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력·논리력·창의력 모두 측정하는 논술의 '풀 패키지'

# 들어가며···

[대학 논술 Profiling] (9) 성균관대 (上)
안녕하세요.

이번 주 논술 프로파일링은 성균관대학교입니다.

사실 이번 호에 5월 14일에 모의논술을 진행한 고려대학교를 다루려 하였으나 고려대 측에서 난이도 조절 관련 발표가 나와 학교 측의 공식 발표가 이뤄진 후에 다루려 합니다.

(인문 문제 2, 수리 문제 2개가 나왔는데 인문 문제가 과거 고려대 논술에 비해 지나치게 쉬워 변별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나왔다는 추측과 판단 때문)

먼저 성균관대의 논술은 상대적으로 다른 학교들보다 큰 유형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이렇게 판단한 근거는 학교 측의 모의논술 시행방식의 변화 때문입니다.

올해 논술 모의고사는 작년과 아주 다른 측면이 보입니다.

(관련표 참조) 먼저 5개 지역 고사장에서 실시했던 것이 해당 고교별로 자체 실시하는 것으로 변화했고 답안의 채점도 해당 고교에서 자체 실시하게 되었으며, 응시료가 없어졌지요.

왜 이런 변화가 있을까요?

논술 모의고사를 통해 반드시 얻어야 할 자료가 많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성균관대가 가진 논술 시험의 변별력이 이미 확보가 된 상태이고 학생들의 수준도 여러 해를 거치면서 많은 데이터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논술 시험 유형에 변화를 주려고 하였다면, 학생들이 실제로 어느 정도 쓸 수 있는지, 즉 변별력을 얼마나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할 것입니다.

그러면 학교 측의 주도하에 논술 시험이 치러질 것입니다.

그런데 시험을 해당 고교에서 본다고 하더라도 채점도 해당 고교에서 자체 실시하고 그에 따른 응시료가 없다는 사실은 이번 모의고사는 일종의 학생들에 대한 서비스라는 의미가 더 크다는 것입니다.

즉, 유형에 엄청난 변화를 준 모의고사는 아니라는 점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더욱 확실해진 것은 이미 성균관대의 논술시험은 120분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아직 이런 정보가 없을 것이니 이번 기회에 조금 정리하고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논술의 형식적 트렌드라고 한다면 시험시간이 120분으로 되어간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는 논술 비중을 줄이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요청을 대학들이 따르고 있기 때문인데요.

앞의 숫자는 작년까지의 시험시간이고 뒤의 숫자가 올해의 시험시간입니다. 이른바 상위권 대학들을 중심으로 논술 시험시간이 120분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관련 표 참조)이는 학교 측의 발표와 논술 모의고사를 토대로 정리한 것인데, 120분이었던 학교 중 논술 모의고사를 보지 않거나 발표를 하지 않은 학교들도 120분으로 표시했습니다.

120분을 150분으로 늘리지는 못할 것인데, 이는 교과부의 방침과 어긋나기 때문이고, 120분보다 줄이지도 못할 것인데 그러면 변별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작년까지는 150분이 전체 논술 시간의 트렌드였지요. 시험 시간이 120분으로 줄어들게 되면, 논술 시험이 어떻게 변화할까요?

제시문의 숫자가 줄거나 문제의 수가 줄거나 글쓰기 분량이 줄게 됩니다.

이렇게 보면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논술을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수시 경쟁률이 높은 상황에서 합격이라는 좋은 결과가 있기 위해서는 글을 보다 더 잘 써야 하기 때문이지요. 다시 말해 보다 더 정확하고 견고하고 좋은 답안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 수가 줄거나 제시문의 숫자가 준다면, 보다 실질적인 경쟁이 심화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들은 변별력을 위해 논술의 난이도를 조금 더 올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 그러면 성균관대 논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성균관대 논술의 특징

-대립되는 입장의 요약→ 평가(비판)→ 도표해석→ 현실적용으로 이어지는 논술의 풀 패키지



성균관대의 논술은 한마디로 논술의 풀 패키지라고 명명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다른 대학들의 논술에서 부분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질문의 유형을 모두 채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복수의 제시문을 요약하라는 요구의 문제는 수험생의 독해력을 측정하는 문제이며, 대립되는 두 입장의 논리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나 비판의 형식으로 물어 논리력을 측정하려 하며, 이를 구체적인 수치를 분석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를 묻고,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이 문제를 적용하라고 물어 학생들의 창의력까지 모두 측정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성균관대의 논술은 수험생들에게 논술의 모든 것을 요구한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성균관대 논술 시험은 언제나 수능 이틀 후의 일요일에 진행되었습니다.

올해의 경우는 큰 변화가 없는 이상 11월 12일(토)에 중앙대 논술이, 11월 13일(일)에 성균관대 논술이 진행될 것입니다.

(인문계 기준).

만약 논술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고 성균관대 논술 시험을 보러 가는 수험생은 당황할 수밖에 없지요.

준비하더라도 어려운 것이 대학의 논술 시험인데 성균관대의 논술은 말 그대로 풀 패키지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이 아직도 잘 와닿지 않는다면 그 전날의 중앙대 논술과 비교해 보기 바랍니다.

이번 중앙대 논술 모의고사 1번 문제는 각 제시문의 차이점을 서술하는 것이었고 2번 문제는 하나의 논리로 다른 하나의 논리를 비판하는 것이었고 3번 문제는 수리문제였습니다.

