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대학 생글이 통신
미국 대학 진학, 학업 외에 교풍이나 주변환경 고려해 선택을
학업적인 면부터 말하자면 와바시대는 좋은 학업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높은 성적으로 입학했던지라 자신감이 넘쳤지만, 몇 번 시험을 보고 겸손한 마음을 찾았습니다. 또 저와 비슷하게 유명 주립대에 합격하고 와바시대에 온 친구부터 미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명문 사립대 입학을 거절한 친구까지, 학업 면에서 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나은 친구들끼리 경쟁하며 열정을 키워 나갈 수 있었습니다. 비학업적 면에서도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유학생이고 영어에 익숙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아무 거부감 없이 다가오는 선배·친구들이 있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여러 활동과 동아리에서 생활하다 보니 쉴 새 없이 바쁘지만 언제나 즐겁습니다. 학교마다 독특한 대학문화 갖고 있어성적에 맞춰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을 보고 지원하는 대학 지원 방식은 미국에서 흔한 일입니다. 앞서도 언급했듯 유명 대학에 합격하고도 이름 없는 대학인 와바시에 입학하는 친구도 있을 정도니까요. 물론 한국에서는 아직 이런 대학 지원 방식이 생소하고, 이렇게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을 이상하게 보겠지요. 또한 한국과 미국의 차이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한국은 길게 잡아도 반나절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오가는 것이 가능하지만, 미국은 한 주 내에서도 두 도시 사이를 반나절에 이동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다 보니 지역별로 서로 다른 문화가 형성됐고, 이것이 대학에까지 영향을 미쳐 대학마다 문화가 굉장히 다릅니다.예를 들어 중부 최고 사립 명문대 중 한 곳인 노트르담대와 서부 최고 주립대 중 한 곳인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
-
대학 생글이 통신
미국 대학 진학, 명문대보다 자신과 맞는 곳을 골라야
‘재수는 생각해본 적 없니?’ 제가 와바시 대학(Wabash College)으로 진학한다고 했을 때, 주변 어른들께서 제게 하신 말씀입니다. 와바시 대학. 굉장히 생소한 대학일 겁니다. 미국 대학 지원을 위해 수년간 준비하던 저조차도 이 학교에 지원하기 전까지 자세한 것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와바시 대학은 1832년 다트머스대 졸업생들이 인디애나 크로포즈빌이라는 조그마한 소도시에 세운 대학으로, 미국에서 세 군데 남은 4년제 남자대학 중 하나입니다. 굳이 많고 많은 남녀공학 대학 대신 미국 내에서도 크게 인기가 없는 남자대학에 진학한 이유가 저에게는 있었습니다.저는 고등학교 선택을 잘못해서 큰 낭패를 보았습니다. 외국어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전공언어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해 학업에 지장을 겪었던 것입니다. 이런 실패를 겪고 나니 학교를 지원할 때는 단순히 명성만이 아니라 주변 환경, 교육 체계, 학생들 간 분위기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더군다나 한국도 지역마다 분위기가 다르지만, 미국은 땅이 넓어서 주마다 분위기가 굉장히 다릅니다. 샌프란시스코와 맨해튼 하면 누구나 미국을 떠올리겠지만, 각각이 위치한 캘리포니아와 뉴욕의 분위기는 정반대입니다. 이런지라 저는 단순히 성적을 보고 지원할 학교를 정하지 않고, 학교를 보고 지원하지 말지를 정하자고 생각했습니다.이렇게 생각을 한 후 친 SAT(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아이비리그 대학(미국 동부에 있는 8개 명문대)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점수였습니다. 주변에서도 그 정도 성적을 받았다 하니 미국 명문대 입학이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말이 나왔고 저도 솔
-
커버스토리
'총성없는 전쟁' 반도체 패권 쟁탈
지난달 별세한 이건희 삼성 회장이 한국 경제에 가장 크게 기여한 점은 우리도 세계 1등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삼성이 1인당 국민소득(GNP 기준) 500여달러 시절이던 1974년 반도체 사업을 시작해 세계 1위 기업에 오르고 휴대폰 시장에서도 스마트폰의 원조인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하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삼성은 명실상부하게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수십 년째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에 힘입어 2018년에는 비메모리를 포함한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미국 인텔에 이어 2위로 밀려났다. 삼성은 지난 5월 비메모리 분야인 파운드리 생산시설에 10조원을 새로 투입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비메모리도 강화해 반도체 전체 1위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미국은 지난 5월 자국의 기술을 활용해 생산한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지 말라는 통제조치를 내렸다. 중국이 ‘반도체굴기(起: 밑바닥에서 몸을 일으켜 정상에 오른다는 의미)’를 선언하며 반도체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데 대한 견제라는 분석이다. 또한 미국의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업체인 엔비디아는 지난 9월 영국의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기업 ARM을 400억달러(약 47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ARM 인수를 추진하던 삼성전자 등을 따돌리고 미국이 반도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이에 맞서 중국은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2018년 미국 퀄컴이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NXP 인수를 추진할 때 승인을 해주지 않아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이처럼 세계는 첨단 기술
