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재단의 힘 # 인기 최고 유학강의 # 공연문화의 중심 ‘대학로’
[미리 가보는 캠퍼스] (6) 성균관대학교


전통과 첨단의 조화 … 미래가 더 밝은 대학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에는 조선왕조 최고의 교육기관 ‘성균관’이 있다. 정문 오른쪽에서 돌계단을 올라 작은 문으로 들어서면 우뚝 선 두 그루의 은행나무가 시선을 붙든다. 수령이 600년이나 된 거목들이다. 이 나무 아래에서 율곡 이이가 글을 읽고 추사 김정희가 시를 읊었을 것이다. 맞은편의 명륜당에서는 유생들의 글 읽는 소리가 낭랑하게 들리는 듯하다. 성균관대는 이러한 성균관 600년의 전통을 잇는 대학으로 ‘전통과 첨단의 조화’를 기치로 삼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 삼성재단의 힘

성균관대는 지금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대학으로 꼽힌다. 성균관대는 1996년 삼성그룹이 재단으로 들어오면서 발전 속도가 더 빨라졌다. 재단전입금은 1년당 1000억원을 웃돌고 전임교원 수도 11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삼성의 재단 전입 이후 내세운 ‘비전 2010+’ 프로젝트는 학교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2007년에는 국제화 비전 ‘Global Challenge SKKU’를 선포하고 국제화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현재 55개국 600여개 대학과 학술 교류협정을 체결했고 외국인 교원 80여명을 확보했다. 이 밖에도 성균관대는 BK21사업 선정률 100%로 종합률 1위, 구조개혁 선도대학 1위, 수도권 특성화 최우수대학 선정, 국가고객만족도(NCSI) 종합대 1위 등을 달성했다.

글로벌경영학과와 글로벌경제학과는 성균관대의 이러한 눈부신 발전을 상징한다. 각각 2008년과 2009년에 설립됐지만 입시업체들이 분석한 합격선이 연세대, 고려대 주요 학과와 비슷하다. 교양·기초 교육과정은 하버드,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 등 선진 대학을 벤치마킹했고 전공 교육과정은 켈리비즈니스스쿨의 커리큘럼을 도입했다.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미국 인디애나대 켈리비즈니스스쿨과 오하이오주립대 피셔칼리지, 영국 버밍엄대와는 복수학위 협정을 체결했다. 입학생 중 성적 우수자에게는 4년간 삼성글로벌장학금(4년간 등록금 전액 지원)을 지원하고 모든 신입생에게 1년간 원룸형 기숙시설을 제공한다. 글로벌경제학과는 이론경제, 금융경제, 법경제, 공공경제 트랙 등 4개의 특성화 분야로 구성됐다. 이현승 씨(글로벌경영 1년)는 “주변에 상위권 대학에 다니다 재수해서 들어온 친구들도 있다”며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돼 어려울 때도 있지만 교수님들이 쉽게 잘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 인기 최고 유학강의

[미리 가보는 캠퍼스] (6) 성균관대학교
공자는 은행나무 아래서 강학했다. 그래서 선비들이 모여 학문을 익히는 곳을 행단(杏壇)이라고 불렀고 은행나무는 유학을 상징하는 나무가 됐다. 은행나무 잎은 성균관대의 로고다. 유학을 계승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조선 성균관의 전통을 계승하는 만큼 성균관대에는 유학과 관련된 수업이 많다. 이름만 들어도 딱딱할 것 같지만 ‘예절교육실습’이나 ‘유학과 리더십’ 같은 과목은 의외로 인기가 높다. 박윤환 씨(경제학 2년)는 “차 예절 같은 실습이 재미있고 반드시 일정 학점 이상 이수해야 하는 과목이라서 수강신청을 시작하자마자 마감될 정도”라고 전했다.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 학생들은 성균관 유생들이 사용하던 양현재에서 2005년까지 2인 1실로 기거했다. 민간인이 문화재 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이유로 지금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축제 때는 학생들이 도포를 입고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며 캠퍼스 내에서 종묘제례악 행사도 자주 열린다. 김다솔 씨(신문방송 2년)는 “학교 정체성이라는 생각에 모든 학생들이 즐기고 참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안에는 문화재가 많아서 늘 관광객들로 붐빈다. 취재하러 갔을 때도 유치원생들이 명륜당 앞에서 선생님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었다. 1000원권 지폐 앞면에 그려져 유명한 명륜당은 성균관대를 상징하는 건물 중 하나다. 명륜당 뒤편 존경각은 우리나라 대학 도서관의 효시다. 1475년 세워진 존경각은 각종 역사서와 성리학 서적을 보관했다. 현재에도 성균관대 도서관은 우리나라에서 족보, 개인문집 등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은행나무 남쪽에는 공자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이 있다. 매년 5월11일과 9월28일 두 차례에 걸쳐 석전제를 올린다. 중요 무형문화재 제85호로 지정된 석전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형이 보전돼 있다. 성균관대는 개교기념일 이외에도 공부자탄강일(공자 탄생일)에 모든 강의를 휴강한다.

# 공연문화의 중심 '대학로'

성균관대가 자리잡은 종로구 명륜동은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학교 후문 쪽으로 나가면 청와대 뒷길이 나오고 고층빌딩이 가득한 태평로와도 지척이다. 경복궁과 삼청동 쪽으로도 금방 나갈 수 있다. 정문 쪽에는 대학문화의 중심지 ‘대학로’가 자리잡고 있다. 이수연 씨(글로벌경제 1년)는 “학교 앞에 소극장이 많아서 영화보는 것처럼 연극을 자주보게 된다”며 “성대 학생들을 위한 할인 혜택도 많아 공강시간에 다녀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박다나 씨(인문과학계열 1년)는 “대학이 많이 몰려 있는 신촌은 술집이 많지만 대학로에는 마로니에 공원, 창경궁 등 문화공간이 많아서 더 좋다”고 덧붙였다.

지하철 혜화역에서 내려 성균관대에 가려면 10분 넘게 걸어야 한다. 게다가 캠퍼스가 언덕에 자리잡고 있어 여학생들은 걸어다니기에는 조금 부담스럽다. 그래서 학교 측은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요금은 300원이며 대학로 혜화역 앞에서 3분 간격으로 탈 수 있다.

수업이 시작되는 오전 9시 근처에는 셔틀을 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성균관대 학생들을 볼 수 있다. 김다솔 씨는 “줄이 길어도 그만큼 셔틀이 자주 운행돼 불편을 느낀 적은 없다”면서도 “경사가 60도에 이르는 수선관(사회과학대)을 오르는 건 곤욕”이라며 웃었다.

성균관대 학생들은 캠퍼스 최고 명소로 법학관 옥상을 꼽았다. 워낙 지대가 높은 곳에 있어 시원스레 펼쳐진 서울 도심의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곳곳에서 캠퍼스 커플들을 볼 수 있으며 벤치와 나무도 갖춰져 있어 학생들이 자주 찾는다. 이현승 씨는 “시험 때문에 학교에서 밤을 새울 때면 법학관 옥상에서 김밥과 치킨 등을 먹는다”며 “졸업 후에도 이곳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최만수 한국경제신문 기자 bebop@hankyung.com

전통과 첨단의 조화 … 미래가 더 밝은 대학

성균관대 홍보대사 학생들이 명륜당 앞에서 밝게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