리 한시적 계약이라 아쉽죠

    오늘은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한국은행이 미국 중앙은행(Fed)에 원화를 맡기고 미국 달러를 받아오는 장치입니다. 이자가 붙지 않는 통화 간 교환이라는 면에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과는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했고, 그 후 종료된 상태였는데 이번에 다시 체결하게 된 것입니다.한·미 통화스와프가 필요한 이유는 달러 위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환율이 급격히 올랐죠.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를 급격히 회수했기 때문입니다. 돈이 미국이나 일본 같은 그나마 안전한 나라로 돌아가는 거죠. 그러다가 지난 3월 한·미 통화스와프 발표가 나면서 잠시 한숨을 돌리게 된 겁니다. 그런데 다시 올라가네요. 이번 위기의 근원이 달러 유동성 부족에 있는 게 아니라 실물경제 붕괴에 있기 때문입니다. 달러 부족은 표면적인 증상인 거죠. 그래도 한·미 통화스와프로 급한 증상은 최소한 해결하는 거죠.한·미 통화스와프는 달러 유출로 인한 환율 급등에 특효약입니다. 올 3월 5일 달러당 1181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19일에는 1286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러다가 큰일나는 거 아닌가 걱정되는 상황이었는데요. 그때 마침 Fed가 한국과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환율은 다음날 바로 1245원으로 급락했습니다. 한국에서 외환 부족 사태가 생길 걱정은 없겠구나 하는 믿음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생겨난 거죠.이번에 미국이 통화스와프 기회를 제공한 나라는 한국만이 아닙니다. 한국을 비롯한 9개국을 대상으로 동시에 발표됐습니다. 한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코로나19에 재난지원금 푼다는데…경기 부양시킬까, 국가 빚만 늘릴까

    안녕하세요? 오늘 제목은 ‘줄줄이 풀리는 돈들… 그 결말은?’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돈이 엄청나게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 7조원, 지방자치단체의 재난기본소득 약 2조원, 소비쿠폰 2조8000억원 등이 있고요. 기업들에 대해서 중소·중견기업 58조원, 회사채 시장 등에 31조원 등 그것 역시 종류와 액수가 무척 많습니다. 지원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현금 지급이죠. 긴급재난지원금 4인가족 100만원, 또 소비쿠폰 같은 것들이 다 현금성 지원금입니다. 둘째는 대출 확대입니다. 기업 지원금이 대개 이런 성질이고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또 한국판 양적완화라고 부르는, 금융기관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연 0.85% 금리로 무제한 매입 같은 것도 다 대출을 늘리는 것입니다.도산과 실직을 막기 위한 긴급재난지원금이런 조치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먼저 왜 긴급조치가 필요한지를 생각해 봐야 하죠. 바이러스로 인해 경제가 멈춰 선 것이 문제죠. 갑자기 매출이 곤두박질치니까 대출을 갚을 수 없어집니다. 부도나기 십상이죠. 영세 자영업자들도 매출이 줄어드니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야 하고 월세를 내기도 어려워지겠죠. 그런데 이들 중 상당수는 코로나19가 지나간 후 다시 필요한 기업이고 가게들이란 말이죠. 그것을 당분간 망하지 않게 도와주는 것이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코로나19 때문에 갑자기 직장과 소득을 잃은 사람들의 생계를 긴급하게 도와주기 위함입니다.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긴급재난지원금이라는 것,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한다는데요. 정말 지원이 필요한 사람은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에요.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푸틴은 왜 금 사재기에 열 올릴까

    안녕하세요? 오늘 제목은 푸틴은 왜 금(金)을 사들이나입니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금에 집착하는 나라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일 겁니다. 열심히 금을 사 모으죠. 러시아는 2014년부터 금 보유량이 급격히 늘고 있어요. 2014년에 171t, 2015년에 208t. 그렇게 모아서 2019년에는 2230t이 됐습니다. 세계 5위예요. 금액으로 치면 외환보유액 중에서 18.6%, 금값이 올랐으니까 20%가 넘었을 겁니다. 외환보유액을 운영하는 나라 중 가장 많은 수준이에요. 2007년에는 2.5%에 불과했는데요. 이렇게 급격히 늘어난 겁니다.미국의 경제제재 맞서 무역 결제수단 확보왜 금에 투자할까요? 미국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푸틴의 러시아는 팽창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크림반도 점령, 우크라이나와 갈등 같은 사건들은 러시아의 팽창정책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죠. 그런 러시아에 대해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죠. 미국은 2013년부터 러시아를 경제 제재로 응징하고 나섰습니다. 러시아는 그게 고민이죠. 러시아에는 석유와 가스가 많이 생산됩니다. 주된 외화 수입원도 석유 및 가스 수출대금이죠. 그런 상황에서 미국이 경제 제재를 하다 보니 원유 매각 대금의 결제가 한 달씩이나 걸리는 등 달러 유통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러시아는 미국 달러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죠. 탈(脫)달러의 한 가지 방법으로 금을 사 모으는 겁니다.그런 면에서 중국도 비슷합니다. 중국의 금 보유량은 2014년까지 1100t 수준이었는데 2015년부터 1900t으로 늘었습니다. 참고로 세계 금 총량은 약 19만t이고, 그중 각국 중앙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보유량이 3만2000t입니다.각국 중앙은행들도 금 투자 늘려그런데 2016년 이후 금 가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독일에 넘어간 배달의민족, 요기요 한 식구 됐는데…글로벌 시장서 혁신 이어갈까…독점 피해 커질까

    오늘은 배달의민족 합병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배달의민족을 독일 배달기업인 DH가 인수하기로 했습니다.배달의민족. 음식배달 주선 업체죠.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받아 설치하고 원하는 식당과 음식을 고른 후 결제하면 됩니다. 참 편리한 세상입니다. 할인쿠폰도 많이 주더라고요. 그런데 이 배달의민족이라는 신생기업을 DH라는 독일 배달기업이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DH가 87%를 인수한 겁니다. 가격을 4조원이나 주고 말입니다.세계적으로 뜨는 배달앱 비즈니스독일 기업이 한국 음식 배달업체를 4조원이나 내고 인수하다니 신기하죠? 그런데요. 이 음식배달업이 세계적으로 뜨는 비즈니스입니다. 영국의 딜리버루라는 배달업체는 영국을 넘어서 프랑스 독일 스페인까지 진출했습니다. 미국에도 그럽허브, 도어대시, 우버이츠 같은 막강한 배달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죠.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가상 레스토랑, 클라우드 키친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식당업 외식업 자체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는 겁니다.우리나라에도 외국 업체의 본격적인 진출이 시작되었습니다. 거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의 을지로위원회에서 이의를 제기한 적이 있죠. 그렇게 되면 독점이 형성돼 배달기사 식당 주인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죠.잠시 업계 상황을 살펴볼까요. 1위가 배달의민족 56%, 2위 요기요 33%, 3위가 배달통 11%인데요. 요기요와 배달통 두 개 모두 DH가 경영하고 있습니다. 우버이츠 같은 다른 업체들도 있긴 한데 실적이 아주 미미합니다. 그 DH가 1위인 배달의민족까지 인수한 거예요. 시장점유율이 거의 100%가 된 거죠.국내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