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관계되는 기계·생명·전자공학 연구

BT·IT·환경 아우르는 컨버전스의 메카

[미래를 이끌 이공계 학과 2010] 이공계 유망학과 <29> - 바이오시스템공학과
농업은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해왔다.

우리 민족에게도 농업은 천하지대본(天下地大本)이라고 할 만큼 생활의 근간을 이루었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농업은 여전히 우리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으며 바이오 혁명 덕분에 갈수록 중요해지는 추세다.

농업에서 가장 필요한 건 물론 농업을 영위할 수 있는 도구다.

인류는 농사를 지으면서 도구를 활용해왔다.

도구의 발전은 문명을 이끌어왔으며 도구를 통해 일궈낸 농업 생산량의 증가에 따라 국가 융성의 기반이 됐다.

농공학은 이처럼 농업 발전을 위한 도구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농촌 공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 중 산업공간과 거주공간,자연공간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1970년대 농업의 기계화가 이뤄지면서 시대적 요청에 의해 만들어져 농업 기계화에 기여해왔으며 1980년대 들어서는 전자공학의 발달로 자동화 기술이 접목됐다.

1990년대엔 컴퓨터를 이용한 정보기술(IT)이 융합됐다. 2000년대 들어선 생명공학(BT · 바이오기술)과 환경 · 에너지 기술이 부각되면서 농업공학은 바이오 전자 환경 에너지기술을 모두 아우르는 컨버전스(융합) 기술의 메카로 떠오르게 됐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서울대의 경우 농공학과를 2005년 바이오시스템공학부로 학과 이름을 바꿨다.

바이오시스템공학이란 로봇공학이나 제어 등 첨단공학을 식물이나 가축과 같은 생물 및 생물자원의 생산 · 활용에 적용하고 이를 바이오 센서의 개발이나 의공학에도 응용하는 분야를 말한다.

풍성한 음식과 마실 물,청정에너지,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이 갈수록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류가 알고 있는 만큼 농업에 기반을 둔 자원의 활용이나 자연자원의 관리 분야에 공학적 원리를 적용해 발전시키는 일은 갈수록 주목될 전망이다.

이와는 별도로 농촌 거주공간이나 작업공간 등 농촌에서 이뤄지는 일들을 연구하는 농토목 분야도 농공학과의 한 연구분야다.



⊙ 학과 개요

농공학과는 농업과 관계되는 기계공학 및 생명공학 전자공학 등을 두루 배울 수 있는 것이 특색이다.

노동력 중심의 농업에서 기계 중심의 농업으로 전환되면서 농업생산비 절감 등 농업 경영개선을 위해 경운기,이앙기,콤바인,곡물건조기,바인더,관리기,트랙터 등 다양한 농업기계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농업기계를 설계 · 제작하기 위한 전문 기술인력이 요구되는 기계 공학분야에서는 농업 동력 및 자동화,노외차량공학(토양과 차륜의 역학,차량의 거동에 대한 역학),생물 생산기계,농산식품가공 기계 등을 주로 배우게 된다.

농업 전자분야에서는 농업전자 및 바이오 센서(생물공정에 필요한 다양한 계측 또는 진단용 센서로서 생체현상을 활용하는 센서) 등 전자기술을 농업에 접목할 수있는 연구와 방안들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컴퓨터를 이용한 농업 기계의 설계를 비롯해 식물 공정의 자동화,미곡 및 청과물 종합 처리시설,농업용 로봇,바이오센서 개발,영상처리 기술의 응용,인공지능 기술의 응용분야,친환경 농업인 정밀농업,생물공정시스템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자공학 분야가 적용되고 있다.

아울러 농업생명공학에서는 원예,축산,식품공학,임산가공 등의 관련 분야와 유기적인 연구협력 및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공학과 맞물려 태양열과 풍력 지열 등을 농업에 활용하는 농업에너지공학도 인기를 끌고 있다.

