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노벨 생의학상 수상자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
평생 '한 우물'…일본 22번째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
죽은 세포를 잡아먹고 새 세포 만드는 과정 규명
NIE 포인트
세포가 죽으면 이를 청소하는 기능이 작동하는 매커니즘을 알아보고
노벨상 수상자가 한국에서 배출되지 않는 원인에 대해 토론해 보자.
평생 '한 우물'…일본 22번째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
죽은 세포를 잡아먹고 새 세포 만드는 과정 규명
NIE 포인트
세포가 죽으면 이를 청소하는 기능이 작동하는 매커니즘을 알아보고
노벨상 수상자가 한국에서 배출되지 않는 원인에 대해 토론해 보자.
![[Focus] "50년 바친 연구…늘 성공하진 않지만 도전이 중요"](https://img.hankyung.com/photo/201610/AA.12632040.1.jpg)
그는 누구인가?
![[Focus] "50년 바친 연구…늘 성공하진 않지만 도전이 중요"](https://img.hankyung.com/photo/201610/AA.12648074.1.jpg)
생명 작동원리
성인의 몸 안에는 150조개의 세포가 있다. 이 중 매일 100억개의 세포가 죽는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우리 몸 안의 세포는 모두 새것으로 교체된다. 태어날 때 받은 세포가 평생 사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기존 세포가 죽고 새 세포가 만들어진다. 이런 메커니즘은 어떻게 가능할까? 피부에서 세포가 떨어져 나가는 것은 때를 밀어보면 알 수 있지만 몸 속에 있는 세포는 어떻게 새로운 옷을 갈아입는 것일까? 새로운 세포를 보관할 빈 공간도, 낡은 세포를 모아둘 창고도 없는데….
![[Focus] "50년 바친 연구…늘 성공하진 않지만 도전이 중요"](https://img.hankyung.com/photo/201610/01.12649286.1.jpg)
생물학에서는 이 같은 작동을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가 조정한다고 보고 있다. 생명의 기본인 진핵세포는 아주 오래 전 어느날 별도의 독립체였던 미토콘드리아라는 세균이 다른 세균에 먹힌 이후 발생했다고 본다. 대개 먹힌 대상은 소화돼 사라지지만 미토콘드리아는 세포핵과 함께 세포질 속에서 공생하게 됐다. 이를 미생물 공생설이라고 하고 린 마굴리스라는 학자가 만든 가설의 핵심이기도 하다. 진핵세포는 다세포의 길을 걷게 되는데 이러려면 오래된 세포를 먹어치우고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 메커니즘이 필요했다. 미토콘드리아는 계속 살아남으려는 ‘선택압’에 의해 이 재생 혹은 자살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작동시키기 시작했다. 우리의 노화 과정은 결국 세포 자살 프로그램의 전면화에 해당한다. 새로운 세포 만들기를 멈추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새 세포 만들기 프로그램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규명하는 일만 남았었다. 이런 과정에서 암이라는 것도 이런 죽은 세포를 먹는 메커니즘이 잘못된 신호로 인해 계속적으로 세포를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해석됐다. 새 세포 만들기를 규명한다면 암이나 알츠하이머 같은 신경계 질병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학자들은 내다봤다.
“한국은 왜 노벨상을 못받나”
오스미 교수는 수상 결정 소식을 들은 뒤 한 기자회견에서 “과학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젊은이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나처럼 기초 생물학을 계속해온 사람이 이런 식으로 평가를 받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는 감사의 표시도 잊지 않았다.
일본이 과학부문에서만 22명의 수상자를 내면서 ‘한국 반성론’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는 연구개발 투자가 적은 나라가 아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정부 지원액만 1조원에 달한다. 그렇지만 노벨상이 없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첫째는 기초과학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부족이 거론된다. 당장 성과가 나는 기술개발에만 열을 올리기 때문에 오랜 연구가 필요한 기초과학을 등한시 한다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과학자들이 자발적으로 제안하는 연구가 묻히고 만다. 적어도 30~50년이 필요한 장기 프로젝트가 살아남기 힘든 구조다. 둘째 우수한 두뇌들이 돈벌이가 되는 의료 분야로 빠져나가는 것도 문제다. 세계 수학 올림피아드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낸 과학고교생들이 과학계를 ‘지치고 배고픈 곳’으로 인식하는 풍토가 만연돼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평생을 연구해 업적을 인정받는 노벨상 수상자를 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