-
커버스토리
영원한 승자는 없다…글로벌 반도체 기업 M&A '태풍'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74년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부터지만 본격적인 사업화는 1983년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삼성그룹 차원에서 본격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다. 당시엔 국내에서도 반대가 많았고 앞서 있던 일본 기업들도 삼성이 실패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로부터 D램 반도체 기술을 이전받기로 했지만 현지로 연수를 떠난 삼성 직원들은 설계도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어떤 시스템도 만지지 말라는 지시를 받는 등 온갖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일본 샤프로부터도 귀동냥과 눈짐작만으로 기술을 얻어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삼성은 1983년 64K(킬로바이트) D램을 사업 본격화 6개월 만에 개발에 성공, 오늘날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 세계 1위로 우뚝 서게 하는 서막을 열었다.반도체가 수출 1위 품목으로 한국을 먹여살리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삼성에 이어 현대전자와 LG반도체도 반도체사업에 뛰어들었지만 1998년 외환위기로 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후발 두 업체가 합병해 하이닉스가 탄생했지만 국제경쟁력에 뒤처져 적자가 쌓여만 갔다. 2011년 SK그룹이 은행 등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하이닉스를 3조4267억원에 인수하면서 정상화시켰고, 지난 2분기 기준 세계 D램시장 점유율 30.2%로 삼성전자(42.1%)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합종연횡과 대규모 투자SK하이닉스는 지난달 20일 미국 인텔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사업 부문을 10조3104억원에 인수했다.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 플래시 사업을 통째로 인수하면서 세계시장 5위(11.4%)에서 2위(22.9%)로 뛰어올라 1위 삼성전자(33.8%)를 추격하게 됐다.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브렉시트·코로나·홍콩사태…'퍼펙트 스톰'에 휩싸인 영국
안녕하세요? 오늘은 영국 이야기입니다. 영국이 퍼펙트 스톰, 삼각파도 속에서 위태로운 지경이 됐습니다. 첫 번째 파도는 브렉시트, 즉 유럽연합(EU)과의 결별 사건이고요. 두 번째 파도는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는 코로나 사태, 세 번째 파도는 홍콩 국가안전법 제정 때문에 중국과의 사이에 형성되고 있는 적대적 관계입니다.브렉시트 협상 지지부진에 코로나 사태 터져브렉시트부터 알아보죠. 영국이 드디어 2016년부터 시작된 브렉시트를 했습니다. 즉 유럽연합(EU)을 떠났습니다. 지난 1월 23일 영국이 EU 탈퇴법을 통과시켰고 29일에는 EU 의회가 영국의 탈퇴를 승인했습니다.그러나 이건 완전한 마침표가 아닙니다. 탈퇴 이후 영국과 EU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를 결정하지 못한 채 탈퇴가 이뤄졌습니다. 어정쩡한 브렉시트인 거죠. 그래서 영국과 EU 양측은 2020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정하고 그 안에 협상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관세 문제, 비자 문제, 노동력 이동 문제 등 협상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누가 봐도 12월 31일 시한이 너무 빠듯해 보입니다.그런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가 터졌습니다. 6월 25일 현재 사망자가 4만 명,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었습니다. 보리스 존슨 총리 자신도 코로나에 감염돼 격리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니 무슨 협상을 하겠습니까.홍콩인에 영국 시민권 부여는 브렉시트와 배치브렉시트와 코로나만으로도 정신이 없을 영국인에게 홍콩 사태까지 겹쳤습니다. 중국이 홍콩 국가안전법을 통과시키자 많은 영국인이 격분했습니다. 홍콩 반환 전에 영·중 두 나라가 맺은 일국양제(一國兩制: 하나의 국가에 두 가지 체제를 인정)의 약속을 파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지
-
경제 기타
'실업급여' 중독…일터 복귀 않는 미국 근로자들
