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보는 캠퍼스] (8) 한양대학교
한양대의 슬로건은 ‘The Engine of Korea’다. 1939년 문을 연 한양대의 성장 과정은 한국의 근대화·산업화와 일치한다. 임덕호 총장은 “경부고속도로와 서울지하철, 울산·포항의 중공업 단지,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해외 건설 현장에서 한양대 공대 출신들이 맹활약했다”며 “대한민국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왔다는 게 한양대의 역사이자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양대는 전임교원 1335명, 학생 수 2만5080명의 종합대학으로 성장했다. 배출한 졸업생 수만 25만6240명에 달한다. 외국인 유학생 2225명, 해외 파견 학생 1931명에 49개국 391개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하는 글로벌 대학으로 컸다.

# 상위 1% 신입생 유치

한양대는 우수한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해 2009년부터 ‘다이아몬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등록금 면제, 어학연수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한양대의 주력 학과인 소프트웨어학과 융합전자공학부 미래자동차공학과 에너지공학과 정책학과 파이낸스경영학과에서 운영한다. 삼성전자와 함께 신설한 소프트웨어학과는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원한다. 하드웨어 개발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정보기술(IT) 산업의 흐름을 반영했다. 재학 중 교수, 연구진과 함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졸업 후에는 전원 삼성전자 취업을 보장받는다.

융합전자공학부는 미래 산업을 리드할 공학기술·학문 간의 융합을 화두로 만들어졌다. 현재 그린IT, 자동차IT, 인체공학, 휴대융합,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5개 핵심 전공 트랙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이 전액 장학금과 졸업 후 전원 취업 보장을 지원한다.

미래자동차공학과 역시 현대자동차 등 국내 굴지의 자동차 기업과 세계 1위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독일 BOSCH사와 산학협력을 체결해 재학생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원한다. 미래자동차공학과는 지난해 지능형 무인자동차 경진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에너지공학과는 정부 지원을 받는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연구 핵심 학과다. 전 교수가 사이언스, 네이처지에 논문을 게재했으며 외국인 전임교원 비율이 40%에 이른다.

파이낸스경영학과는 금융·재무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학과로서 CFA한국협회와 협력해 장학, 멘토링, 경진대회 등을 통해 금융 전문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고 있다. 정책학과는 법대의 전통을 이어가는 학과다. 국가고시와 로스쿨 등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고시반을 비롯해 특강, 멘토 프로그램 등을 지원한다. 정책학과 학생들의 만족도, 해외 교환학생 수, 입학 장학생 등의 지표는 교내 1위를 달리고 있다.

# 왕십리, 패션·문화 중심지로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에 자리잡은 한양대 서울캠퍼스 주변은 왕십리 인근 상권 개발과 함께 크게 변했다. 10년 전 사진이나 영상과 비교하면 현기증이 날 정도다. 그동안 개발에서 소외돼 낙후한 이미지가 강했던 왕십리 일대는 교통·문화·쇼핑의 중심지로 거듭났다. 지상 17층 규모의 왕십리 민자역사는 변화의 중심축이다. 이곳에는 이마트와 영화관, 돔 모양의 골프연습장, 워터파크 등이 들어섰다. 이준영 씨(경영 3년)는 “군대 가기 전까지만 해도 한양대 주변은 촌스럽고 시끄러운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신촌 같은 번화가와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년 선릉에서 왕십리가 신분당선으로 이어지면 강남이나 분당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의 편의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학교 건물 대부분이 리모델링됐지만 악명 높은 언덕길은 변하지 않았다. 캠퍼스가 언덕에 자리잡고 있어 한양대 학생들은 매일 ‘등산’을 해야 한다. 박지현 씨(경제금융학 3년)는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체력도 늘고 지름길도 많이 알게 됐다”며 웃었다. 학생들은 언덕과 계단마다 별명을 붙였다. ‘88계단’이란 별명이 붙은 계단에는 ‘애국’과 ‘한양’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애국 계단으로 다니면 A학점을, 한양 계단으로 다니면 F학점을 받는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학생들은 애국 계단으로 많이 다닌다고. 한양대 교수로 재직했던 시인 박목월의 이름을 딴 ‘목월길’, 바람이 유난히 많이 분다는 ‘폭풍의 언덕’ 도 한양대 학생이라면 모두가 아는 명소다.

# 1월 ‘올래캠프’ 개최

[미리 가보는 캠퍼스] (8) 한양대학교
매년 2학기 말에 열리는 ‘독서골든벨’은 이 학교의 특별한 행사다. 1년 동안 지정된 책을 읽고 퀴즈를 푸는 방식으로 3인 1팀으로 참가할 수 있다. 권장도서는 교직원, 교수, 학생들의 추천도서 의견을 반영해 선정된다. 올해는 총 52팀으로 156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대상은 아이비리그대학 탐방 여행상품권, 금상은 노트북, 은상은 DSLR 카메라, 동상은 아이패드2 등으로 상품도 푸짐하다. 한양대는 이 밖에도 학생들의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답사 프로그램, 초청 강연, 도서나눔 한마당 등도 열고 있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도 유명한 행사다. 한양대 출신인 가수 고(故) 유재하를 추모하는 이 행사는 매년 11월 열린다. 유희열 조규찬 이한철 등이 이 가요제 출신 음악인이다.

내년 1월에는 한양대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올래캠프’가 열린다. 올래캠프는 한양대 홍보대사 학생들이 여는 캠퍼스 투어 프로그램으로 ‘하루 동안 한양대 학생이 돼 보자’는 취지로 열린다. 교수 초청강연, 레크리에이션, 응원단 공연, 퀴즈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다. 1월 초 싸이월드 클럽 ‘사랑한대(town.cyworld.com/ilovehanyang)’에서 신청을 받는다. 인기가 많아 하루 이틀이면 마감된다고 하니 관심 있는 생글 독자들은 미리 사이트를 둘러보자.

최만수 한국경제신문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