⊙ 주요 교육 내용

농공학과에선 우선 기초화학과 응용식물학 식물영양학 등 농업에 기본이 되는 학문을 배우게 된다.

역학과 재료역학 유체역학 등 물리학 및 기계공학에서 기본이 되는 분야와 학문과 전기전자 응용 등 전자공학의 기본이 되는 내용들도 학습한다.

그리고 적성에 따라 기계 전공일 경우 기계 관련 과목을, 전자분야 전공일 경우 전자 관련 과목을, 화학이나 생명공학 전공일 경우 생명공학 관련 과목을 중점적으로 배운다.

농업토목 공학전공에서는 농업시설공학을 비롯 농촌상하수도공학 저수지공학 농업지리정보학 하천공학 농지공학 등 농촌 환경 개선공사에서 필요한 지식들을 습득한다.

⊙ 적성 및 흥미

생명체를 다루는 농업인 만큼 모든 생명체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항상 겸허한 자세를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공학도에게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논리적인 사고력과 과학적인 응용력 정확한 판단력과 기계나 사물의 원리에 대한 기심과 탐구심이 요구되며 강한 끈기와 인내력도 필요하다.

물론 수학이나 과학 물리학 및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

⊙ 졸업 후 진로

농업기술자로서 농업과 관련된 공공기관과 기업들에 진출한다.

농어촌 및 농수산물 관련 공공기관 종묘회사 비료회사 농약회사 식품가공 및 유통업체 농축산물무역회사 육가공회사 유가공회사 등이 있다.

관련 연구소로는 농업진흥청을 비롯 각 지역의 농업기술센터와 농업기술원 등에서 근무할 수 있다.

농공학과에 관련된 자격으로는 농토목 분야에서는 토목기사,건설재료시험기사,건설안전기사,측량 및 지형공간정보기사,지적 기사,토지 평가사,환경기사 등이 있으며 농기계 분야에서는 농업기계기사 일반기계산업기사 기계설계산업기사 기계장비산업기사 등이 있다. 농업기계기사는 금속재료의 특성,설계,가공방식에 관한 지식을 활용해 농업기계를 설계하고,기계부품,공구,기계를 제작하는 업무수행 또는 농민들을 대상으로 각종 농업기계의 안전사용을 위한 교육 등을 실시할 수있는 자격증이다.

오춘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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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대학전공

"농업과 공학기술이 융합된 산업이 미래 책임질 것"

[미래를 이끌 이공계 학과 2010] 이공계 유망학과 <29> - 바이오시스템공학과
김혁주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사는 기업과 대학,공공기관에서 경험을 쌓은 바이오시스템공학 전문가다.

김 연구사는 서울대 농공(기계)학과를 졸업했으며 경북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내 최대의 농기계업체인 대동공업 기술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경운기,트랙터,콤바인,이앙기 등 농업의 필수 장비인 농기계 설계와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2003년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으로 회사를 옮겨 지금까지 농업공학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학과를 선택한 배경이나 동기를 꼽는다면.

"1982년도에 서울대 농과대학에 입학했습니다.

당시 1학년 때는 전공이 정해지지 않았고,2학년 때 전공을 정했습니다.

집안 친척 가운데 서울대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신 분이 있어서 처음엔 농화학과나 식품공학과로 가길 원했습니다.

그런데 1학년을 마치고 보니 농업기계와 농업토목 분야에 더 흥미가 생겨 농공학과를 선택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농업은 농업 인력의 부족 등으로 농업 기계화의 요구가 매우 컸습니다.

경운기 외에 대형 트랙터,콤바인,이앙기 등이 제게는 너무 흥미로운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미래연구로서 당시로서는 매우 획기적인 농업용 로봇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돼 농공학과를 선택했고,그 중에서도 농업기계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이 학과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재 미래의 성장동력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분야가 생명산업 분야입니다.

