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테샛 입문여행] 정부 살림살이 기록하는 '국제수지표'

한진수 교수와 함께하는 주니어 테샛 입문여행

기업은 물건을 거래하고 그 내용을 장부에 기록합니다. 또 물건을 팔기 위해서 쓴 돈도 빠짐없이 기록합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어떤 물건을 얼마나 몇 개나 팔았으며 하루에 번 이윤은 얼마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부도 이와 비슷한 작업을 합니다. 정부는 어떤 거래 내용을 기록하고 있을까요?

외국과의 모든 거래 기록

가정에서 가계부를 기록하는 것처럼 또 기업이 회계장부를 기록하는 것처럼 국가도 다른 국가와 거래한 내용을 빠짐없이 기록합니다. 우리나라가 수출해서 번 돈은 얼마인지,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고 지급한 돈은 얼마인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거래해 들어온 돈과 외국으로 나간 돈을 기록한 것을 국제 수지라고 합니다. 국제 수지는 한국 돈으로 표시하지 않고 달러로 기록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이 자동차를 팔아 받은 돈은 10억달러, 옷을 수입하고 낸 돈은 8억달러 등으로 기록합니다.

국가 사이에서 이뤄지는 거래의 종류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외국에 스마트폰이나 자동차를 수출하는 것,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로 여행가서 돈을 쓰는 것, 우리나라 근로자가 외국에 있는 기업에서 일하고 받은 돈을 고국에 있는 가족에게 보내는 것, 외국인들이 한국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 가지고 오는 돈 등이 있습니다. 지금 예를 든 것은 전체 거래 가운데 극히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재화·서비스 거래내역 ‘경상수지’

이처럼 많은 종류의 거래를 무작정 기록하면 이해하기 힘들고 특징을 파악하기도 어려워집니다. 그러므로 국가는 국제 수지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비슷한 성격의 거래끼리 서로 묶어 분류합니다. 가정에서 지출하는 돈을 식비, 주거비, 교육비 등으로 구분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국가가 기록하는 국제 수지 가운데 사람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끄는 항목이 하나 있습니다. 재화와 서비서의 거래내역, 그리고 근로자들이 외국 기업에서 일한 대가로 받은 임금 등을 기록한 경상 수지입니다. 경상 수지에 기록하는 거래의 예를 몇 가지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재화를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해 쓴 경비, 한국 드라마를 수출하고 받은 외화, 한국 근로자가 외국에서 일하고 받은 임금 등이 우리나라로 들어온 돈으로 분류돼 경상 수지에 기록됩니다.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나간 돈으로는 우리가 재화를 수입하고 지급한 외화, 한국 국민이 해외여행을 하면서 쓴 경비, 외국 영화를 수입하면서 낸 돈, 외국인 근로자가 일한 대가로 받는 임금, 해외에 유학하고 있는 자녀나 친척에게 보내는 돈 등이 있습니다.

외환 보유액 늘리는 ‘경상수지 흑자’

이런 식으로 기록해 우리나라가 벌어들인 외화가 지급한 외화보다 많으면 경상 수지 흑자가 됩니다. 반대로 우리나라가 벌어들인 외화보다 지급한 외화가 많으면 경상 수지는 적자가 됩니다. 경상 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 우리나라가 보유하는 외화가 증가하고 경상 수지가 적자이면 우리나라가 보유하는 외화가 감소합니다.

1997년에 외환위기는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경상 수지 적자를 기록한 결과, 보유하고 있던 외화가 바닥이 나면서 발생한 것입니다. 이처럼 한 국가의 경제에서 경상 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경상 수지 관련 뉴스가 자주 등장하고 많은 사람이 경상 수지에 관심을 갖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우리나라 수출이 증가하고 수입이 감소하므로 경상 수지가 흑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환율이 내리면 수출이 감소하고 수입이 증가하므로 경상 수지 적자가 염려됩니다. 경상 수지가 흑자라는 것은 우리나라가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을 수입보다 많이 했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한국 기업들이 생산 활동을 활발하게 했다는 뜻이며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소득도 증가하게 됩니다. 이처럼 경상 수지 흑자는 국가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 흑자를 통해 벌어들인 외화를 가지고 외국에 진 빚을 갚을 수 있어 우리나라의 신용도가 높아집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경상 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 일반적으로 통화량이 많아집니다. 통화량이 많아지면 물가가 오릅니다. 또 경상 수지 흑자가 지속되면 무역 상대국과의 무역 마찰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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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다음 주장의 근거를 모두 고른 것은?

한 나라의 경제에서 경상 수지가 만성적인 흑자나 적자를 나타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장기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 지속적인 경상 수지 흑자는 무역 마찰을 가져올 수 있다.
나. 경상 수지 흑자는 경기를 침체시켜 고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다. 경상 수지 적자가 지속되면 통화량 증가로 인한 물가 상승이 야기될 수 있다.
라. 경상 수지 적자가 지속되면 외채가 늘어나 국민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1) 가, 나 (2) 가, 라 (3) 나, 다 (4)나, 라 (5) 다, 라

해설 ‘경상 수지’는 국가 간 상품 및 서비스의 수출입,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의 이동에 따른 대가의 수입과 지급을 종합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경상 수지 적자는 외국에 지급한 돈이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보다 많다는 의미이고, 적자가 계속되면 그만큼 돈을 외국에서 차입해야 한다. 또한 만성적인 경상 수지 적자는 국민소득을 감소시키고 고용을 축소시키며 통화량을 감소시킨다.

경상 수지 흑자의 경우 수출이 잘되어 돈을 벌어들이는 것이므로 국민 소득이 늘어나고 고용은 확대된다. 정답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