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커버스토리

    남녀 인구, 소와 말의 숫자 기록…통일신라때도 통계 작성

    통계(統計)를 뜻하는 영단어 Statistics는 확률 또는 상태를 의미하는 라틴어 Statistcus와 Statisticum, 혹은 나라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Statista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원부터 국가의 운영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죠. 수천 년 전부터 국가는 세금을 걷기 위해 인구조사를 했을 것입니다. 현존하는 우리의 가장 오래된 기록인 통일신라시대의 민정문서를 보면 조세와 노동력 파악을 위해 서원경(지금의 청주지역) 4개 촌락의 노비를 포함한 남녀 인구수, 소·말의 숫자, 뽕나무 그루수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고 합니다. 1239건의 국가승인통계오늘날에도 통계는 현상에 대한 이해와 국가 간 비교 등을 위해 국가 등 공신력 있는 곳에서 작성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 6월 현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금융기관, 공기업, 각종 협회 등 427개 기관에서 1239건의 각종 ‘국가승인통계’를 작성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인구주택총조사통계는 5년마다 발표됩니다. 국가통계포털에 들어가면 각종 통계자료를 다 볼 수 있어요.공공부문 이외에 민간에서도 필요에 따라 통계를 작성합니다. 예컨대 제빵업체에서는 날씨 통계와 제품 판매량을 토대로 27도 이상의 맑은 날씨에는 샌드위치가 가장 잘 팔리고, 비가 오는 20도 안팎 날씨에는 소시지빵 등 고명을 올린 조리빵이 잘 팔린다는 등 분석을 해서 생산계획에 반영한다네요.통계는 수량적 자료들을 있는 그대로 다 모으는 기술통계와 모집단에서 일부 표본을 추출해 조사한 뒤 모집단 전체의 특성을 추정하는 추리통계로 나뉘기도 하고 조사시기에 따라 월이하, 분기, 반기, 연간, 1년 이상으로 세분하거나 작성방법에 따라 각종 수

  • 커버스토리

    통계, 숫자에 담긴 함정을 피하려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0일 “1분기 소득 분배 상황이 크게 개선돼 코로나19 이전보다 크게 나아졌다”고 발표했습니다. 통계청이 매 분기 발표하는 가계동향조사에서 소득 불평등 정도를 가늠하는 ‘5분위 배율’이 좋아졌다는 근거에서입니다. 소득 상위 20%의 평균 소득을 하위 20%의 평균 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은 수치가 높을수록 불평등이 악화하고 낮을수록 완화했음을 의미합니다.올해 1분기 5분위 배율은 6.30배인데 올해 처음으로 1인 가구를 포함해 계산한 수치입니다. 지난해까지는 2인 이상 가구만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1인 가구까지 포함했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1분기 6.89배에서 올해 수치가 낮아졌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공식 발표된 5분위 배율은 5.41배입니다. 공식 발표 수치만 비교해 보면 불평등이 악화한 것이죠. 정치권과 야당에서는 정부에서 불평등 정도가 개선됐다고 홍보하기 위해 2인 가구 이상에서 1인 가구 포함까지 기준을 달리 해 통계를 왜곡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통계는 자연·사회 현상을 숫자로 계량화한 정보입니다. 통계를 내는 것은 시간과 공간 등 여러 기준에 따른 비교와 대조를 통해 자연·사회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또 통계상으로 나타나는 흐름을 토대로 미래를 예측하거나, 표본조사를 통해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기도 합니다.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정책을 펴거나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것입니다. 실제로 ‘백의의 천사’로 알려진 나이팅게일은 1853년 크림전쟁 당시 야전병원의 입원, 부상, 사망원인 등에 관한 내역을 통계로 작

  • 커버스토리

    100% 늘어난 상어 공격?…실제론 2→4건으로 증가

    통계는 숫자로 표현된 과거입니다. 미래에 대한 통계가 있을 수 없는 이유죠. 통계가 중요한 이유는 통계를 통해 과거의 패턴을 살펴보고 모형화해서 미래를 짐작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계는 있는 그대로 산출돼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당국이 경제성장률이나 실업률 통계를 낼 때 관련된 숫자를 편의에 따라 부풀리거나 줄인다면, 우리는 그 통계를 믿지 못합니다. 잘못된 통계는 잘못된 해결책을 내게 되고 결국, 통계 하나가 국가의 자원을 불필요하게 소모하게 만들고 맙니다.우리가 각종 통계를 정확하게 보기 위해선 기본적인 식견이 있어야 합니다. 통계를 제대로 보는 데 방해를 일으키는 요소는 많습니다. 편견은 대표적인 장애물입니다. 편견을 가지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만 믿는 확증편향에 빠집니다. 잘못된 지식과 정보도 통계를 잘못 읽게 합니다. 퍼센트(%)와 퍼센트포인트(%p)를 구분하지 못하면 오류에 빠집니다. 책 두 권을 소개하겠습니다. 《통계의 함정》이라는 책과 《팩트풀니스》입니다. 여름 방학 때 사서 꼭 읽어보세요.통계를 볼 때 절대치와 상대치를 제대로 구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5년 전보다 바다 상어 공격 피해가 두 배 증가했다는 통계 기사가 있다고 칩시다. 여러분은 아마 바다에서 수영하기 싫을 겁니다. 두 배는 위험의 상대수치입니다. 실상은 2건에서 4건으로 늘어난 것인데, 과장을 좋아하는 언론은 두 배 늘었다고 표현합니다. 5년간 겨우 2건이 늘었을 뿐이죠.이런 절대치와 상대치 바꿔치기는 의외로 많이 나옵니다. 관심을 끌려 할 때 이런 수법이 동원됩니다. 바다로 놀러 가는 수많은 사람 중 사고가 4건밖에 발생하지 않았

