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독수리, 공부도 노는 것도 “우리가 최고!”
생글 후배들 만나서 반가워. 나는 4기 생글기자 출신으로 연세대 영어영문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이은경이라고 해. 오늘은 연세대에 오고 싶어하는 생글 후배들을 위해 이렇게 글을 쓰게 됐어. 늘 북적이는 신촌거리, 백양로, 연고전, 아카라카를 온누리에.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니? 연세와 함께한 1년을 후배들에게 살짝 보여줄게.
# 신촌 맛집은 몇 개?
‘신촌독수리’라는 말은 한 번쯤 들어봤겠지? 연대하면 신촌. 신촌하면 연대. 모두가 알다시피 연세대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자리잡고 있어.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내려서 북적이는 명물거리를 따라 쭉 올라오면 연세대 정문과 그 옆에 세브란스 병원이 보일거야.
합격증을 받아들고 처음 신촌을 왔을 때 얼마나 신났는지 몰라. 신촌의 랜드 마크인 현대백화점, 카페, 옷가게, 술집들이 한눈에 들어왔어. 대학문화의 중심지에서 공부하고 대학생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두근거렸어.
복잡해서 싫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바로 이런 게 신촌의 매력 아닐까. 다른 학교 친구들도 모두 부러워하는 신촌거리의 매력을 설명하자면 끝이 없는데 걸어서 10분 거리, 신촌 이웃인 이화여대와는 교류가 많아. 특히 남학생이 많은 공대는 개강총회는 물론 MT를 같이 가기도 해.
맛집은 또 얼마나 많은지. 특히 내가 좋아하는 맛집은 정문 왼편 골목에 있는 중국요리집 ‘복성각’이야.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선배들과 처음 노란짜장면을 먹었을 때, 그 맛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연대에 들어온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못 가본 곳들이 더 많아. 졸업하기 전에 이곳들을 다 가볼 수 있을까. ‘신촌 어디까지 가봤니?’ 내가 앞으로 신촌 다 정복할 테야!
# 연고전과 대동제
연대에 들어와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 중에 연고전을 빼놓을 수 없지. 5월이면 연대는 물론 신촌까지 파란색으로 물들어. 온갖 응원문구들이 명물거리를 빼곡하게 수놓는데 이땐 연대생들은 모두 파란색 티셔츠, 파란색 수건을 두르고 함께 응원을 해. “사랑한다 연세~ 사랑한다 연세~ 내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사랑이 되어라~”
비를 맞으며 응원했던 야구경기는 잊지 못할 추억이야. 세상 어디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색 옷을 입고, 함께 같은 노래를 부르며, 같은 응원을 할 수 있을까? 연고전 마지막 날에는 신촌거리에서 기차놀이를 하면서 모두가 어울리는데. 이때 만큼은 연대생, 고대생 할 것 없이 다함께 신나게 놀아. 연고대 커플이 많이 탄생하는 날이기도 해. 지금도 그땔 생각하면 온몸에 전율이 올 정도로 짜릿한 경험이었어.
‘아카라카 온누리에’는 정기 축제인 대동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응원 행사야. 다른 학교 학생들도 많이 놀러올 정도로 유명해. 작년엔 ‘YB’가 와서 백양로가 더 뜨거워졌어. 하지만 가장 재미있었던 건 응원제였어. 노천극장을 가득 메운 연대생들이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손을 잡고 뛰면서 응원가를 부르는데, 이런 행사들을 통해서 끈끈한 연세 동문의 힘이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어.
#우지원·성시백 강사로
너무 노는 얘기만 했나. 아직 더 할 말이 많지만 이제부턴 공부에 대해 얘길해볼게. 연세대에서 느낀 학풍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자율’이라 하고 싶어. 누구도 강요하지 않고 틀을 정해주지도 않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길을 찾고 공부하는 느낌. 이런 게 바로 대학공부와 고등학생 때 했던 공부의 차이라고 느꼈어.
스포츠 과목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는데 요가, 밸리댄스 같은 특이한 과목들도 많아. 연세대 출신인 스케이트의 성시백 선수와 농구의 우지원 선수가 강사로 나오는 수업도 있어. 자유로운 성 담론으로 유명한 마광수 교수님의 수업은 언제나 조기 마감되는 인기 과목이야.
