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초점 현미경 등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세포의 변화 분석
[Science] 우리 몸속 세포의 움직임을 훤히 들여다보는 '사이토믹스'
인체는 약 100조개의 세포로 구성돼 있다.

각 세포는 약 30억개의 염기쌍을 갖고 있으며, 수만 개 유전자에서 유래한 단백질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활성화되거나 억제되면서 기능을 수행한다.

이 세포들이 제대로 기능을 하면 인간은 건강하게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단백질의 활성도나 상호작용에 문제가 생기면 질병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세포 구성 단백질의 기능 연구는 인간 질병의 원인 규명에 매우 중요하며 예방과 치료에 결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

세포나 몸 속의 이상을 자세히 관찰하는 기술에 대해 알아보자.

⊙사이토믹스-세포를 훤히 들여다보다

사이토믹스(Cytomics)는 단일세포 수준에서 환경의 변화에 따른 단백질의 거동(이동),상호작용 및 활성도 등의 사이톰(Cytome:정상적인 상태에서 단일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의 총체적 집합)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새로운 개념의 세포연구 기술이다.

세포는 세포막 핵 미토콘드리아 등 다양한 종류의 세포 내 소기관뿐 아니라 단백질 탄수화물 핵산 지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세포 내 소기관은 수 마이크로미터에서 수십 나노미터까지 크기가 다양하며 단백질 등 생체 고분자물질은 크기가 수 나노미터 수준으로 더 작다.

따라서 세포 내 소기관이나 단백질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형광물질로 세포를 염색하고 형광현미경 · 공초점현미경 등으로 이미지를 얻어서 분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형광물질에는 가시광선 영역의 색깔을 발광하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최근에는 형광을 발광하는 단백질이 개발돼 형광색을 띠는 세포 물고기 생쥐 등도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형광 단백질은 생명과학 연구에 대한 기여도가 크게 인정되면서 2008년 3명의 과학자가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공초점 현미경은 1957년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에 의해 개발된 후 세포 연구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현미경이다.

공초점 현미경은 3차원 이미지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세포 내 단백질의 3차원적 위치 분석이나 막 단백질의 세포 내 이동 등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살아 있는 세포에서 실시간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세포의 기능에 중요한 활성산소와 칼슘 이온의 실시간 변화를 연구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사이토믹스는 공초점 현미경을 이용한 4차원 이미징, 형광 공명 에너지 이동(FRET), 유세포 분석기(flow cytometry), 전 내부반사 형광현미경(TIRF) 등 다양한 종류의 이미징 기술을 이용해 개발되고 있다.

특히 맞춤 의약 및 신약 개발,질병의 분자 진단 및 신개념 세포연구에 있어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세포를 신약 스크리닝에 직접 적용해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으며, 특정 환자에게 적절한 약을 처방할 수 있도록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권수 강원대 의학과 교수는 1994년 국내 최초로 공초점현미경을 도입했으며 이후 다양한 세포 연구방법을 개발해왔다.

KAIST 서울대 등 5개 대학 7명의 교수연구실이 참여하는 융합 사이토믹스 기술 개발사업 연구책임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자체 개발한 표면 플라즈몬 공명 분석기와 형광 스캐너를 사용해 혈액 단백질 분석 및 세포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표면 플라즈몬 공명은 나노 구조 금속에서 빛의 전자기장과 플라즈몬(금속 내 자유전자의 집단 진동 현상)이 짝지어지면서 광흡수가 일어나고 국소적으로 매우 증가된 전기장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최근 나노 광학기술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 MRI,CT 해상도 한계 극복 연구도 활발

한편 세포 수준을 넘어 사람의 몸 전체를 들여다보기 위한 연구개발도 활발하다.

생명체 내부를 고화질로 들여다보려는 바이오 영상기법 연구는 1595년 네덜란드의 얀센 부자가 처음으로 광학 현미경을 발명한 이후 계속돼 왔다.

그 결과가 바로 공초점현미경,전자현미경,엑스레이 결정분석기법,컴퓨터단층촬영기(CT),자기공명영상(MRI),양전자촬영기(PET) 등이다. 이러한 바이오 영상 장비는 과학적 진보라는 점에서뿐 아니라 인류의 건강과 복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 왔다.

현미경의 경우는 렌즈의 배율을 이용해 작은 물체를 확대하는 방법으로 생명체를 들여다 본다.

CT는 사람의 몸속을 통과한 엑스레이의 그림자를 모아서 단층을 만들수 있다는 수학적 원리를 이용한다.

예를 들면 칼로 사과를 수없이 촘촘하게 잘라내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원리가 CT의 원리다.

MRI는 수소 원자가 회전하는 스핀(전자가 갖는 자성의 방향으로 전자마다 위 혹은 아래 방향 두가지 중 하나로 결정됨)을 고자기장과 전자기 펄스를 이용해 위치에 따라 다른 비율로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영상을 만들어 낸다.

PET 은 양전자와 음전자가 만나 생기는 두 개의 감마선을 이용해 방사선 약품의 분포를 영상화하는 기법이다.

그러나 장비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이들 바이오 영상 장비는 '나이퀴스트 한계 및 분해능의 한계'로 인한 해상도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단점이 있다.

예종철 KAIST 바이오 및뇌공학과 교수팀은 2009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도약과제 연구실로 지정돼 '분해능의 한계를 넘어서 압축 샘플링 바이오 영상 기법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 결과 MRI 분야에서 2009년 국제자기공명영상학회에서 연 '국제영상복원경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또 근적외선 분광 뇌영상 기법 연구 분야에서 개발한 영상통계분석 소프트웨어가 국제 표준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가 진행 중이며 치과용 CT 소프트웨어를 국내 기업체에 기술이전하는 등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예종철 교수는 "최근 연구는 해상도의 한계가 더이상 복원된 영상의 해상도를 결정짓는 절대불변의 척도가 아니라는 새로운 수학적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며 "바이오영상 기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성 한국경제신문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