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논술 Profiling] (22) 한양대 (上)

# 들어가며...

이번 논술 프로파일링에서 다룰 대학은 한양대학교입니다.

한양대학교는 왕십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2호선 지하철 한양대학교역에서 내리면 바로 학교 정문이 보일 정도로 교통의 편의성도 좋은 학교입니다.

원래 한양대학교는 이공계열로 유명했지만, 상경계열을 중심으로 문과도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학생들의 선호도도 높은 학교입니다.

한양대학교는 수시 2차에서 논술시험을 실시하고, 이미 원서접수는 끝이 났습니다.

올해 수능이 쉬울 것이라는 예상 때문인지 학생들이 수시 1차보다는 수능이 모두 끝이 난 후인 수시 2차에 대거 지원을 했고 수시 2차의 경쟁률은 역대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론에서 발표한 경쟁률은 문과, 이과를 모두 합하고, 면접전형을 포함한 모든 수시 전형을 합산한 것이므로 실제 논술시험 경쟁률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한양대 역시 문과 일반전형만 놓고 본다면, 약 102:1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중 가장 높은 곳은 사회과학부로 62명을 선발하는데 9830명이 지원을 하여 158.55: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습니다.

사회과학부의 인기는 이번 수시에서 두드러지는데 그것은 사회과학부가 매력적이기도 하겠지만, 학생들의 지원 성향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많은 학생들이 봤을 때 모든 대학의 경영학부에 가장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경영학부는 피하고, 그렇다고 인문학부는 취직과의 관련성 때문에 기피하니 사회과학부로 몰리는 것은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한양대학교의 논술 시험은 11월 19일 토요일에 있습니다.

상경계열은 09시부터, 사회과학대와 사범대학은 17시부터, 나머지 학과는 13시부터 논술이 각각 진행됩니다.

한양대학교도 다른 상위권 대학처럼 수능우선선발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전체 정원의 60%를 이 제도를 통해 선발합니다.

인문·상경은 언수외 혹은 언외탐 등급 합이 4이내이며, 정책학과와 파이낸스 경영학과는 언수외 혹은 언외탐 모두 1등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수능최저등급은 인문·상경은 언수외탐 중 2등급 2개, 정책학과는 언수외 혹은 언외탐 합이 4이내, 파이낸스 경영학과는 언수외 혹은 언외탐 합이 4이내이거나 수외 모두 1등급입니다.

지난 연세대의 경우에서도 이미 설명한 바 있지만, 전체 정원의 60%를 선발하는 수능우선선발의 자격조건에 들어가는 것이 합격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수능최저등급을 맞춰도 합격할 수 있지만, 수능우선선발의 자격조건에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조건인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수능에 대한 관리를 잘 하기 바라며, 수능우선선발 자격조건만 맞추면 수시를 합격할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을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어느 정도 논술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절대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수능최저등급을 맞추는 것은 중요합니다.

실제로 수능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해 불합격하는 사례가 40% 내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능최저등급만 맞추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여 수능 준비를 조금 소홀히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물론 논술에 대한 대비도 잘 해 두어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한양대 논술의 특징은 무엇인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한양대 논술의 특징

- 상경계 논술 따로 출제

한양대 논술의 특징은 먼저 인문계와 상경계 논술이 별개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징은 꽤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던 특징이며, 지금이야 여러 대학들이 계열별로 문제의 형태를 달리 내는 경우가 확대되고 있지만 2008, 2009년 당시에만 하더라도 인문계는 인문계 논술을 보고 상경계는 인문계와 수리문제를 계열별로 별도로 묻는 형태는 한양대가 유일했습니다.

(고려대와 이화여대의 경우는 모든 학생들에게 수리문제를 출제했었습니다.)

-1400자 통글이라는 과거의 형태를 요즘 논술 트렌드와 접목한 형태의 인문계 논술

그리고 2009년에서 2010, 2011, 그리고 2012 모의 논술까지 한양대학교는 다양한 논술의 변화를 시도해 왔습니다.

다른 대학들과 달리 모의논술을 매해 2번 시행하고 그에 대한 자료를 내는 대학은 한양대학교뿐인데 이러한 노력을 본다면 학교의 성장과 보다 좋은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학교의 의지가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문제 set를 여러 개 가져가거나, 서론, 본론, 결론 형태의 긴 분량을 요구하는 등의 논술 변화를 시도해 온 것이지요.