  • 커버스토리

    '국가 경제의 신호등' 신용등급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지만, 나라는 신용등급순이에요.” 지구촌 경제에서 국가별 신용등급은 중요한 신호등입니다. 신용등급이 높은 나라에는 서로 돈을 빌려주려 하고, 신용등급이 낮은 나라에는 서로 돈을 빌려주려 하지 않죠. 신용등급은 개인들이 중요시하는 의리, 우정, 관계로 평가되지 않고 오로지 ‘돈을 잘 갚느냐 마느냐’로 결정되기 때문이죠. 국가 신용등급 평가에 인간미는 없습니다.나라도 개인이나 기업처럼 돈을 빌릴 때가 있습니다. 돈을 서로 빌려주고 받으려면 공신력 있는 신용평가가 뒤따라야 합니다. 믿을 만한 신용평가 주체와 객관적인 평가 항목, 잣대가 필요하죠. 신용평가는 그 성격상 돈을 많이 빌려주거나, 세계 경제를 이끄는 나라에서 발달했습니다. 미국이죠. 돈을 빌려준 뒤 떼이지 않으려면 국가별 신용등급이 있으면 좋겠지요.국가신용평가와 관련한 신문 기사나 방송 보도가 나올 때 여러분은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000사’라는 표현을 들은 적이 있을 겁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Moody's), 피치(Fitch)를 말합니다. 미국이 번창하던 19세기 중반과 20세기 초기에 설립됐다고 하니 신용등급 평가 노하우가 어마어마할 듯합니다.신용평가사들은 서로 각자 독특한 방식으로 등급을 표현합니다. 영어 알파벳 대문자 A, B, C, D와 소문자 a, b와 1, 2, 3 숫자를 이용합니다. A가 많을수록 좋다고 보면 됩니다.신용등급이 낮은 나라와 기업은 돈을 빌릴 때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합니다. 돈 갚을 능력이 그만큼 낮기 때문에 이자를 많이 내야 하죠. 신용이 높은 사람이 은행에서 낮은 이자율로 돈을 빌리는 것과 같습니다. 돈을 빌려 놓고선

  • 커버스토리

    무디스·S&P·피치…신용평가사는 '금융시장 저승사자'

    1929년 미국 뉴욕 주식시장 폭락으로 시작된 세계 대공황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렸습니다. 기업 도산이 속출했고 투자자들은 거액의 손실을 봐야 했죠. 모두가 힘들어하는 시기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며 급성장한 회사도 있었습니다. 미국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신용평가회사가 그들입니다. 두 회사가 높은 신용등급을 준 기업들은 부도율이 상당히 낮았습니다. 이후 투자 대상의 신용위험을 미리 파악하려는 투자자들이 무디스 등을 찾으면서 신용평가가 널리 알려지게 됐습니다. 채무상환 능력을 평가해 신용등급 매겨신용평가는 국가나 기업의 각종 재무정보를 토대로 빚(채권)을 갚을 능력을 측정하고 이를 등급으로 표현하는 행위입니다. 신용등급이 높다는 것은 빚을 갚을 능력이 크고 투자자가 돈을 떼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의미고, 등급이 낮다는 것은 그 반대를 뜻합니다. 신용평가사는 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회사입니다. 신용평가사들은 기업뿐 아니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까지 평가해 신용등급을 매깁니다. 신용등급이 높으면 그만큼 낮은 이자율로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의미여서 국가와 기업은 높은 신용등급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신용평가사들이 ‘갱도 안의 카나리아’ ‘국제금융시장의 저승사자’ 등으로 불리는 이유죠.세계 신용평가 시장은 무디스, S&P, 피치 등 3대 회사가 거의 장악하고 있습니다. 1860년 헨리 바넘 푸어가 설립하고 1842년 스탠더드스태티스틱스와의 합병을 거친 S&P는 초기 미국 철도회사의 재무와 경영정보를 제공하는 업무를 하다가 신용평가까지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무디스는 S&P

