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봉탕' 호수는 대표적 명소

#간판 세무·도시행정학과

# 잘 가르치는 대학 선정
캠퍼스 는 리모델링 중 … 반값등록금으로 몸값 상승

서울시립대는 요즘 가장 ‘뜨거운’ 대학이다. 올해부터 반값 등록금을 실시하면서 수시모집 경쟁률이 상승했고 정시모집 합격자의 성적도 예년보다 높아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약한 대로 반값 등록금을 시행하면서 그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약에 따라 따라 시립대의 올해 1학기 등록금은 인문사회계열 102만2000원, 공학계열 135만500원, 음악계열 161만500원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절반 수준이다. 한 학기 등록금이 400만원인 주요 사립대와 비교하면 거의 4분의 1 수준이다. 국립대인 서울대보다도 100여만원이 저렴하다.

시립대의 발표에 따르면 2012학년도 수시모집 경쟁률이 54.49 대 1로 주요 대학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인 특별전형의 경쟁률도 지난해 15.34 대 1에서 올해 28.37 대 1로 높아졌다. 그동안 시립대는 입학성적이나 학생들의 수준에 비해 낮은 인지도로 고민해왔다. 하지만 이번 반값등록금을 계기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서울시립대는 1918년 개교한 경성공립농업학교가 전신으로 1950년 서울농업초급대학으로 설립됐다. 1973년 서울산업대학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1987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되면서 지금의 이름인 서울시립대가 됐다. 국내 유일의 공립대학으로 재정의 3분의 2 정도를 서울시에서 지원받고 있다.

캠퍼스는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에 있다. 1호선 청량리역에서 버스를 타고 5분 정도 거리다. 회기역에서 내려 후문까지 걸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좁은 골목길이 많아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청량리역에서 학교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요금은 무료다.

2018년 개교 100주년을 맞는 시립대는 캠퍼스 곳곳이 공사 중이다. 2018년까지 낡은 건물들을 모두 리모델링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완공된 12층 규모의 미래관과 공공부문 건축대상을 수상한 법학관이 가장 눈길을 끈다. 법학관 옆의 ‘웰리스센터’는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장소다. 이곳에는 헬스클럽이 마련돼 있고 테니스, 스쿼시를 즐길 수도 있다.

학생들이 시립대의 명소로 꼽는 곳은 ‘배봉탕’이라는 호수다. 교내커플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가 높으며 봄이면 이곳에서 야외수업을 하기도 한다. 생일을 맞은 학생을 호수에 던지는 ‘전통’도 있었지만 위험해서 요즘은 없어졌다고 한다.

서울시립대는 세무학과 도시과학 부문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입학생들의 성적도 교내 최상위권이다. 시립대 세무학과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졸업생들의 사회 진출 분야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과거 세무 분야는 법학이나 회계학, 경제학 등에 한정됐지만 최근에는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더 융합적인 지식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학생들은 세무학의 기초가 되는 민법을 비롯해 회계학·경제학의 기초 개념을 배운 뒤 조세법·세무회계·조세경제학 등을 심도있게 공부한다. 이를 통해 세무 분야의 종합적 지식을 습득하게 되는 것. 매년 졸업생의 약 50%가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시험에 합격하고 있으며 금융기업, 공사, 대기업 등에도 진출하고 있다. 학교 측의 분석에 따르면 졸업생들의 전공일치도는 100%에 가깝다.

도시행정학과는 서울시립대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학과다. 지금껏 1000여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했다. 행정학, 법학, 정책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을 포괄적으로 배운다. 소수정예로 운영되다 보니 거의 모든 수업이 프로젝트 형식으로 이뤄지며 선배, 교수들과의 교류도 돈독하다고 한다. 시립대 내에서 학과 만족도도 늘 최상위권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학과에서 전과를 하거나 복수전공 신청을 하는 학생들도 많다. 시립대는 국제화도 도시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학교 측은 매년 개최하는 도시과학 국제학술대회 ‘서울 메트로폴리판 포라(Seoul Metropolitan Fora)’를 강화하고 있다. 시립대는 30개국 100여개 대학과 교류하고 있으며 ‘해외 선진도시탐방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새로운 경험을 쌓도록 돕고 있다. 서울시와 교류해 ‘디자인 수도 만들기’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시립대는 앞으로 도시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도시학 분야에서 국내 선두로 올라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서울시립대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시행하는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 지원사업’에서 전국 국공립대학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선정됐다. 그만큼 내실이 뛰어난 학교로 인정받고 있다.시립대는 올해 1학기부터 학부·학과별로 교육 커리큘럼과 교수 강의방식 등을 점검하는 자체 교육인증제를 실시한다. 인증 심사를 맡는 평가위원진은 타 대학 교수, 교육 전문가 등 모두 외부인으로 구성된다. 또한 ‘영어졸업 인증제’를 도입했고 글쓰기센터를 설립해 학생들의 의사소통역량을 강화했다. 1학년 필수과목으로는 글쓰기를 비롯해 토론과 발표를 마련했다.

시립대 관계자는 “등록금이 줄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만수 한국경제신문 기자 bebop@hankyung.com

캠퍼스는 리모델링 중 … 반값등록금으로 몸값 상승



서울시립대 홍보대사 ‘나누미’ 학생들이 본관 앞에서 밝게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