생명산업이라는 것이 매우 넓은 범위의 기술 산업을 총칭하는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동물과 식물,미생물이 가지는 잠재력을 이용해 미래산업을 주도할 분야이며,기존의 농림수산업과 바이오산업,종자산업,식품,천연소재,곤충 및 관상동식물 산업 등을 포함합니다.

본래 농업이라는 것은 자연에 존재하는 동물과 식물,미생물을 활용해 인간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산업이었습니다만, 이제 그 활용분야는 단지 식량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IT(정보기술) · BT(생명기술) · NT(나노기술) 등을 융합해 인간에게 이로운 새로운 물질과 약품,환경,에너지 등을 제공하는 바이오 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바이오 관련 핵심기술의 개발과 함께 공학기술이 매우 중요합니다.

바이오시스템공학 분야는 바로 이런 연구를 하는 학문입니다. "

▼바이오시스템공학을 전공하려면 어떤 적성이 필요한지.
[미래를 이끌 이공계 학과 2010] 이공계 유망학과 <29> - 바이오시스템공학과
"바이오시스템공학은 그야말로 농업과 공업기술이 융합된 것입니다.

화학과 생물,물리,전자 등의 기술이 융합된 것이므로 어느 한 분야에 적성이 맞아도 학문을 전공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바이오시스템공학 또한 공학의 일부이므로 이공계 학생들에게 적합할 것입니다. "

▼학과 선택에서 후회나 보람이 있었다면.

"저는 1988~1997년까지 트랙터,콤바인 등 농기계를 제조하는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이때 많은 농업기계를 설계하고 개발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우리나라의 농업기계 설계와 제조기술이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선진국에 크게 못 미쳐 항상 선진 제품의 기술을 벤치마킹하는 데 급급했습니다.

엔지니어로서 참으로 후회되는 일이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정부 연구기관에서 기존의 농기계와 새로운 바이오시스템공학 연구를 하면서 1980~1990년대에 제가 쏟았던 노력들이 이러한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큰 보람을 느낍니다. "

▼이 학과의 장기적인 비전은 어떤지.

"바이오시스템공학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생각됩니다.

바이오 산업의 미래가치는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매우 높습니다. 바이오시스템공학과에서는 농업 부문의 동식물 및 미생물을 활용한 공학기술의 선두 주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

▼학과 선택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앞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본 학과는 화학과 생물,물리,전자 등의 기술이 융합된 것이므로 생물학,화학,전기전자공학,기계공학,재료공학 등 다른 많은 학문과 연결돼 있습니다.

따라서 바이오시스템공학을 전공하기 위해서는 폭넓은 공부가 필요합니다.

전자와 기계기술을 기본으로 하고 화학과 생물 분야에서의 심화된 지식에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시대별로 주력 산업은 변화해왔으며 바이오산업은 미래의 역점 산업이 될 것입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자신의 길을 가는 현명한 판단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

오춘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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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광(光)섬유·인조 뼈 재료 등 쓰임새 무궁무진


농업공학과 관련학과는

농업공학과 관련된 학과는 현재 대학에 따라 다양한 명칭으로 개설돼 있다.

기술 발전이 기계에서 전자나 바이오공학이 중심이 되면서 농업 분야에서도 전자 및 바이오 등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각 대학은 대학 특성에 맞는 학과를 설치해두고 있다.

서울대 등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바이오시스템 공학과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2005년 바이오시스템 · 소재학부를 만들고 바이오 시스템공학 전공과 소재공학 전공을 구분했다.

강원대 충북대 동국대 등도 바이오시스템공학과를 만들고 운영하고 있으며 부산대의 경우 바이오산업 기계공학과,충남대는 바이오시스템 기계공학과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농토목 분야는 강원대 전북대 충북대 경북대 등에서 지역건설공학과로 운영되고 있으며 충남대는 지역환경 토목학과를 개설하고 있다.

전남대의 경우 지역바이오시스템공학과에서 농공학전공과 생물산업 기계전공으로 구분되고 있다.

전남대의 경우 바이오에너지공학과를 개설해 바이오산업과 에너지 산업의 융합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