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커버스토리

    유럽은 1970년대부터 공적 보육 등 다양한 대책으로 성과

    한국이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출산 장려책을 펼치기 시작한 시점은 2006년이다. 늑장 대응의 대가는 컸다. 출산율이 세계 최저로 떨어진 것이다.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저출산·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는 1970년대부터 출산 장려 정책을 펼쳐 효과를 거뒀다. 이웃나라 일본도 1989년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이 1.57로 떨어지는 ‘1.57 쇼크’를 겪은 뒤 대책 마련을 서둘렀다. 선진국들의 저출산 대응 노력을 적극 배우지 않으면 더 심각한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파격적인 출산·육아 지원책 편 유럽프랑스는 파격적인 출산·육아 지원을 통해 저출산을 효과적으로 극복해 왔다. 1977년부터 육아휴직제를 도입한 프랑스는 여성에게 육아휴직을 3년 동안 보장하고 첫째 아이 출산 때부터 6개월간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2001년 ‘아버지 휴가제도’를 법제화해 남성 역시 최장 14일 동안 임금의 100%를 받으며 아이를 돌볼 수 있다.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은 2016년 기준 1.96명으로 유럽 국가 중 최상위권이다.스웨덴도 프랑스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직장에 다니는 여성은 자녀가 태어난 지 1년 6개월이 될 때까지 아무런 손해 없이 휴직할 수 있다. 자녀가 초등학교 1학년을 마칠 때까지 근무시간의 절반만 일하거나 노동시간을 4분의 1로 단축할 수도 있다. 휴직을 하더라도 부모보험 제도를 통해 휴직 직전 소득의 80%를 1년간 수당으로 받을 수 있다. 스웨덴은 2000년대 들어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00년 1.54명에서 2016년 1.85명으로 크게 늘어

  • 시사 이슈 찬반토론

    살기 좋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면 저출산도 해결돼요

    [사설] '대한민국=매력있는 나라'에 저출산 해법 있다대한민국에서 저출산 문제만큼 좌우나 보수·진보 구별 없이 위기의식을 공유하는 국가 사회적 과제도 드물 것이다. 계속 떨어져 온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05명으로 급락했다. 올해는 1.0명도 안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고령화와 맞물려 우리 사회 인구구조에 대한 걱정과 경고도 이제 만성화돼 간다.지난 2분기에는 합계출산율이 0.97명으로 떨어졌다. 세계 최저 출산율에 우려와 탄식이 또 반복됐다. 그럼에도 뚜렷한 해법은 안 보인다. 지난해까지 12년간 퍼부은 122조원은 어떻게 쓰였나. 더 이상 재정 투입에 기대는 식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인식이 보편화돼 가는 정도가 성과라면 성과다.악화 일변도의 저출산 해법으로 제시된 방안들은 이미 적지 않다. 이민청 또는 인구청 신설 주장도 그런 맥락이다. 이런 와중에 엊그제 나온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한 민간위원 기고문은 관심을 끌 만했다. 그는 “저출산은 되돌릴 수 없다. 재앙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절실한 현실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적지 않지만, 발상과 인식의 전환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 논리가 있다. 이런 주장이 정부 안팎의 여러 경로로 깊이 논의되고 검증도 받기 바란다. 우리 사회의 공론 수준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중요한 것은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며 시대 변화를 제대로 읽는 역량이다. 개방화의 흐름으로 앞으로 국경은 한층 낮아질 것이다. 각국의 인재들에게 다른 나라 국적 선택의 기회가 좀 더 보편화되고 수월해진다고 봐야 한다. 지금도 능력 있는 개인에게는 그런 기

  • 경제 기타

    일본의 저출산·고령화를 통해 보는 한국의 미래

    ‘결혼을 하든 안 하든, 아이를 낳든 안 낳든 개인의 자유’라는 말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인식이 점점 더 확산되고, 아이가 태어나지 않게 된 사회는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저출산·고령화라는 사회적 문제에 개인이 관심을 갖기는 쉽지 않지만 실제로 그 문제에서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은 있을 수 없다.국가가 통째로 사라진다?《미래 연표》는 일본의 저널리스트이자 인구·사회보장정책 전문가인 저자가 앞으로 약 100년간 일본에서 벌어질 일을 연대순으로 살핀 책이다. 과거에 어떤 일이 언제 있었는지 알고 싶을 때 찾는 것이 연표다. 이 책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어떤 일이 언제, 그리고 왜 발생할 것인지 소개하는 ‘미래 연표’라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이 책이 눈길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머지않아 우리가 직면할 문제를 다뤘기 때문이다. 일본의 미래 연표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옥스퍼드대 인구문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한국을 ‘인구 문제로 소멸할 최초 국가’로 지목하기도 했다.일본은 ‘할머니 대국’언론에서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다룰 때마다 위기를 강조한다. 그런데 정확하게 어떤 일이 생기기에 큰일인 걸까. 이렇게 30∼50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 오늘의 인구를 알면 미래 인구도 거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앞으로 몇 명이 살 것인지, 연령 분포는 어떨지, 남녀 성비는 어떨지, 그리고 몇 명이 태어나고 몇 명이 사망할지 알 수 있다.책에 따르면 일본은 2017년 여성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 고령자가 되면서 ‘할머니 대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