연세대에는 쌍둥이 도서관이 있는 거 아니? 구중앙도서관 뒤에 신도서관(2008년 완공)을 지으면서 도서관 건물이 나란히 자리잡게 됐어. 두 도서관의 컨셉은 조금 달라. 신도서관은 ‘재미있게 함께 공부하는 곳’이라는 느낌이 강해. 이곳에는 스터디실과 프로젝터 등이 마련돼 있어서 팀 프로젝트 과제를 할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멀티미디어실에서 영화도 볼 수 있는데, 2인용 소파에 앉아 데이트를 즐기는 CC(캠퍼스 커플)들도 자주 만날 수 있지. 구도서관은 말 그대로 학구열을 불태우는 곳. 고시를 준비하는 선배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얼마 전 리모델링을 마쳐서 그런지 이곳의 시설이 더 좋다는 친구들도 많아.
연세어학당은 한국 속의 작은 외국으로 불릴 만큼 외국인 학생들이 많은 곳이야. 도서관 맞은편에 있는 글로벌 라운지에도 세계 각국에서 온 외국인들로 가득한데, 그만큼 외국인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는 곳이기도 해. 커플들의 명소로 꼽히는 청송대도 빼놓을 수 없는 연세대의 명소지. 노천극장 뒤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데 항상 소나무가 우거져 있고 벤치도 마련돼 있어서 로맨틱한 분위기야. 첫키스 장소를 이곳으로 꼽는 연대 학생들이 많다지? 날씨가 좋으면 이곳에서 야외수업을 할 때도 있어.
# 든든한 선배들의 멘토링
역사가 오래된 연대에는 훌륭한 선배들도 많아서 든든해. 내가 다니고 있는 영어영문학과에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있어서 졸업한 선배들로부터 1 대 1 멘토링을 받을 수 있어. 나는 행정고시에 관심이 있었는데 재정부 과장으로 일하고 계신 선배를 만나서 생생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어. 연대 출신 선배들의 강연도 자주 열려. 영화감독 봉준호(사회학과), 아나운서 백지연(심리학과), 가수 스윗소로우(화학공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선배들의 강연이 가장 인상 깊었어. 기업 임직원으로 계신 선배의 초대로 수업을 듣는 학생 전체가 견학을 다녀온 적도 있어.
연세와 만난 지 1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앞으로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지 지금도 기대돼. 내년엔 이 글을 읽고 있는 생글 후배들과 같이 어깨동무하고 아카라카 응원가를 부를 수 있길 기대할게!
최만수 한국경제신문 기자/이은경 인턴(연세대 영어영문 1년)
bebop@hankyung.com
# 신촌 맛집은 몇 개?
‘신촌독수리’라는 말은 한 번쯤 들어봤겠지? 연대하면 신촌. 신촌하면 연대. 모두가 알다시피 연세대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자리잡고 있어.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내려서 북적이는 명물거리를 따라 쭉 올라오면 연세대 정문과 그 옆에 세브란스 병원이 보일거야.
합격증을 받아들고 처음 신촌을 왔을 때 얼마나 신났는지 몰라. 신촌의 랜드 마크인 현대백화점, 카페, 옷가게, 술집들이 한눈에 들어왔어. 대학문화의 중심지에서 공부하고 대학생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두근거렸어.
복잡해서 싫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바로 이런 게 신촌의 매력 아닐까. 다른 학교 친구들도 모두 부러워하는 신촌거리의 매력을 설명하자면 끝이 없는데 걸어서 10분 거리, 신촌 이웃인 이화여대와는 교류가 많아. 특히 남학생이 많은 공대는 개강총회는 물론 MT를 같이 가기도 해.
맛집은 또 얼마나 많은지. 특히 내가 좋아하는 맛집은 정문 왼편 골목에 있는 중국요리집 ‘복성각’이야.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선배들과 처음 노란짜장면을 먹었을 때, 그 맛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연대에 들어온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못 가본 곳들이 더 많아. 졸업하기 전에 이곳들을 다 가볼 수 있을까. ‘신촌 어디까지 가봤니?’ 내가 앞으로 신촌 다 정복할 테야!
