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 첨삭노트] <14> 논술 유형 이론 - 요약하기 (4)
지난 시간에 예고드린 것과 같이 <1-②번 패턴>의 연습문제를 하나 살펴보겠습니다.

<문제> 다음의 (가) 제시문을 요약하시오.

신부님이 어느 젊은이의 도움을 얻어 시골마을에 조그만한 복지시설을 짓게 되었다. 하지만, 워낙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일인지라, 집을 짓고 꾸려나가야 하는 일이 모두 그 두 사람의 몫으로 떨어졌다. 그래서, 산더미만한 일들을 단 두 명의 힘으로 해야하게 생겼는데, 어쩌다보니 계속 힘든 일은 젊은이만 하게 되었다. 무거운 짐을 나르거나, 시간이 오래걸리는 미장이질이나 공구리질같은 것을 모두 젊은이가 하게 된 것이다. 대신 신부님은 액자를 달거나 형광등을 끼거나 바닥을 청소하는 일 같은 것만 했다.

젊은이도 처음에는 봉사하는 맘으로 와서 일을 하는 것인데, 너무 자기만 혹사당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자, 차츰 불만이 쌓이게 되었고, 그래서 젊은이가 어느날 화가 나서 신부님께 물어봤다.

“신부님, 왜 꼭 저만 힘든 일을 합니까?”

그러자 신부님은 넌지시 이렇게 말을 던졌다.

“그게 그렇게 힘든가?”

젊은이는 애초에 절대적으로 힘든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힘든 것이었다. 자기만 일한다는 생각에 억울함이 생긴 것이다. 그러고보면, 우리 삶에서의 평가란 절대적으로 무엇하다기 보다는 누군가에 비해 무엇하다고 여겨질 때 발생되는 경우가 더 많다. 내 스스로 판단하기보다는 다른 이들과의 비교를 통해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다.


이것은 생뚱맞은 사례 하나 던져놓고 출제자가 해석을 붙여준 타입의 제시문입니다. 그러므로, 원칙적으로 보면 외연과 내연이 구분되어 있기는 하지요. 마지막 문단, 즉 내연이 <평가란 상대적인 것이다> <비교로부터 발생한다>는 것이므로, 외연이란 그런 결론이 도출되는 하나의 과정이어야 합니다. “신부님은 그렇게 힘드냐고 되물었다”와 같은 내용이 필요없는 셈이지요. 자, 내용을 정리해보지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시문을 주구장창 바라보다가는 시간만 허비하기 좋습니다. 명확하게 내용을 파악한 후, 요약을 위해 정보를 추릴 필요가 있습니다.

복지시설을 함께 짓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신부님에 비해 젊은이 혼자 힘든 일을 도맡아 하게 되었다.

이에 대해 왜 자신만 힘든 일을 하냐고 따지자 신부님은 그게 그렇게 힘들었냐고 대꾸하였다.

우리 삶에 있어서의 평가란 절대적인 평가보다 비교를 통한 주관적 평가가 더 많다.

(=인간의 판단이란 스스로 절대적으로 내려지기보다는 상대방과의 비교를 통해 상대적으로 내려지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두번째 내용은 마지막 내연에 대한 과정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으므로 빼도 무방합니다. 내연이 등장하기에는 <젊은이만 힘들다>는 내용만 있어도 무방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정리될 것입니다.

[생글 논술 첨삭노트] <14> 논술 유형 이론 - 요약하기 (4)
외연에 이미 ‘보여준다’는 동사를 사용하였으므로, 그뒤의 내연에는 ‘강조하다’라는 동사를 사용하였죠. (중복회피) 이것을 내연+외연 방식으로 쓰면 이렇게 됩니다.

[생글 논술 첨삭노트] <14> 논술 유형 이론 - 요약하기 (4)
▨ 3번 요약 방식

드디어 3번 요약 패턴이로군요.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요약방식이므로, 정신을 바짝 차리고 보셔야겠지요?

