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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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돈 풀면 거품·장기불황 불러…시장 본연의 기능 회복시켜야
일본은 1950년대 중반 이후 고도성장을 지속하며 1980년대 초에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의 1만2900달러와 비슷한 1만3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와 같은 고도성장의 주역은 수출이었다. 일본은 대미(對美) 수출을 통해 많은 무역흑자를 냈고, 수출이익을 가능한 한 많이 남기기 위해 고정환율제를 채택했다. 고정환율제는 환율 변동폭을 제한하여 국제거래를 할 때 공동화폐를 쓰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게 한다. 특히 무역거래 시, 화폐의 가치 차이로 발생하는 환차손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에 대미 수출에서 짭짤한 수익을 얻는 동안, 미국 제조업은 일본의 저가 제품에 밀려 치명타를 입었다. 이에 대책을 강구하던 미국은 1985년 '플라자합의'를 통해 달러 가치를 낮췄다.그 결과, 1년 사이에 엔·달러 환율이 반 토막 났고, 더 이상 저렴한 가격에 좋은 물건을 미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되면서 일본의 수출산업에 제동이 걸렸다. 엔화 상승으로 수출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가 불러온 자산 ‘거품’다급해진 일본 정부는 금리 인하 정책을 단행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금리를 낮추면 기업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설비 투자와 제품 개발에 나서리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수출 경쟁력을 회복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금리가 인하되자 사람들은 실물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 재테크에 눈을 돌렸다. 너도나도 앞다퉈 무리한 대출을 받아 주식과 부동산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과도한 투자는 가격 거품을 형성해 결국 주가, 집값, 땅값이 실제 가치보다 몇 배씩 뛰어올랐다. 부동산시장은 유동 자본이 집중되면서 가격이 끝없이 치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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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자국 화폐보다 달러 쓰는 캄보디아…연 7% 성장
‘First They Killed My Father’라는 영화는 2017년 9월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화로, 앤절리나 졸리가 감독과 각본을 맡았고, 한국의 넷플릭스에서는 ‘그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제목으로 상영 중이다. 이 영화는 로웅 웅이라는 캄보디아 사람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한 실화를 근거로 제작됐다.①킬링필드에서 아세안 기대주로영화배우인 졸리는 2001년 영화 ‘툼레이더’를 찍으면서 캄보디아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2002년 생후 7개월이던 매덕스를 입양한다. 이 아이가 자라서 2019년 연세대에 입학했는데 한국과 캄보디아의 인연이 이렇게도 맺어지는 것을 보니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크메르 루주 집권기간 화폐제도 폐지다시 영화로 가보자. 영화의 첫 배경은 캄보디아 공산당 ‘크메르 루주(붉은 크메르)’가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으로 입성하는 1975년 4월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크메르 루주는 1975년부터 1979년까지 4년간 자신의 이념을 국민 전체에 강요하면서 일어난 집단학살 사건인 ‘킬링필드’의 주동세력으로, 예일대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크메르 루주 집권 기간에 약 138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영화 속 주인공 가족은 프놈펜에 크메르 루주군이 입성하자 집을 떠나 유랑하다가 군인의 검문에 걸리는데, 그 군인이 “새로운 사회에서는 돈이 필요 없다”고 말하며 돈을 몰수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 크메르 루주는 1975년 집권하자 화폐제도를 폐지했다.UN 잠정 통치기간 대규모 외자 유입캄보디아는 4년간의 킬링필드 비극 후에도 베트남과의 전쟁 및 내전으로 극심한 혼란기를 거쳤고 1991년에야 드디어 내전이 끝났다. 이후 약 2년간 유엔의 잠정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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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분수 넘치게 살았다"… 아르헨티나의 포퓰리즘 반성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3일 대(對)국민 담화에서 “아르헨티나는 분수에 넘치게 살고 있다”고 반성하고, 국민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했다. 지난 5월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는데도 환율이 계속 올라 식료품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국가적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화폐인 페소화 가치는 올 들어 달러 대비 50%가량 하락했다. 가치가 반토막 났다는 것은 환율이 두 배로 올랐다는 의미다. 예컨대 연초 10만원이던 외국산 운동화가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한데도 가격만 20만원으로 치솟았다는 뜻이다. 이러니 경제가 혼란에 빠지고 국민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위기의 1차 원인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대외 여건이 바뀌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화를 들고 떠난 데 있다. 그러나 미국 금리 인상은 도화선에 불을 붙였을 뿐 폭탄을 만든 원인은 따로 있다는 지적이다. 마크리 대통령의 담화 속에 답이 있다. 그는 “(정부가) 세금으로 벌어들이는 것보다 큰 규모의 지출을 지속할 수 없으니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부가 일자리를 늘린다며 공무원을 필요 이상으로 뽑는 등 복지를 남발한 뒤 부족한 재원은 페소화를 발행해 충당한 게 위기의 원인이란 얘기다.경제가 취약한 터키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파키스탄 등도 비슷한 신세다. 경제위기가 신흥국 전반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는 이유다. 국가 경제와 화폐 가치, 남미 국가들의 고질적인 무분별한 복지정책 등을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이현일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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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이번에는 터키발(發) 금융위기… 신흥국으로 확산 조짐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달 하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흥국의 외환·금융위기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 정책으로 시중에 풀었던 자금 회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에선 외환위기의 도화선에 불이 붙었다는 분석이다. 이들 국가는 거둔 세금보다 많은 지출로 재정적자가 쌓인 데다 무역수지 적자까지 기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독재 포퓰리즘에 빠진 터키올 들어 터키 리라화는 달러화에 대비해 42%가량 하락했다. 터키는 최악의 외환위기를 맞은 아르헨티나와 함께 신흥국 위기의 진앙지로 지목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무모한 외교·경제정책이 주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터키 리라화 가치의 하락세는 지난달부터 급격해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억류 중인 미국인 목사를 석방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요구를 일축하자 미국이 터키에 보복성 무역관세를 매긴 뒤다. 