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TESAT 공부하기 기타

    임금도 수요·공급이 결정…무작정 올리면 일자리 줄어든다

    거의 5%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이 2023년도 최저임금 협상을 어렵게 할 것이란 예상은 이미 나와 있다. 노동계는 “물가를 감안해 내년 최저임금을 29.5%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경영계는 “코로나 위기에서 막 벗어나기 시작한 경제가 다시 고꾸라질 수 있다”며 인상 자제를 요구한 상태다. 주변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노사의 최저임금 협상에 적대적이다. 가격하한제의 하나인 최저임금제를 알아보자. 최저임금제는 실업을 낳기도임금도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수요·공급 원리를 따른다. 정부 개입이 없다면 임금은 <그림1>에서처럼 노동 공급(근로자)과 수요(고용주)가 만나는 ‘균형임금’에서 결정된다. 균형임금은 시장 임금이 된다. 만일 정부가 개입해 최저임금을 균형임금보다 높이면 <그림2>처럼 노동 공급량은 증가하고 수요량이 감소한다. 노동 공급량이 초과한 만큼 실업이 발생한다.최저임금이 시급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라도 생산성이 시간당 1만원을 넘으면 고용주는 근로자를 계속 고용한다. 그러나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곳은 쉽게 생산성을 올리기 어렵다. 1만원 이하를 주면 불법 노동행위이기 때문에 고용주는 근로자를 해고하고 가족을 투입하려는 인센티브에 노출된다.결국 최저임금이 9000원이었다면 고용됐을 근로자의 소득 기회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사라질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을 높인다는 ‘선의’가 실업이라는 나쁜 결과를 낳는 것이다. 최저임금을 너무 많이 올리면 임금 부담을 이기지 못한 작은 사업체들이 문을 닫는 것도 같은 결과다. 美 흑인 실업률 높인 최저임금제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사람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적절한 대우에 3개월마다 교대근무…피라미드는 임금 노동자들이 만들었다

    거대한 피라미드를 바라보면 사람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저마다 생각하는 바는 다를 수 있지만 ‘강제노동’을 연상하는 것이 일반적일 듯싶다. 100년 남짓한 기간 2500만t에 이르는 엄청난 돌을 사람의 힘으로 옮겨 만든 피라미드야말로 노예의 고통을 표현하는 데 있어 최상의 상징물일 것이다. 칼 A 비트포겔도 피라미드를 “최소의 아이디어로 최대의 자재를 허비한 전제주의적 기념물”이라고 표현했다. 빵·맥주 등 구체적 임금 지급 기록하지만 실제로는 가혹한 처벌이 수반된 노예 노동으로 피라미드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피라미드는 어느 정도 보상을 받는 일종의 ‘임금 노동자’가 만든 것이라는 게 역사학자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피라미드 건설과 관련해선 대규모 협동노동과 분업이 이뤄져야만 했고, 수십만의 사람이 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동원돼야 했다. 이 과정에서 ‘채찍’만으로 대업을 완수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실제로 피라미드를 만들던 고대 노동자의 야영지에서 발견된 흔적이나 테베 근방 데이르 엘 메디네에서 발견된 노동자 생활지 유적을 보면 모든 인부가 적절한(?) 대가를 받았다는 게 분명하게 드러난다. 숙련공뿐 아니라 채석장에서 석재를 옮겨 공사현장에 쌓아놓는 단순 비숙련 노동자까지도 빠짐없이 일정한 대가를 받았다. 측량가, 제도공, 공학자, 목수, 채석공은 물론 화가와 조각가 등 숙련·비숙련 가릴 것 없이 모두 숙식을 제공받고 노동의 대가를 챙겼다.2010년 이집트 고유물최고위원회는 제4왕조(기원전 2575~2467년)시대로 추정되는 대피라미드를 건설한 노동자의 묘지군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파라오 무덤 옆에 노동자

  • 시네마노믹스

    인구 절반은 줄여야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악당 타노스는 몰랐다…'공허함의 비극'을

    “우주는 유한해. 자원도 그렇지. 이대로 가면 아무도 못 살아남아.”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 등장하는 악당 타노스(조쉬 브롤린 분). 이 악당의 목표는 여느 악당과는 다르다. 인간을 비롯한 우주 생명체의 행복을 꿈꾼다. 그런데 우주의 행복을 위한 전제조건이란 게 전형적인 악당의 그것이다. 타노스는 생명체의 절반이 죽어야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믿는다. 인구는 빠르게 늘어나는데 자원은 부족하다는 걸 이유로 내세운다.여러 행성을 다니며 직접 생명체의 절반을 죽이는 것도 모자라 단 한 번에 절반을 죽일 방법을 찾는다. 우주에 흩어진 여섯 개의 스톤을 모두 모아 전지전능한 힘을 가지는 것이 바로 타노스의 구상이다. 여섯 개의 스톤을 확보한 순간, 손끝을 튕기는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우주 생명의 절반을 거둘 수 있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전 우주의 히어로들이 힘을 합쳐 타노스에 맞서는 게 어벤져스 시리즈의 핵심 줄거리다. 타노스와 맬서스의 인구론타노스의 철학은 영국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의 주장과 맞닿아있다. 맬서스는 1798년 내놓은 ‘인구론’에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 비해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 그치기 때문에 인구가 줄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프1>은 이런 맬서스의 이론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맬서스는 인구가 대략 25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기 때문에 200년 뒤에는 인구와 식량의 비율이 256 대 9, 300년 뒤에는 4096 대 13까지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업혁명에 성공해 미래에 대한 낙관론이 팽배했던 18세기 영국에서 나온 ‘음울한 이론’이었다.맬서스가 말한 인구를 줄이는 방법은 타노스만큼이나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빈곤에서 벗어나려면 인구를 억제해야 할까

    지구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마냥 인구가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 영국의 정치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는 이런 문제에 일찌감치 주목했다. 그는 성공회 성직자 출신으로 케임브리지대를 우등으로 졸업한 수재였다. 그가 1798년 《인구론》을 발표하기 직전 잉글랜드와 아일랜드에서는 전쟁 작황부진 식량 폭동 등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는 18세기 말에 산업혁명으로 팽배하던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은 《인구론》을 발표했다.맬서스는 인간의 강한 성욕 때문에 인구 증가를 막기 어렵다고 보았다. 인구는 25년마다 두 배로 증가하는 반면, 식량 생산은 천천히 증가해 파국을 맞는다는 것이다. 식량이 늘면 인구가 늘어 노동력이 증가하지만 곧 인구 포화로 임금이 떨어지고 식량이 비싸진다. 임금이 싸지면 지주들은 농업 노동자를 더 고용하게 되어 다시 식량 생산이 늘지만 ‘먹는 입’이 더 빨리 늘어 또 식량 부족에 직면한다. 이런 악순환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것을 ‘맬서스 함정’이라고 한다. 생산성 향상 속도가 인구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소득이 정체되고,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맬서스 함정맬서스 함정은 생산을 토지에 의존했던 산업혁명 이전에는 일리 있는 분석이었다. 14세기 중반에 페스트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줄었을 때 임금이 크게 오른 것이나, 16세기 이후에 인구가 늘면서 임금이 떨어진 것과 같은 사례가 즐비했기 때문이다.맬서스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인구가 곧 부로 간주되던 농경사회에서는 다산이 미덕이었다. 경제 성장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았고, 설사 성장한다고 해도 그것은 인구 증가에 의한 것이었을 뿐 지속 가능하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