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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집콕'이 지긋지긋해 질렀다…보복소비 덕에 잘나가는 名品시장

    패션회사의 1년 성적표는 겨울철이 좌우한다. 두껍고 묵직해 단가가 비싼 옷은 이때 많이 팔리기 때문이다. 올겨울 패션업계의 판매 실적은 코로나19 탓에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이후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패션 매출은 전년 대비 10~20% 줄었다. 어느 정도 각오했던 일이라지만, 패션업체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다만 해외 명품 브랜드만큼은 이런 불황의 ‘무풍지대’다. 이들 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1년 전보다 오히려 20~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른바 ‘보복소비(revenge spending)’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보복소비는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외식, 여행, 외출을 마음대로 못하고 ‘집콕’에 지친 사람들이 고가의 물품을 소비함으로써 일종의 보상감을 얻는다는 것이다. 명품업체 주가는 고공행진 중원래 보복소비는 결혼한 사람들이 배우자에게 화가 났을 때 비싼 물건을 왕창 사들여 과소비로 복수한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다른 의미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보복소비는 일상생활을 잃어버린 데 따른 우울함을 쇼핑으로 해소하려는 심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언택트(untact)’가 대세가 됐다곤 하지만, 대면활동의 위축은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한다는 것이다.주요 명품업체 주가는 판매 호조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루이비통, 펜디, 불가리, 티파니 등을 거느린 명품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주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30% 가까이 급등했다. 까르띠에, 몽블랑, 피아제 등이 소속된 리치몬트 주가는 같은 기간 50%가량

  • 커버스토리

    '마법의 은(銀) 탄환' 코로나 백신 개발…'팬데믹 탈출' 인류의 반격이 시작됐다

    ‘마법의 은(銀) 탄환(magic silver bullet).’콜레라 백신이나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처럼 인류를 괴롭혀온 질병을 예방·치료하는 물질을 의료계에서는 ‘마법의 은 탄환’이라고 부른다. 전설 속 늑대인간이나 흡혈귀를 물리칠 때 쓰는 무기에서 유래한 단어로 한 방이면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을 담고 있다. 지난해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는 백신이 지난달 긴급 승인되고 접종이 이뤄지면서, 올해 이들 백신이 ‘마법의 은 탄환’으로 작용하리라는 희망이 움트고 있다.코로나19 발병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날은 2019년 12월 31일.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달 8일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영국에서 처음 접종됐다. 이후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른 제약업체의 백신도 긴급 사용 승인이 이뤄져 현재 세계 40여 개국에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은 다음달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 명분을 포함해 올해 5600만 명분의 백신을 도입할 예정이다.지난 14일 기준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226만4451명, 누적 사망자는 197만6110명으로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백신으로 인류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처음 발병한 중국이 유전자정보를 서둘러 해독해 전 세계에 공개하고 많은 국가들이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91개 국가의 인구 중 20%의 취약계층에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국제프로젝트 ‘코박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참여하는 등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가 이뤄지고 있어서다.인구의 70% 이상이 백신을 맞아 &l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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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RNA·바이럭스벡터 방식…백신도 종류가 다양하네

    신종 전염병이 발병한 지 1년여 만에 그에 맞서는 백신이 개발된 것은 세계 의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심각하고 백신 개발에 전 세계 인력과 자본이 집중 투입됐다는 의미다. 코로나19와 인류 사이의 전쟁일 뿐 아니라 백신 개발과 접종을 둘러싼 국가 간, 제약사 간 글로벌 경쟁이 여전히 뜨거운 이유이기도 하다. 백신 개발 선점 경쟁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지난달 8일 영국에서 처음 접종됐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것으로 추정되는 2019년 11월 17일 이후 1년여 만이다. 중국 푸단대 연구진이 코로나19의 유전정보(염기서열)를 공개한 지난해 1월 10일 이후 200여 개 글로벌 제약사가 백신 개발에 나서 현재 화이자, 모더나(미국), 아스트라제네카(스웨덴·영국 합작기업) 등 제약업체들이 영국 등에서 사용 허가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이들과 얀센(벨기에)의 백신까지 포함해 네 가지 백신을 도입하기로 했다.백신은 실제 병원체보다 독성이 약하거나 병원체와 비슷한 물질을 몸속에 넣어 싸워보게 한 뒤 대응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그러나 화이자와 모더나가 처음 개발한 ‘리보핵산(mRNA) 백신’은 약화시킨 바이러스를 몸속에 넣는 게 아니라 mRNA(메신저 RNA)를 이용해 코로나19와 같은 표면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를 전달한다. 그러면 체내 면역세포가 여기에 대응할 항체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이 개발한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몸속에서 증식하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다른 바이러스(아데노바이러스)에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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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시황도, 아킬레스 어머니도 '완전한 백신'을 찾았던 걸까

