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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기타

    마틴 루터 "구원은 선행 아닌 믿음의 결과"

    “역사는 신비에 가득 찬 신의 작업장이다.” 괴테가 한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말에 동의하지 못한다. 역사는 그다지 신비롭지도 않으며 신의 작업장이라는 표현에는 신념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한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매몰된 광부 한 명을 구하기 위해 그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무수한 사람이 기꺼이 팔을 걷어붙이고 목숨을 건다는 데 인간의 위대함이 있다”는 카뮈의 경구는 울림이 크다. 그보다 “역사는 자연과학적 필연 + 확률적 우연의 결과물”이라는 말이 더 와닿는데, 조금 어려워 보이지만 간단히 말하면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다만 그 일이 누구로 인해 일어날 것인지만 확률적이라는 얘기다. 1517년 루터가 종교개혁의 기치를 높이 들었을 때 자연과학적 필연, 그러니까 객관적 환경은 충분히 무르익은 상황이었다.1000년 가톨릭 세계관, 부르주아 이익과 충돌일단 1000년 동안 지속된 가톨릭의 세계관은 새로운 계급인 부르주아의 이익과 심각하게 충돌했다. 당시 일을 하지 않는 주일과 각종 성인(聖人)을 기리는 축일이 1년에 무려 100일이었다. 사람이 놀아도 밀은 자라지만 사고파는 게 일인 부르주아에게 100일의 강제 휴무는 징벌과 다름없다. 이들은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한편 로마 가톨릭은 구원에 대한 희망과 지옥에 대한 공포를 이용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신자들은 고해성사를 통해 지옥의 저주를 피하려고 했고 현세와 내세의 일시적 형벌은 면벌부라는 종교적 공채를 통해 기간을 단축했다. 이때 나타난 사람이 루터다. 루터는 교황, 주교, 사제들이 전혀 영적 계급이 아니며 동일한 믿음을 가진 기독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