미국 뉴저지주(州)에 사는 한국계 미국인 김모씨는 지난 3월 실직한 뒤 주정부 실업급여 주당 680달러에 연방정부가 주는 실업보너스 주당 600달러를 더해 한 주에 1280달러를 받는다. 실직 전 소득과 큰 차이가 없다. 김씨는 “주당 실업보너스 600달러 덕분에 저소득자들은 직장을 다닐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 경우도 꽤 있다”며 “저소득층 근로자 상당수는 일부러 고용주에게 해고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이는 미 의회가 지난 3월 27일 통과시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경기 부양법에서 2500억달러(약 310조원)를 투입해 실업혜택을 대폭 확대한 탓이다. 이 법은 각 주가 실업자에게 26주간 지급하는 실업급여 기간을 39주(약 10개월)로 확대하고, 연방정부가 추가로 실업보너스(주당 600달러)를 오는 7월 말까지 주는 내용이 들어 있다.실업급여가 지난해 가계소득 중간값보다 높아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실업급여 수준은 주별, 실업자 소득별로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주당 371.88달러(2019년 말 기준)다. 여기에 600달러를 더 받게 된 것. 이렇게 되면 작년 4분기 미 가계소득의 중간값인 936달러보다 더 많아진다.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연구에 따르면 연봉 6만2000달러 이하인 미국인은 이번에 실업급여를 받는 게 더 많은 소득을 누릴 수 있다. 드류 곤솔로우스키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600달러 실업보너스는 실업에 인센티브를 준 것”이라며 “실업혜택은 아무리 많아도 기존 소득의 100% 이하로 제한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 9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기록적인 3860만 건에 달한 데도 이런 과다한 실업혜택이 영향을 준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블룸버그는 왜 영화 기생충이 틀렸다고 했을까?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작년 5월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더니 올해 1월 골든글러브 수상에 이어 아카데미 작품상도 수상했습니다. K팝에 이어 K무비의 시대가 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단한 일이죠. 하지만 이거 마냥 축하할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영화의 내용이 문제죠. 기생충 같은 영화가 성공을 거둘수록 한국인들의 불만과 불행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한국의 소득불평등도 미국·일본보다 낮아영화 기생충은 같은 집에서 동거하는 두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낸 블랙 코미디입니다. 부잣집에 가난한 가족이 더부살이를 하는 거죠. 두 집안 사람들의 상호작용 갈등 같은 상황을 유머 코드에 실어 실감나고 흡인력 있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날카로운 내용을 유머러스하게 담아냈다고 해서 블랙 코미디입니다. 제가 걱정하는 부분은 영화를 보고 크게 공감한 관객일수록 한국 사회의 빈부격차를 격렬하게 느낄 거라는 겁니다. 우리 사회에 대한 불만도 커지겠죠.그런데 외신이 뜻밖의 기사를 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이 기생충의 내용을 다룬 겁니다. 올해 1월 기사에서 한국 사회의 소득불평등이 기생충에 그려진 것처럼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블룸버그가 제시하는 근거는 지니계수와 소득 5분위 배율, 그리고 최상위 1%의 소득비율 등을 근거로 제시했는데요. 지니계수만 볼까요? 한국의 지니계수는 0.32인데 이는 아시아에서 동티모르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지니계수는 작을수록 소득분포가 평등함을 나타냅니다.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같은 선진국들보다 한국의 지니계수가 더 낮습니다.소득수준 올라도 가난하다
-
커버스토리
원유 수요 줄고 '석유왕' 치킨게임…끝 모를 석유전쟁
국제 유가가 폭락하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배럴당 60달러대에 팔렸지만 이달 들어선 미국 유가 기준으로 통하는 서부텍사스원유(WTI) 시장에서 ‘마이너스 거래’까지 나왔다. 마이너스 거래는 원유를 파는 쪽이 아니라 사가는 쪽이 돈을 받는 거래다. 사가는 쪽이 재고를 치워주는 대가를 받는 것이다. 세계 원유시장에서 주요 유종이 마이너스로 거래된 것은 사상 최초다.이는 원유시장에서 전례 없는 수요 충격과 공급 충격이 겹쳐 일어난 결과다. 수요 충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했다. 코로나19로 세계 원유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공급 충격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시장 주도권 경쟁 때문에 발생했다. 이들 산유국은 원유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와중에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난달 초 돌연 ‘석유전쟁’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수요가 줄었지만 각자 석유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양국은 이후 소폭 감산에만 합의하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복잡한 사정이 얽힌 석유전쟁여기엔 각국의 복잡한 사정이 있다. 일단 사우디는 현금이 필요하다.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세력 확장을 위해서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국가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지휘하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초대형 개발사업을 여럿 추진 중이다. 사우디 사막 한복판에 서울의 43.8배 규모(약 2만6500㎢)로 사우디판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를 조성하는 계획이 대표적이다.사우디가 이런 대규모 사업 자금을 조달할 방법은 원유 수출뿐이다. 사우디가 원유시장 우위를 확실히 점한 뒤 가격을 움직이려 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