[생글 논술 첨삭노트] <14> 논술 유형 이론 - 요약하기 (4)
이것은 제시문에 요구된 분량이 많거나, 좀처럼 핵심을 잡아서 요약하기 어려울 경우 사용합니다. 핵심을 딱 제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한 방식입니다. 이렇게 나누어 쓰기 위해서는 ‘제시문’을 주어로 놓지 않고 써야 합니다. 즉, 제시문 내의 주체가 되는 인물이나 사건/사태를 주어로 하여 그에 대한 서술을 하는 것이지요. 이것은 특히 어떤 이론이나 설명문을 요약할 때 요긴하게 쓰일 수 있으니 잘 기억해야 합니다.

다만, 3번 패턴에서 학생들이 가장 잘 저지르는 실수는 <주장한다>와 같이 1, 2번 요약패턴에서 나올 법한 인용동사를 넣는 것입니다. 이것만 주의하면 됩니다! 여기서는 제시문이라는 주어가 없으므로, 그에 따른 동사도 필요없습니다! 다만 그 문장 이후의 진행에 있어 내연에 해당되는 부분에 <인 것이다> 정도만 서술해주면 됩니다. (1번 요약과 동일하게 내연처리)

원래 3번 요약은 설명문을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요약 형태이긴 하지만 워낙 간단하다보니 2010년을 전후해서 폭풍처럼 사용하기 시작하더군요. 생글논술경시대회의 경우, 전체 학생의 60%가량이 3번 요약 패턴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 그럼 이 역시도 요약의 예시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지요.

<문제> 다음의 (가) 제시문을 요약하시오.

일반인들은 형편없는 집에서 살거나 제대로 못 먹는 사람들을 보면 이들에 대해 염려하며 변변한 집과 음식을 주고 싶어하지만, 경제학자들은 본능적으로 더 높은 현금소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한다. 이런 경제학자들의 반응은 공평함을 중시하는 똑똑한 일반인들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공평함을 중시하는 똑똑한 일반인들은 빈곤층을 위해 가격을 건드리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이들의 관점에서 볼 때, 전기요금을 내리는 것이야말로 가난한 이들이 한 겨울에 전기난로를 못 쓴 나머지 추위에 떠는 ‘가슴 아픈’ 장면이 사라지도록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전기요금을 특별히 낮춰준다는 것은 ‘특별히’ 그들에게 전기를 마음껏 쓰라고 부추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좀 더 싼 전기는 그만큼 부담을 경감시켜주지만, 절약정신 역시 경감시켜준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가난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전기를 마음껏 쓸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보다는 절약정신 쪽에 가깝다. ‘안타깝게도’ 약자를 생각하는 동정심은 오히려 약자의 방탕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전체 내용을 디테일하게 살피기 전에 대략의 주어+동사만 본다면 이렇습니다. 이런 작업은 방향을 틀리지 않기 위해 필요한 사전작업 중 하나이겠지요?

“경제학자들과 달리 일반인들은 a하려고 한다. 하지만, a한 행동이 b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내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아집니다.

-일반인들은 가난한 이들에게 어떤 혜택을 베풀고 싶어한다.
-이와 달리, 경제학자들은 (혜택이 아닌)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한다.
-일반인들은 이런 생각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전기요금을 내림으로써 직접적인 혜택을 주려고 한다.
-하지만, 전기요금을 내린다는 것은 결국 전기낭비를 부추긴다.
-약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오히려 방탕을 불러오는 것이다.


<하지만>이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다소 혼잡해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봤자 일반인들과 경제학자들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면서, 일반인들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보여준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지요. 즉, 비교가 하나 들어가 있고, 그 후에 일종의 비판이 하나 들어가 있는 셈입니다. 우선 1번 요약방식으로 볼까요?

[생글 논술 첨삭노트] <14> 논술 유형 이론 - 요약하기 (4)
이번에는 3번 요약방식입니다.

[생글 논술 첨삭노트] <14> 논술 유형 이론 - 요약하기 (4)
[생글 논술 첨삭노트] <14> 논술 유형 이론 - 요약하기 (4)
이번호와 지난호에 연재된 1번과 3번 요약방식에 대해 정리된 pdf를 받아보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 (sgsgnote@gmail.com)로 이름과 소속학교를 적어서 보내주세요.

이용준 < S·논술 인문 대표강사 sgsgnote@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