거칠게 말해서 성균관대 논술의 절반에 해당하는 유형이라고 볼 수 있지요.

# 최근 3년 출제 주제

대립되는 두 가지 입장으로 구성된 주제 출제

- 21세기 현대 한국사회에 적용되는 '추상적'주제를 계열별로 물어



또다른 성균관대 논술의 특징은 현실을 들여다볼 수 있는 주제를 출제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모든 논술이 21세기 현대 한국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주제가 출제되지만, 성균관대 논술의 경우는 현실을 들여다볼 수 있는 학문적이고 추상적인 주제를 제시문으로 출제한 후, 이 주제가 어떻게 현실에 적용될 수 있는지를 단계적으로 묻게 됩니다.

그리고 이 주제는 경상계열, 사회계열, 인문계열에 맞게 따로 출제됩니다. 아래에서 살펴보겠지만, 2011학년도의 경우 총 3교시로 진행된 논술고사의 주제는 모두 다릅니다.

인문계열이라면 보다 인문학적인 접근을, 사회계열이라면 사회과학적 접근을, 경상계열이라면 경제 · 경영학적 접근을 한다는 것이지요.

참고로 3교시로 나누어 진행하는 이유는 하루에 전형을 끝내야 하는데 응시생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입니다.

2009학년도 수시에서는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진행했고 2010학년도부터는 3교시로 나누어 진행했습니다.

이는 전날 치러지는 중앙대도 마찬가지였답니다.

중앙대는 학교의 시설만으로 응시생을 다 수용하지 못하여 주변의 고등학교 등을 빌려 논술시험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형식적인 면에서 조금 독특한 지점이 있다면, 성균관대는 논술을 채택하고 있는 학교 중 이화여대, 서울여대와 더불어 지정된 분량이 없는 학교입니다.

그리고 원고지가 아니라 노트처럼 밑줄만 그려진 답안지를 채택하고 있지요.

지정된 분량이 없으면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조금 부담이 덜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써야 하는 것들은 정해져 있으므로 답만 간략하게 쓴다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입니다.

논술은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했는지를 평가자에게 정확하게 보여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장황하게 써서도 안 될 것입니다. 장황하게 쓰면 당장 시간이 많이 모자랄 것이고 했던 내용이 반복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1번 문제는 400~500자, 2번 문제는 400~500자, 3번 문제는 350~400자, 4번 문제는 500~600자 정도로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대립되는 두 가지의 입장으로 구성된 주제



위에서 언급한 대로 성균관대학교의 논술 시험은 언제나 오늘날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주제가 출제되어 왔습니다.

21세기 현대 한국사회에 대한 주제가 나온다는 것인데, 잘 생각해 봅시다.

'21세기'는 이른바 정보화사회입니다.

정보화사회의 빛과 그늘이라든지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 정보감옥 등의 주제가 도출됩니다.

그리고 '현대'는 근대와는 다른 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근대의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대의 특징에 대한 주제가 나올 수도 있지요. 또한 '한국'을 지배하고 있는 정치시스템인 민주주의에 대한 주제, 그리고 자본주의에 대한 주제, 사회 발전을 위한 원동력은 무엇인지, 무엇이 보다 더 좋은 분배 정의가 될 것인지에 대한 것도 도출되지요.

마찬가지로 우리는 '사회'를 이루며 살고 있으니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연구할 것인지, 사회가 작동되는 다양한 원리 등에 대한 주제도 도출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성균관대학의 논술 주제는 현재 우리를 볼 수 있는 다양한 것들로 출제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다른 대학들도 이러한 경향은 비슷합니다. 다만, 성균관대 논술이 다른 대학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앞서 말한 주제들을 보여주는 상반된 입장이 출제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지, 아니면 불필요한지라는 첨예하게 대립하는 입장들이 '대한민국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이라는 주제를 보여주는 두 입장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중 인문계열에게는 인문적인 주제를, 경상계열에는 경제 · 경영적인 주제를 묻는다는 것이지요.

2011학년도 주제를 보면 조금 이해가 갈 텐데, 2011학년도 수시 1차의 경우, 1교시는 경상계열이다 보니 사회정책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에 대해, 3교시는 인문계열에 맞게 인간의 본성과 관련이 높은 주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3년 이상 계속된 것으로 성균관대 논술이 가지는 독특한 지점이며 충분히 변별력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 문제 유형 분석

지금까지와 달리 2011년 수시 문제만 분석하는 이유는 성균관대의 논술 문제는 큰 변화가 없어왔기 때문입니다.

2011년 모의문제 역시 지금의 수시 문제와 대동소이하며, 2010년 수시 문제 역시 2011년 수시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관련 표 참조>
[대학 논술 Profiling] (9) 성균관대 (上)
조금 바뀐 지점이 있다면, 제시문의 숫자가 한 개 더 늘어난 것입니다. 2011년 수시 3교시 유형이 2010년 수시 유형과 동일하다고 보면 되는데, 각각의 입장을 대변하는 제시문이 2개씩 등장했던 것이 5개로 늘어난 것이 변화된 부분입니다.

반면 늘어난 제시문의 숫자에 비례하여 제시문의 길이가 짧아졌다는 것도 변화된 부분입니다.

다시 말해 제시문의 숫자는 1개 늘고 길이는 줄었는데, 전체 제시문 분량을 감안하면 거의 변함이 없다고 보면 됩니다.

자 그러면, 지면상의 관계로 각각의 유형은 다음 호에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강현정 S · 논술 선임 연구원 basekangg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