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저임금은 작년보다 440원이 오른 647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최저임금은 작년보다 440원이 오른 6470원으로 결정됐다.
올 해 최저임금은 작년보다 440원이 오른 6,470원으로 결정됐다고 한다. 최저임금제도는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여 그 수준 이상으로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로,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시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저소득근로자의 생활안정에 기여하는 최저임금제도는 반드시 좋은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최저임금제도는 정부가 시행하는 가격통제의 대표적인 제도이다. 가격통제는 시장에서 정해진 가격이 안정적인 경제 상태를 형성하는데 차질이 있다고 판단이 될 때, 정부에서 직접적으로 가격을 규제하는 것을 말한다. 가격통제에는 최저가격제와 최고가격제가 있다. 최저가격제는 최저임금제처럼 시장가격보다 높은 수준의 가격을 최저치로 정하여 그 이상으로만 가격이 책정되도록 규제하는 것이며, 최고가격제는 반대로 가격의 최고치를 정하여 그 이하로만 가격이 책정되도록 규제하는 제도이다.

그런데 정부가 이렇게 시장가격을 조정하게 되면 시장의 자율적 작동을 인위적으로 막으면서 가격과 거래량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위적인 가격통제는 단기적으로는 정책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경제 전체적으로는 여러 왜곡을 만들어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실은 역사 속 여러 사례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가격통제는 아주 오래전부터 여러 국가에서 사용해왔던 경제정책 중 하나이다. 3세기 말 고대 로마에서는 디오클레이티아누스 황제가 전쟁준비와 토목공사를 위해 화폐를 남발함으로써 발생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하여 가격통제를 실시했다. 곡류, 육류, 의류 등에 최고가격을 정하여 반드시 유지하도록 하고 그 가격 이상으로 거래하는 사람은 엄벌에 처했다. 그런데 결과는 안타깝게도 좋지만은 못했다. 단기적으로는 물가가 안정되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재화의 물량 불균형, 시장기능 마비 등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야기됐다.

우리 역사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조선시대 정조대왕의 집권 시절인 1791년, 심각한 흉년이 들어 한양에는 쌀이 매우 부족해 가격이 치솟는 사태가 벌어졌다. 백성들의 불만은 거세졌고,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쌀 가격을 통제해 달라는 상소가 빗발쳤다. 그러자 당시 연암 박지원 선생은 정반대의 주장을 하며 가격통제를 반대했다. 그의 주장은 이렇다. 한양에서 쌀값이 높다는 소식에 전국 상인들이 쌀을 가져와 팔고자 하는데, 이런 와중에 쌀 가격을 낮은 수준으로 통제한다면 상인들은 장차 쌀을 다른 곳으로 가져가 팔 것이며 한양에는 쌀이 더욱 부족해질 것이라는 내용이다. 연암은 시장가격의 자율적 통제 기능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도 정조는 연암의 주장을 따라 한양의 식량 문제를 회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민정  KDI 연구원
김민정 KDI 연구원
불안정한 물가나 특정 항목의 가격수준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가격통제는 정부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정책이다. 하지만 경제전체의 흐름이 반영되어 형성된 시장가격을 적정히 조정하기란 매우 쉽지 않다. 앞서 말한 최저임금제를 다시 생각해보자면, 임금수준이 노동시장에서 정해진 수준보다 높게 설정되어 노동공급이 노동수요보다 더 많아지게 된다. 일자리에 비해 일을 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는 노동의 초과공급 상태가 되어 실업이 발생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가격통제는 사회적·경제적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정 수준을 설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민정 < KDI 연구원 kimmj@kdi.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