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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장부상으로는 대규모 흑자…사실상 적자 덩어리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가스공사가 지난해 2조4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히고도 미수금 때문에 주주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다.미수금은 가스공사가 정부 방침에 따라 요금을 올리지 못해 발생한 사실상의 ‘손실’이다. 연료비가 오르면 그만큼 가스요금을 인상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생긴 손실을 ‘앞으로 받을 돈’, 즉 미수금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이는 재무제표상 자산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가스공사는 사실상 막대한 적자를 내더라도 회계상으로 흑자를 기록할 수 있다. 미수금이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키는 ‘마술 지팡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2023년 2월 28일자 한국경제신문 기사 -한국가스공사가 지난해 장부상으로는 대규모 흑자가 났는데도 배당을 하지 않아 논란이라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한국가스공사는 왜 이익이 났는데도 배당을 하지 않았을까요? 비밀은 한국가스공사의 독특한 회계 처리 방식에 있습니다.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약 1조5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습니다. 그런데 이 이익은 실제 들어온 돈이 아니라 장부에만 적혀 있는 숫자입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가스공사는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방식으로 가계부를 적습니다. ‘미수금’이라는 항목을 활용하는 건데요.예를 들어 가스공사가 외국에서 100원에 가스를 사와서 국내에 50원에 팝니다. 이건 정부가 나서서 가스비를 많이 올리지 말라고 억누르니까 어쩔 수 없이 싸게 파는 거죠. 그러면 가스공사는 50원이 손해인데, 보통은 이걸 가계부에 ‘50원 적자’라고 적습니다. 그런데 가스공사는 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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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복식부기를 통해 보는 개성상인의 지혜"
“회계를 좋아하세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아니요”라고 답한다. 그런데 “돈을 좋아하시나요?”라고 물으면 거의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흔히 회계라고 하면 ‘나와는 상관없는 어렵고 복잡한 분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회계는 우리 실생활과 매우 밀접하다. 국어사전에도 회계를 ‘나가고 들어오는 돈을 따져서 셈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돈이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하듯 경제활동하는 누구라도 회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렇듯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회계를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대부분 회계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상인이 사용하는 장부 기록 방식으로 상징돼 서양에서 전해져 왔다고 여길 것이다. 그리고 대변, 차변, 복식부기라는 용어는 들어보았으나 딱 거기까지만 알 뿐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실은 고려 개성상인이 서양보다 200년이나 앞서 대변과 차변의 개념이 담긴 세계 최초이자 최고의 복식부기를 사용했으며, 장부 속에 합리적인 사고와 정직한 경제활동을 고스란히 담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에 대해 전성호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쓴 《세계가 놀란 개성회계의 비밀》은 이런 사실을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다.어떻게 고려의 개성상인이 최초로 발명했을까?2014년 문화재청은 근대 시기 회계장부인 ‘개성 복식부기 장부’를 등록문화재 제587호로 등록했다. 이 장부는 개성 지역에서 활동한 박재도(朴在燾) 상인 집안의 회계장부 14책과 다수의 문서로 구성돼 있다. 1887년에서 1912년까지 25년 동안의 대략 30만 건의 거래 내역이 상세하게 기재돼 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