그리고 2011년 모의논술에서 2012년 모의논술을 통해 보이는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1400자의 통글을 쓰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많은 대학들이 1000자 미만의 글을 요구하는 데에 비하면 한양대 논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특징이 한양대 논술의 난이도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1400자라는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많은 학생들은 500자도 한꺼번에 쓰기 어려워합니다.

뭘 써야 할지도 잘 모르는데 1400자라는 분량 자체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1400자 내외의 분량을 쓰게 하는 학교는 현재로서는 서강대와 한양대뿐입니다.

과거 많은 대학들의 논술은 제시문을 3~4개 정도 주고 1400자 내외의 통글을 쓰게 했습니다.

따라서 서론, 본론, 결론의 구성이 중요했고, 자신의 생각을 쓸 여지가 많았던 논술 유형입니다.

그것이 2007년 입시 이전의 논술 트렌드였지요.

하지만 수시에 대한 쏠림현상이 지금처럼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형태로도 충분히 변별력은 확보했었고 모자란 변별력은 영어제시문을 복수로 채택하여 갖추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고려대학교의 경우 제시문 4개 중 3개가 영어제시문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3불정책 중의 하나인 본고사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고 대학들에 경고 조치를 했고 이후 학생들의 창의적인 생각보다는 정확한 독해력과 논리력을 측정하는 지금의 논술의 형태가 등장한 것입니다.

그리고 예전보다 수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자 더 높은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수리문제를 출제하거나 영어제시문이 다시 등장하게 된 것이지요.

그렇다면 한양대에서 1400자의 통글을 요구하는 것은 과거의 형태로의 회귀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1400자 통글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논술 트렌드와 그렇게 많이 벗어나 있지는 않습니다.

밑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2011년 수시 논술 오전에 진행되었던 인문논술을 보겠습니다.

문제에서는 먼저 제시문 가와 나를 참고하여 변호사와 검사의 시각을 700자로 비교하기를 요구하고 있고, 그 후 변호사의 입장에서 검사의 시각을 비판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즉 비교하기를 거친 후 하나의 입장에서 다른 하나의 입장을 비판하기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논술의 기본기인 비교하기와 비판하기가 700자로 결합한 형태인 것이지요.

결국 현재 논술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지요.

다만, 이것을 하나의 완성된 긴 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지까지 요구하는 것이 다른 대학과 다른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리 문제는 경제 · 경영과 연관된 주제

-논술의 기본기 + 논리적인 입장 서술을 할 수 있어야



두 번째 한양대 논술의 특징은 단지 논술의 기본기만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요약, 비교, 평가, 분석, 비판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형의 논제를 출제하거나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하여 글을 쓰기를 바란다는 것이지요.

다시 말씀 드리지만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고 해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써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주어진 논리의 틀 안에서 논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는 말은 주어진 입장 중의 하나를 선택하여 논술해 달라는 의미입니다.

물론 학생들이 좋아하는 절충이나 조화도 가능은 하겠지만 학생들이 쓰기에는 쉽지 않으므로 권하지는 않습니다.

주어진 입장 중의 하나를 선택해서 논술하라는 것은 그래서 비판하기의 연장이라고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주제에 상반된 두 입장이 등장하므로 상대방의 의견을 비판하여 거짓임을 증명하면 내가 선택한 주제가 자동적으로 사실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문제해결형 논제 역시 아무렇게나 쓰는 것이 아니라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것이 왜 문제인지, 혹은 왜 발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자신이 스스로 생각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제시문과 문제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해서 글을 써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한양대 논술에서 필요한 것은 탄탄한 논술의 기본기를 닦은 후 입장을 선택해서 글을 쓰거나 문제해결형 논제를 쓰는 능력까지입니다.



-인문문제보다는 수리문제가 더 중요한 상경계열


한양대 논술의 두 번째 특징은 상경계열에 당락을 좌우하는 것은 수리문제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상경계열의 경우 인문문제를 600자 정도 쓴 후, 2개 내외의 수리 문제를 푸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문문제는 인문계열 논술에 비해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 않은 반면 상경계열의 수리문제는 높은 난이도를 자랑합니다.

현재 수리논술을 채택하고 있는 고려대 중앙대 이화여대 경희대에 비해 한양대 상경계열의 수리논술의 난이도는 한마디로 최고입니다.

논술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영어제시문이 등장하는 것은 무리가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논술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대학원을 졸업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영어제시문의 난이도가 높지 않다는 것도 부담이 덜 되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화여대와 경희대의 수리 논술의 경우에는 인문계 선생님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지만 인문계 선생님들이 강의할 수 없는 대학이 바로 고려대와 한양대입니다.