  • 커버스토리

    나라 빚 많고, 성장률 추락하면 신용등급도 떨어지죠

    여기 A, B 두 나라가 있다고 합시다. A국가의 신용등급은 매우 높고, B국가의 신용등급은 매우 낮습니다. 세계 경제가 갑자기 어려워지자 A, B 두 나라가 각각 국제 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리려 합니다. 금융시장은 어느 나라에 돈을 더 빌려주려 할까요? A국가입니다. 국가 신용등급은 어느 국가가 더 의리가 있느냐, 어느 국가가 더 양심적인가에 따라 정해지지 않고 오로지 ‘어느 국가가 빚을 더 잘 갚을 능력이 있나’에 따라서 정해집니다.나라별 신용등급은 공신력을 갖춘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정해서 발표한다는 것을 앞면에서 배웠습니다. 그럼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어떤 잣대로 신용등급을 분석하고 결정할까요? 신용등급을 정할 때 어떤 분석 항목을 기준으로 삼는가 하는 겁니다.첫째는 경제성장률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고 계속 추락한다면, 즉 돈을 잘 벌지 못하면 돈을 빌려주려는 시장은 이 나라를 의심할 겁니다. 돈을 빌려줬다가 떼이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드는 거죠. 국가 간 돈 거래 역시 개인 간 돈 거래와 기본적으로 같은 것이죠. 반대로 경제가 꾸준히 견조하게 성장하는 나라, 즉 일을 열심히 하면서 돈을 잘 버는 나라는 돈을 잘 빌릴 수 있습니다. 이런 나라엔 서로 돈을 빌려주려 할 겁니다. 이자와 원금을 잘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경제성장률은 ‘한 나라의 펀더멘털(fundamental)’을 따질 때 꼭 들어가는 항목입니다.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회복 기미가 없으면,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을 내리려 합니다.둘째는 외환 보유 상태입니다. 나라끼리 무역 등 국제 거래를 할 때 거래 결제는 기본적으로 미국 달러로 이뤄집니다. 일본 엔화, 유럽연합(

  • 커버스토리

    중앙은행 역할은 어디까지일까요

    커버스토리양경숙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중앙은행의 정책목표에 ‘고용’을 추가하는 내용의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우리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한국은행법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한은의 양대 책무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용안정을 더해야 한다는 것이 양 의원의 주장입니다. 지난해부터 중앙은행의 임무에 고용안정을 포함하자는 논의가 본격화하고 관련법이 여러 개 발의됐는데 이번에 양 의원 발의안이 더해지면서 논의가 한층 진전될 전망입니다.서양에서 17세기에 중앙은행이 처음 생겨난 이후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화폐를 공급하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종이나 금속 쪼가리에 불과한 화폐가 물건을 사거나 상품의 가치를 나타내는 데 쓰일 수 있는 것은 중앙은행이 그 화폐의 사용을 보증하기 때문입니다. 민간 은행이 돈이 필요한 정부에 대출해주면서 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특허를 얻은 것이 중앙은행의 시작이지만, 현재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 나라에서 중앙은행은 정부 주도로 만들어져 한 나라에 한 개만 존재합니다.돈을 공급하고 관리하는 일은 아주 어렵습니다. 돈도 다른 물건과 마찬가지로 흔하면 흔할수록 가치가 떨어집니다. 반대로 너무 적으면 돈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을 치겠죠. 이 때문에 중앙은행은 경기 상황을 잘 관찰하고 경우에 따라 돈을 풀거나 죄거나 해서 경제활동에 꼭 필요한 양의 화폐를 공급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 로비에 ‘물가안정’이라는 네 글자가 큼지막하게 새겨진 대리석 현판이 걸려 있는 것은 한은의

  • 커버스토리

    "중앙은행 역할? 파티가 무르익을 때 펀치볼을 치우는 것"

    “중앙은행의 일은 파티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펀치볼(punch bowl)을 치우는 것이다.”1951~1970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지낸 윌리엄 마틴은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펀치볼은 과일주스에 술을 넣은 펀치를 담아두는 대형 음료 그릇으로 파티장에서 흔히 볼 수 있죠. 경제가 활황일 때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도록 기준금리를 올려 돈줄을 죄어야 한다는 명제를 파티장의 펀치볼에 빗대어 설명한 격언입니다. 통화정책의 수립과 집행중앙은행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통화신용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것입니다. 화폐를 발행하고 관리하는 권한을 부여받은 중앙은행은 다양한 정책수단을 활용해 돈의 공급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경기가 침체국면에 들었을 때는 화폐 공급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고, 활황국면에 접어들면 돈줄을 죄어 경기과열을 억제하는 것이죠. 다시 말해 돈의 가치, 즉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수단은 중앙은행과 민간 금융회사 간 거래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의 결정입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돈의 공급이 늘어나고 올리면 줄어들죠. 기준금리의 변화는 가계나 기업의 경제활동, 물가, 환율, 주가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대표적 기축통화(국가 간 거래에 통용되는 화폐)인 달러를 발행하는 미국 Fed가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하느냐는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도 총재를 포함한 7인의 위원으로 구성된 금융통화위원회를 연 8회 열어 기준금리(현재 연 0.5%)를 정하고 있습니다.한은을 포함해 많은 국가에서 통화를 얼마나 공급할지를 정하는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