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지마비나 하반신 마비로 오래 누워 있거나 장시간 앉아 있게 되면 근육과 피하지방이 적은 뼈 돌출 부위의 피부와 피하조직에 장시간 압박이 가해져 세포가 죽는 '욕창'이 생기기도 한다.
또 척수손상 환자는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실제 척수손상 환자의 3분의 2 정도가 이질통(allodynia) 및 과민통(hyperalgesia)과 같은 만성적인 신경병증 통증에 시달리고 있고, 이 중 3분의 1가량은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 통증은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환자가 재활치료를 받을 의지를 꺾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을 수반해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현재 기술로 손상된 척수신경을 완전히 회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척수손상 환자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치료법이 마땅치 않아 치료법 개발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수술과 약물치료요법, 줄기세포이식 등 여러 방법이 연구 중이지만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인간 배아줄기세포의 신경세포 분화법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돼 주목받고 있다.
연세대 의대 김동욱 교수팀은 최근 "전분화능 줄기세포의 신경세포 분화 유도법이 최근 영국에서 열린 국제줄기세포포럼 (ISCF) 산하 국제줄기세포 이니셔티브(International Stem Cell Initiative)에서 신경계통(외배엽) 분야 공식 프로토콜(표준 규약)로 채택됐다"고 발표했다.
전분화능 줄기세포는 특정 조건하에서 모든 체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것으로 배아줄기세포와 역분화줄기세포가 있다.
전분화능 줄기세포는 모든 체세포로 분화할 수 있지만 적절히 분화시키지 않은 상태로 동물이나 체내에 이식하면 기형종(테라토마)이라는 암이 발생한다.
따라서 적절한 분화법은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난치병 치료에 적용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또 배아줄기세포는 세포주 특성에 따라 어떤 것은 신경세포로,어떤 것은 근육세포나 췌장세포로 분화하려는 고유한 특성을 가진다.
김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테라토마가 나타나지 않게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가장 성공적으로 신경세포로 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전분화능 배아줄기세포 분화 과정에는 비엠피(BMP)신호와 액티빈/노달(Activin/Nodal)신호 두 가지가 관여한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신경계(외배엽)세포 분화는 억제하고,대신 소화 · 호흡기관계(내배엽)세포와 근골격계(중배엽)세포 분화를 촉진한다.
연구진은 이를 역이용,저분자 화합물질(Dorsomorphin, SB 431542)을 써서 두 신호 전달을 차단함으로써 신경세포로의 분화를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배아줄기세포를 파킨슨병 치료에 쓰이는 도파민 신경세포로 전환할 때 분화수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85~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아줄기세포 100개를 신경세포로 분화할 때 85~90개가 테라토마 없는 정상 도파민 신경세포로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이 방법을 이용해 사람 대상 파킨슨병 치료 모델을 확립하고 2년 안에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교수팀은 현재 쥐 등 동물 대상으로 전임상 시험을 마친 상태다.
한편 최근 미국의 생명공학기업 제론(Geron)은 세계 최초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척수손상 치료법을 환자에게 적용하는 임상시험을 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