에르도안은 미국이 자국 내 소수민족 쿠르드족을 지원한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연초부터 환율이 뛴 것도 에르도안 대통령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장기 독재를 노리는 그는 작년 말부터 “금리를 올리면 국민 생활이 어려워지고 오히려 외화가 유출된다”며 금리 인상을 막았다. 외화가 빠져나가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경제 인식에 대한 우려로 외국 자본이 줄줄이 이탈해 환율이 급등한 뒤에야 터키는 기준금리를 소폭 인상했다.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에 달러가 있다면 우리에겐 알라(신)가 있다”며 미국과의 갈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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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남미는 '복지 포퓰리즘' 고질병… 자원 부국들 줄줄이 추락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남미 경제대국이 ‘국가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아르헨티나는 18년 만에 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 500억달러(약 56조원)를 받기로 했다. IMF 구제 금융은 외화가 부족해 외국에 진 빚을 갚을 수 없는 나라에 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다. 아르헨티나가 IMF 구제금융으로 연명할 수밖에 없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공무원 채용을 확대하는 등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정책으로 정부 지출이 증가하면서 재정적자가 불어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대중적 반발에 부딪혀 제때 경제 체질을 개선하지 못한 것도 주요 이유로 꼽힌다.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국가부도’ 위험 커져지난 6월 아르헨티나는 향후 3년간 총 5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다. 지난달엔 IMF에 구제금융의 조기 집행을 요청했다. 그만큼 위기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3일 대(對) 국민 담화를 통해 “우리는 분수에 넘치게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세금으로 벌어들이는 것보다 큰 규모의 지출을 지속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수출용 곡물값 하락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지만 방만한 재정 운용이 위기를 부른 큰 요인이란 점을 자인한 것이다. 마크리 대통령은 정부 부처를 절반으로 줄여 공무원을 대폭 감축하겠다는 강도 높은 대책도 내놨다. 그러자 공무원들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연일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아르헨티나는 포퓰리즘 정책의 후유증으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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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재정 악화 속 美 금리인상… 남미 등 신흥국 위기설 확산
신흥국 위기설(說)이 끊이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이 긴축 속도를 높일 조짐을 보이면서다. 신흥국들이 자금 이탈과 통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정책 금리를 인상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금융시장 불안은 되레 커지고 있다.선진국 긴축에 취약한 신흥국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 기조를 강화하자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통화가치는 연초 대비 34%, 터키 리라화는 19%, 브라질 헤알화는 18%,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는 6%, 인도 루피화는 6% 가량씩 각각 떨어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보통 달러화 강세로 이어진다.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는 일부 신흥국은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커진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신흥국 외채 중 달러화가 전체의 3분의 2에 달하는 8조3000억달러(약 8900조원)다.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긴축 정책의 여파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터키, 아르헨티나,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을 꼽았다. 일본 SBI증권의 소마 츠토무 채권담당 연구원은 “단기 외채와 경상수지 적자가 큰 나라들이 (주요국 긴축으로) 더 큰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내 미국 자산 투자로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넘쳐나는 유동성에 기댄 경제 호황기는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낮은 물가상승률로 신흥국 자산 시장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기는 끝났다고 분석했다.정치·재정위기가 금융 불안 가중일부 신흥국은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취약성을 드러냈다.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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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美 금리인상 움직임에 신흥국에서 자금 속속 빠져나가
아르헨티나, 브라질, 터키 등 신흥국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경상수지 및 재정수지 적자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미국 금리 상승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본격화하면서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 브라질 헤알, 터키 리라,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올 들어 미국 달러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국채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급등하는 등 이들 국가의 신용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6월 이후엔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6월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다.美 금리 인상 이후 신흥국 통화 가치 급락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은 Fed가 지난 3월21일 기준금리를 연 1.5~1.75%로 올린 뒤 본격화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3%를 넘어서면서 신흥국 자산의 투자 매력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외국인 자금은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환율은 최근 한 달 만에 7% 이상 급등(가치 급락)했다. 만성적인 재정 적자에다 연 20%가 넘는 물가상승률 등 아르헨티나 경제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지난달 도입한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자본이득세가 자금 이탈을 부추겼다.터키 통화 가치도 급락하고 있다. 달러당 리라 환율은 이달 들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달 사이 6% 정도 급등(리라 가치 하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터키 국가신용등급을 지난 1일 BB에서 BB-로 내렸고 그 뒤 통화 가치 하락 폭은 더 커졌다. 러시아 루블화는 미국이 지난달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선 이후 급락해 한 달 만에 달러 대비 가치가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