    우리 몸은 다양한 면역 체계를 가지고 있다. 수십억 년의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쌓은 탑이다. 외부 물질에 위협당하면 우리 몸은 적절한 방어 체계를 세우면서 응전해왔다.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가 말한 ‘도전과 응전’이다. 우리의 도전자들도 만만치 않았다. 새로운 무기로 끊임없이 공격해왔다.지난 1년간 지구촌을 공격한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는 우리 몸이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도전자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이 ‘당했다’. 인류는 지금 새로운 체계를 갖추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결과물이다. (1) 아킬레스가 완벽한 면역을 가졌다면백신의 역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됐다. 한 번 맞으면 모든 면역 체계를 갖추게 해주는 물질은 없을까? 신화에서, 실제 역사에서 불로장생의 물질을 찾았던 이야기는 많다. 중국 진시황제가 원했던 불로초도 ‘완전한 백신’이 아니었을까?신화는 원조 백신의 단서를 제공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전쟁영웅 아킬레스는 죽지 않는 ‘면역의 전사’였다. 아킬레스의 어머니는 갓난아이 아킬레스를 스틱스 강에 담갔다가 꺼냈다. 스틱스 강물은 일종의 백신이었던 셈이다. 아뿔싸! 아기를 물에 담글 때 엄마는 아이의 발목을 잡았고 이 발목은 스틱스 강물에 젖지 않았다. 모든 전쟁에서 이기던 아킬레스는 그만 발목에 화살을 맞아 죽었다. 완벽한 면역은 없다는 암시 아닐까? (2) 백신의 기원 - 천연두와 제너백신은 진화를 통한 면역 체계와 달리 인공적이다. 바이러스나 세균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의약품이라는 의미다. 백신이라는 말 자체도 최근에 생겼다. 200여 년 전인 1770년

  • 생글기자

    코로나19로 전세계는 '인포데믹'의 혼돈

    코로나19가 2020년의 끝자락에서조차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이 정부 대응에 따르기보다는 자신 혹은 자신과 동일한 생각을 가진 집단의 방식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춰 걸러진 정보로 인해 편향된 정보에 갇히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올해 초 뮌헨안보회의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가 “우리는 단순히 감염병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인포데믹과도 싸우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코로나19 발생 후 전 세계는 인포데믹 물결에 휩쓸리고 있다. 인포데믹이란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로, ‘어떤 사안에 대해 부정확하게 증폭돼 부작용을 낳는 정보의 범람’을 뜻하는 용어다. 지난 4월 이란에서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소독용 알코올을 마셨다가 700명 이상이 사망하고 90명 이상이 실명한 일이 벌어졌으며, 6월엔 영국에서 5세대(5G) 이동통신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킨다는 황당한 소문이 퍼지며 기지국 철탑에 불을 지르는 사례가 발생했다. 과거와 달리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여론 조작을 위한 트롤링(trolling: 공격적이거나 불쾌한 내용을 대량으로 퍼뜨려 부정적인 반응을 의도적으로 유도하는 행위) 부대, 수익을 노린 클릭 미끼, 대량으로 정보를 유포하는 봇(bots)까지 등장했다.1995년에서 2020년까지의 뉴스, SNS, 동영상 공유 사이트, 댓글 등을 분석한 결과, 인포데믹이 가장 많이 발생한 재난 유형은 ‘감염병’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같은 신종 감염병과 미세먼지 등처럼 불확실성이 높고 학자마다 다른 연구 결과와 견해가 존재할 때 발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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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뚫고 K바이오 군단이 달린다

    세계의 이목이 제약·바이오업계에 쏠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코로나19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다.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이 앞다퉈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도전하는 이유다.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임상시험은 세계에서 1200여 건이 진행되고 있다. 임상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는 절차다.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야 의약품을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다. 미국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는 임상시험에서 얻은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세계 첫 코로나19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 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등 40여 개 기업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신약 개발은 녹록지 않다. 대개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10~15년이 걸리고 임상시험에 수천억원이 든다. 초기단계 후보물질 1만 개 가운데 1~2개꼴로 신약 허가를 받을 정도로 성공률이 낮다.코로나19는 굴지의 글로벌 바이오헬스기업들에 치이던 국내 기업들이 한 단계 도약할 기회이기도 하다. 효과적인 방역과 뛰어난 기술력이 합쳐져 세계에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국산 의료기기의 우수한 성능이 알려지면서 각국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씨젠은 3개월 만에 코로나19 진단키트 1000만 개를 수출했다. 이달부터는 매달 2000만 개의 키트를 생산한다. 지난해 총

  • 생글기자

    공감과 절제로 '코로나 위기'를 이겨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이후 우리 사회의 많은 모습이 바뀌었다. 바이러스 감염을 최소화하려는 사회적 거리 두기의 노력은 사람들의 생활방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얼마 전까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하던 ‘소셜다이닝(Social Dining)’이나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위해 퇴근 후 자기계발에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문화가 사라졌고, 집 안에 머물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집콕족’이 늘었다. 또 전염병의 세계적 유행을 의미하는 ‘팬데믹(Pandemic)’, 잘못된 정보나 소문이 미디어 등 매체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는 현상을 뜻하는 ‘인포데믹(Infodemic)’이라는 신조어들이 등장했으며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기업 전체의 셧다운을 막기 위해 재택근무 시스템을 채택하는 기업이 늘면서 ‘홈오피스(Home Office)’라는 개념이 낯설지 않아졌다. 그리고 이제 중·고교 학교들에도 ‘온라인 수업(e-Learning)’이라는 새로운 학습방식이 도입됐다.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 사람들은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자고 했지만,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장보기가 꺼려지면서 배달음식을 주문하거나 인스턴트 반조리 식품을 구매하는 가정이 늘어 전에 없는 일회용품,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도 겪고 있다.지난겨울부터 시작된 전염병 사태는 아직도 여전히 우리를 바이러스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그러는 사이에도 기어이 봄은 왔다. 만개한 꽃들 사이로 뿜어지는 찬란한 봄빛과 생명의 기운은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그 빛을 함께 느낄 수 없는 사람들이 생각나 슬픈 봄이다. 이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