# 연고전과 대동제
연대에 들어와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 중에 연고전을 빼놓을 수 없지. 5월이면 연대는 물론 신촌까지 파란색으로 물들어. 온갖 응원문구들이 명물거리를 빼곡하게 수놓는데 이땐 연대생들은 모두 파란색 티셔츠, 파란색 수건을 두르고 함께 응원을 해. “사랑한다 연세~ 사랑한다 연세~ 내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사랑이 되어라~”
비를 맞으며 응원했던 야구경기는 잊지 못할 추억이야. 세상 어디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색 옷을 입고, 함께 같은 노래를 부르며, 같은 응원을 할 수 있을까? 연고전 마지막 날에는 신촌거리에서 기차놀이를 하면서 모두가 어울리는데. 이때 만큼은 연대생, 고대생 할 것 없이 다함께 신나게 놀아. 연고대 커플이 많이 탄생하는 날이기도 해. 지금도 그땔 생각하면 온몸에 전율이 올 정도로 짜릿한 경험이었어.
‘아카라카 온누리에’는 정기 축제인 대동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응원 행사야. 다른 학교 학생들도 많이 놀러올 정도로 유명해. 작년엔 ‘YB’가 와서 백양로가 더 뜨거워졌어. 하지만 가장 재미있었던 건 응원제였어. 노천극장을 가득 메운 연대생들이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손을 잡고 뛰면서 응원가를 부르는데, 이런 행사들을 통해서 끈끈한 연세 동문의 힘이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어.
#우지원·성시백 강사로
너무 노는 얘기만 했나. 아직 더 할 말이 많지만 이제부턴 공부에 대해 얘길해볼게. 연세대에서 느낀 학풍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자율’이라 하고 싶어. 누구도 강요하지 않고 틀을 정해주지도 않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길을 찾고 공부하는 느낌. 이런 게 바로 대학공부와 고등학생 때 했던 공부의 차이라고 느꼈어.
스포츠 과목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는데 요가, 밸리댄스 같은 특이한 과목들도 많아. 연세대 출신인 스케이트의 성시백 선수와 농구의 우지원 선수가 강사로 나오는 수업도 있어. 자유로운 성 담론으로 유명한 마광수 교수님의 수업은 언제나 조기 마감되는 인기 과목이야.
연세대에는 쌍둥이 도서관이 있는 거 아니? 구중앙도서관 뒤에 신도서관(2008년 완공)을 지으면서 도서관 건물이 나란히 자리잡게 됐어. 두 도서관의 컨셉은 조금 달라. 신도서관은 ‘재미있게 함께 공부하는 곳’이라는 느낌이 강해. 이곳에는 스터디실과 프로젝터 등이 마련돼 있어서 팀 프로젝트 과제를 할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멀티미디어실에서 영화도 볼 수 있는데, 2인용 소파에 앉아 데이트를 즐기는 CC(캠퍼스 커플)들도 자주 만날 수 있지. 구도서관은 말 그대로 학구열을 불태우는 곳. 고시를 준비하는 선배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얼마 전 리모델링을 마쳐서 그런지 이곳의 시설이 더 좋다는 친구들도 많아.
연세어학당은 한국 속의 작은 외국으로 불릴 만큼 외국인 학생들이 많은 곳이야. 도서관 맞은편에 있는 글로벌 라운지에도 세계 각국에서 온 외국인들로 가득한데, 그만큼 외국인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는 곳이기도 해. 커플들의 명소로 꼽히는 청송대도 빼놓을 수 없는 연세대의 명소지. 노천극장 뒤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데 항상 소나무가 우거져 있고 벤치도 마련돼 있어서 로맨틱한 분위기야. 첫키스 장소를 이곳으로 꼽는 연대 학생들이 많다지? 날씨가 좋으면 이곳에서 야외수업을 할 때도 있어.
# 든든한 선배들의 멘토링
역사가 오래된 연대에는 훌륭한 선배들도 많아서 든든해. 내가 다니고 있는 영어영문학과에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있어서 졸업한 선배들로부터 1 대 1 멘토링을 받을 수 있어. 나는 행정고시에 관심이 있었는데 재정부 과장으로 일하고 계신 선배를 만나서 생생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어. 연대 출신 선배들의 강연도 자주 열려. 영화감독 봉준호(사회학과), 아나운서 백지연(심리학과), 가수 스윗소로우(화학공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선배들의 강연이 가장 인상 깊었어. 기업 임직원으로 계신 선배의 초대로 수업을 듣는 학생 전체가 견학을 다녀온 적도 있어.
연세와 만난 지 1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앞으로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지 지금도 기대돼. 내년엔 이 글을 읽고 있는 생글 후배들과 같이 어깨동무하고 아카라카 응원가를 부를 수 있길 기대할게!
최만수 한국경제신문 기자/이은경 인턴(연세대 영어영문 1년)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