다시 말해 굉장히 어려운 난이도를 자랑한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이 수리 문제를 시간 내에 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한양대 측에서 상경계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실제로 수능최저등급이나 수능우선선발 자격요건을 더 높이 부여하는 것도 더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함이고, 상경계열에서 수리적 능력이 중요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문계 학생들은 수리 논술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데에 있습니다. 막연하게 수학을 주관식으로 푸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학교마다 논술문제를 출제하는 특징이 있듯이 수리 논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실제 시험을 보기 전, 기출문제를 풀어보기를 권해 드립니다. 그리고 생글생글에 연재되고 있는 김호림 선생님의 인문계 수리 논술 풀이를 참고하면서 인문계 수리 논술에 대해 미리 파악해야 하겠습니다.

# 최근 3년 출제 주제

-인문계열은 인문학적이고 사회학적인 주제, 상경계열은 한국사회를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주제 위주


한양대학교의 주제는 논술문제가 계열별로 나뉘어져 있듯이 주제 역시 양분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즉, 인문계열은 상경을 제외한 주제가 출제되고 있고 상경계열은 추상적이고 인문학적인 주제를 배제한 주제가 출제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상경계열은 시사적이고 구체적인 사회를 볼 수 있는 주제가 출제되고 있고, 인문계열은 언어 역사 문화 철학 예술 사회와 같은 주제가 출제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인문계열의 경우 2010년 수시에서는 2011년 고려대 수시 인문A의 주제와 동일한 문화 간 혼용에 대한 주제가 출제되었고, 2011년 1차 모의논술에서는 자기동일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주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론적인 제시문이 아니라 헐크를 소재로 한 법정의 검사와 변호사의 논쟁을 통해 자기동일성에 대한 입장을 보여줍니다.

다른 사람들의 사회적인 승인이 나를 나로 만드는 것인지, 자신의 육체적인 일관성이 나를 나로 만드는지, 아니면 정신이나 사고의 일관성이 나를 나로 만드는지에 대한 비교를 한 후 한 입장을 비판하는 주제입니다.

꽤 추상적이고,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주제입니다.

2011년 수시 논술에서는 웃음에 대한 사회적 의미를 묻고 있습니다.

결국 구체적인 시사 이슈보다는 학문적이고 다소 추상적인 주제가 출제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반대로 상경계열의 경우는 2012년 2차 모의논술에서 보이듯, 다문화 사회에 필요한 태도에 관해 물었습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를 다룬 것이지요.

실제로 현대 한국사회는 다문화사회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살색이라는 색깔이 살구색으로 바뀌었는데, 살색이라는 단어가 차별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문화가정이 증가하면서 황인종의 피부색이 살색이라는 대표성을 갖지 못하므로 황인종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으로 다가갈 수 있겠지요.

이러한 변화하는 한국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현실을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주제가 출제된 것이지요.



-수리문제는 자연계열과 같은 일반적인 수리문제가 아닌 경제·경영과 연관되는 주제와 결부되어 출제



수리문제의 경우는 단순히 수학적인 문제만 묻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점화식만 묻는다거나 무한등비급수만 묻는다거나 지수와 로그를 묻는 방식이 아닌 것이지요.

이과논술의 경우는 문과논술처럼 제시문이 많거나 길지 않습니다. 수학문제 풀듯이 조건들과 식만을 제시하고 답을 찾게 합니다.

따라서 분량으로만 친다면 이과논술은 A4 한 장이 넘어가는 경우가 드뭅니다.

동일한 수학적 능력을 묻는다고 하더라도 자연계는 최소다항식을 구하라는 수리적 능력만을 묻지만, 상경계는 수리적 능력과 경제·경영과 연계하고 있습니다. <표 참조>

따라서 한양대 수리문제의 경우는 이과논술처럼 수리적인 능력은 필요하지만 수리적인 능력만을 묻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경제와 경영과 관련된 내용과 결부되어 출제됩니다.

예를 들어 2010년 수시의 경우는 경제학의 일부인 게임이론과 관련되어 문제가 출제되었고 2011년 1차 모의논술의 경우는 무한등비급수를 연금정책과 연관지었습니다.

또한 가장 최근에 시행되었던 2012년 2차 모의논술에서도 경제·경영학과는 분리할 수 없는 수익률에 대한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함수, 수열과 극한, 확률에서 주로 수리문제가 출제되었지만, 올해부터 미적분이 포함된 이상 미적분에 대한 학습도 게을리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실제로 경제학도나 경영학도로 대학에 입학하면 미적분은 기초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니 올해 한양대 수시논술에서 이 부분이 출제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준비를 해 두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