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
-
홍창섭의 수학으로 보는 세상
직선만 그렸는데 곡선이 태어났다(feat. 가우디) [재미있는 수학]
“직선은 인간의 영역이고, 곡선은 신의 영역이다.”조개껍데기의 나선, 바람에 깎인 산등성이, 주변에 널린 작은 돌멩이, 가지 끝에 매달린 열매까지 모두 곡선입니다. 곧게 뻗은 듯한 나무도 자세히 보면 미세하게 휘어 있고,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이나 지평선마저도 사실은 지구를 따라 굽은 거대한 곡선의 일부일 뿐입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사는 안토니 가우디는 “곡선이야말로 신이 세상을 빚은 언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주어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프로젝트를 휘어지고 솟아오르며 살아 있는 듯한 곡선으로 설계했습니다.여기엔 묘한 역설이 숨어 있습니다. “곡선은 신의 영역”이라던 가우디가 정작 그 곡선을 가장 정직한 직선으로 빚어냈다는 사실입니다. 휘어진 거푸집도, 곡선을 그리는 특별한 도구도 없이, 그가 손에 쥔 것은 곧게 뻗은 끈과 막대기뿐이었습니다. 인간의 도구인 직선으로 어떻게 신의 곡선을 세울 수 있었을까요. 그 비밀은 두 가지 수학에 있습니다. 하나는 줄을 매달면 저절로 나타나는 곡선이고, 다른 하나는 직선만으로 빚어지는 곡면입니다.평면 위 스트링 아트의 원리를 그대로 3차원으로 끌어올리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가우디는 이 지점에서 신의 곡선을 인간의 직선으로 번역하기 시작했습니다. 평면 위에서 직선이 곡선을 만들어냈다면 공간에서는 직선이 곡면을 만들어냅니다. 사실 원리는 단순합니다. 곧은 막대 2개를 나란히 세우고 그 사이를 곧은 실 여러 가닥으로 촘촘히 연결해봅시다. 두 막대가 완전히 평행하면 실들이 만들어내는 면은 평평한 평면입니다. 하지만 한쪽 막대를 살짝 비틀거나 기울이면 어떻게
-
과학과 놀자
'킬링 곡선'으로 보는 지구와 인류의 미래
과천과학관과 함께 하는 과학 이야기 (7)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섬 하와이에는 마우나로아 관측소라는 곳이 있다. 이 관측소는 지구 상에서 가장 오래 전부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곳이다. 이 곳에서 관측한 이산화탄소 농도를 연도별로 기록한 그래프를 ‘킬링 곡선(Keeling Curve)’이라고 한다. 관측을 시작한 연구자인 찰스 데이비드 킬링의 이름을 따 그렇게 불리고 있다.첫 관측은 1958년 3월이었다. 그 해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315㏙이었다. ㏙은 공기의 농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100만분의 1을 뜻한다. 이 그래프는 꾸준히 상승해 올해 2월 419㏙까지 올랐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진 것이다. 예전에는 과학 교과서에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0.03%라고 나왔었는데 이제는 0.04%로 수정돼야 하겠다. 2013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이미 400㏙을 돌파했으니까.그래프를 좀 더 자세히 보면 일정한 간격으로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모습도 보인다. 최근 5년간(2017년 1월~2022년 2월)의 그래프를 확대해 보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매년 5월에 가장 높고, 9월에 가장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식물의 광합성에 따른 결과다.북반구 온대 지역의 식물이 광합성을 활발히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봄~여름, 즉 5~9월엔 이산화탄소 농도가 줄어들었다가 가을~겨울, 즉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광합성이 약해지면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다시 증가하는 것이다. 계절에 따른 변화는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킬링 곡선은 단순히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여러 연구를 통해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는 지구 평균 기온과 깊은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