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우주 기술 强國으로 이끌 젊은 역군 키운다
[미래를 이끌 이공계 학과 2010] 이공계 유망학과 ⑪-항공·우주공학과
하늘을 새처럼 날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매우 오래된 꿈이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도 날개를 만들어 새처럼 날아올랐으나 태양의 열기로 날개를 접합한 부위의 촛농이 녹아 떨어져 죽었다는 이카루스의 신화가 나온다.

인류 역사상 가장 손꼽히는 천재로 통하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비행기를 만들기 위해 온갖 설계도면을 그렸다.

하지만 직접 하늘을 날았다는 기록은 없다. 18세기 들어 비행기는 아니지만 더운 공기나 가스를 통해 열기구를 만들어 큰 풍선을 띄운 게 비행기의 시초였다.

이후 19세기 말에 미국의 과학기술자 라이트 형제가 프로펠러 비행기를 처음으로 제작해 하늘을 나는 데 성공했으며 그후 제트엔진이나 각종 항공엔진이 만들어졌다.

우주시대로 접어들면서 로켓 발사에 따른 각국의 우주기술 전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온갖 위성을 발사하고 있으며 무인비행기도 이미 보편화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저멀리 우주를 단시간 내에 날기 위해서는 항공우주공학의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6월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 우주센터를 준공했다. 앞으로 국내에서 제작하는 우주 로켓은 거의 이 외나로도에서 발사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3번째로 우주발사에 필요한 첨단 장비와 시설을 갖춘 국가가 됐다.

정부도 항공 우주 산업을 국가전략 산업으로 지정, 중점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우주기술의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걸음마 단계이다. 우리 손으로 직접 제작해 우리 땅에서 로켓을 발사하기까지는 아직 험난하기만 하다.

이를 짊어질 항공 우주기술의 역군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인 것이다.

⊙주요 분야

항공 · 우주공학은 크게 항공공학과 우주공학으로 구분된다. 항공 공학은 여객기와 전투기 헬리콥터 등 대기권 내의 비행체를 다룬다.

우주 공학은 우주 발사체와 인공위성 등 대기권 밖의 비행체를 연구한다. 세부적으로는 항공기를 유도하고 제어하는 분야, 응용 및 항공 역학분야, 항공구조 및 재료분야, 항공 추진기관 분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항공 역학은 기계 역학과는 달리 항공기 내의 유체 역학에 대한 해석을 주로 한다. 항공기 유도 제어 분야에서는 무인항공기 제어 및 관련 시스템 개발 관련 비행기 유도제어 및 우주비행체 유도 제어 등을 연구한다.

국내에서도 대학 연구실에서 무인항공기를 제작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어 앞으로 유망한 분야이다.

구조 및 재료 분야는 항공기 구조 설계와 관련되는 응력해석과 구조해석 재료해석 공탄성 설계 및 해석 등을 연구한다. 추진역학 분야는 가스터빈 엔진의 핵심 요소인 압축기와 터빈의 설계 등과 관련된 연구를 한다.

⊙교육 내용

서울대 항공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기계학과와 항공공학과가 같은 학부로 구성돼 있다. 그만큼 기계공학과와 밀접하다는 얘기다.

기초과정에서는 주로 물리학과 수학 컴퓨터프로그래밍 응용,공업 역학 등의 기초과목을 배운다. 고학년에서는 항공역학 항공기구조역학 자동제어 항공기설계비행역학 항공기진동 등 전공에 따라 보다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과목을 공부한다.

항공 우주공학 전공에서는 항공기와 무인기 우주추진 발사체 인공위성 등을 주로 배우며 항공기 시스템공학 전공에서는 첨단 전기 전자제어 등의 분야를 이용해 비행체의 항법과 관련된 기계 등을 배운다.

항공안전과 신뢰성, 항공기 사고조사 등 항공 정비 운항 등과 관련한 엔지니어 양성도 항공우주공학과에서 맡는다. 항공은 실습이 중요한 만큼 항공기를 직접 제작해보는 실습과정도 거친다.

⊙적성 및 흥미

항공 · 우주공학은 매우 많은 분야를 공부해서 여러 분야를 목적에 맞도록 체계적으로 통합해야 하는 분야다. 한 분야의 좁은 영역을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를 총체적으로 연구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을 아울러 이끌고 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항공 · 우주공학은 또한 고도의 정밀한 계산이 필요하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리 능력이다. 수학이 재미 없으면 항공 · 우주공학과와는 적성에 맞지 않다. 항공 · 우주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기술적인 교류가 영어를 통해 이뤄진다.

영어가 소통되지 않으면 최신 기술을 습득하지도 못할 뿐더러 여러가지 항공 분야와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하기 힘들다.

항공기는 공중에 올라가면 사고가 날 위험성이 크다. 따라서 항공기의 구조 장비를 검토,분석하기 위해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적합하며 여러 기술자와 일을 하기 때문에 원만한 대인관계 능력도 필수적이다.

⊙ 취업및 진로분야

항공공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은 항공기 기술정비사와 항공기제작 전문기술인으로 진출할 수 있다. 항공우주학과 관련된 분야로는 정부 출연연구소(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국방과학연구원)와 항공관련 산업체(항공우주산업(KAI),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로도 진출한다.

세부 전공분야에 따라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기계공업 분야나 전자 신소재 정보통신 분야 등에도 진로를 정할 수 있다. 비행기는 이제 더 이상 기계장치가 아니며 실제 현장에서는 전자나 소프트웨어 쪽의 지식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이다.

항공공학기술 관련 자격증으로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항공기체기술사 항공기관기술사 항공기사 항공산업기사 등이 있다. 항공 · 우주기술은 땅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다. 하지만 도전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이다.

윤석준 세종대 교수는 "항공 · 우주 공학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은 현실에 안주하려 하지 말고 도전 정신을 가져야 한다"며 "대기업의 취업률 등을 따지기보다는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를 과감하게 개척,선택하는 도전정신을 갖고 한번 승부를 걸어 볼 가치가 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